호용한 목사(옥수중앙교회)

호용한 목사(옥수중앙교회)
호용한 목사(옥수중앙교회)

기독교는 출발부터가 공동체였다.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제자들이 오순절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고 있을 때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불의 혀 같은 갈라지는 것이 나타났다. 이 성령의 임재는 개인에게 임한 사건이 아니라 120명의 무리에게 공동적으로 임한 것이다. 그들은 성령으로 하나 되어 말씀 안에서 사도의 가르침을 받고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고 기도하는 공동체가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들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을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주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초대교회가 보여준 성령 공동체로서의 교회였고 오늘날 현대 교회의 본질이요 원형이다.

그러나 심히 유감스럽게도 2000년이 흐른 지금,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오늘의 교회는 초대교회 공동체와는 정반대로 개인적이고 상대적이며, 이기적인 성향을 띤 포스트모더니즘 교회로 탈바꿈했다. 일치하는 교회에서 서로 물고 뜯으며 분열하는 교회로, 교제하는 교회에서 모이기조차 힘든 교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교회의 변질은 곧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도 심각한 영향력을 끼쳐 공동체 지체로서의 성도라기보다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도로서 모습이 굳어졌다. 결국 교회나 세상이 그 본질과 모습에서 별 차이가 없어졌고 그리스도인과 세상사람 사이도 독특한 구별이 없어졌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의 갱신이나 변혁은 바로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하는 데 있다. 교회가 이 세상 속에서 그 사명을 감당하고 그 본질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첫째는 ‘예배 공동체의 회복’이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 있다. 어떤 이들은 예배를 마치 영업장이나 문제 집단으로 격하시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도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자를 찾고 계신다. 예배는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의 성전에서 얼굴을 맞대고 드려야 한다. 초대 교회는 날마다 성전에 모였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말씀 듣고 찬양했다. 이것이 오늘의 현대 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하는 모습이다.

둘째는, ‘사귐 공동체의 회복’이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체험하고 진정한 형제 됨을 인식하는 공동체이다. 초대 교회 사람들은 서로 만나 하나님께 예배와 찬양을 드리고 말씀을 받고 서로 기도로 교제하는 영적인 충만함을 경험했다. 그들은 떡을 떼고 교제하며 서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피와 살로 한 형제 됨을 고백했다. 그리스도의 몸의 각 지체로서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교회 공동체에서는 반드시 이러한 사귐 공동체의 모습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나눔 공동체의 회복’이다.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형제를 만나서 풍성한 교제를 나누고 영적인 놀라운 체험을 할 때 초대 교회 안에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눔의 기적이다. 나눔이란 자기 욕심으로부터의 탈출이요, 자기 성취와 성공으로부터의 탈출이다. 나눔이란 자기 해방이다. 그들은 자기의 것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 교회가 닮아가야 할 모습이다. 교회는 세상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해야 하며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 교회는 가난한 자들과 함께 울고 웃어야 하며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나눔 공동체인 교회의 모습이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눅 17:21)는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가 이 땅 위에 세워지도록 교회는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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