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총회서 이단 옹호·신학사상 주요 안건으로 … ‘성찰 기회’ 강조도

국내 주요 교단들이 오는 9월 총회에서 사랑제일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를 이단옹호자로 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장고신총회(총회장:신수인 목사)는 8월 12일 교단 홈페이지에 ‘한기총 및 전광훈 대표회장 이단옹호에 관한 연구보고’를 게재하고, 오는 9월 15일부터 열리는 교단총회에서 전광훈 목사 문제를 논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고신총회는 연구보고서 서두에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행동에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엇갈리므로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행보를 일체 다루지 않고 다만 그의 신앙과 신학적 사실만 다룬다”고 전제하며 논의 자체를 두고 고심했음을 느끼게 했다. 이어 보고서는 전광훈 목사의 발언 중 신학적 논란이 되는 내용들을 열거한 뒤 “전광훈 목사 개인의 신학적 견해와 사상은 분명 정통 기독교에서 벗어나 있다고 본다. 한기총 회장으로 결정한 것과 이단성 있는 발언과 행동은 분명 지탄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따라서 전광훈 목사는 이단성이 있는 이단옹호자로 규정함이 가한 줄 안다”고 밝혔다.

 

예장합동총회(총회장:김종준 목사)도 9월 21일 열리는 교단 총회에서 전광훈 목사 신학사상의 건을 주요 사안으로 다룬다. 총회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위원장:이억희 목사)는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다. 전 목사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 교류 및 참여 자제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합신총회(총회장:문수석 목사)에도 ‘전광훈 목사 이단 규정의 건’이 헌의안으로 올라와 있어, 이 안을 수용할 경우 전례에 따라 1년 연구를 한 후 내년 총회에서 교단적 입장을 정하게 된다.

 

한편 교계단체들은 주요 교단들이 전광훈 목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찬성하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계가 자성과 정화를 위해서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경재 목사, 전병금 목사, 윤경로 장로 등 교계 원로 21명은 8월 24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 나라 국민께 작금의 교회 발 확진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전광훈은 더 이상 목사로 불려서는 안 되며, 기독교인이나 관련 단체들은 신앙을 내세우는 전광훈의 주장이나 행태에 미혹되거나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공동대표:강호숙 등)도 8월 25일 성명에서 “지금 교회를 향해 들끓고 있는 한국사회의 비난은 우리가 들어 마땅한 것으로 여기며 깊이 참회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전광훈 류의 기독교 사이비 집단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배종석 등)은 8월 21일 호소문에서 “주요 교단과 연합기관들은 끊임없는 반사회적 행동으로 한국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미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에 대해 보다 명확한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전광훈 목사가 그동안 해 온 발언의 이단성에 대해서는 주요 교단 이단대책위원회가 이미 우려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총회 차원에서 의결하여 한국교회의 순결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의에 대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주요 교단에서 전광훈 목사 건을 다루는 것을 사회가 볼 때 이제 와서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 건은 지난해 8월 주요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전광훈 목사를 이단옹호자로 논의하여 이단옹호자로 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짓고, 오는 9월 총회에서 이단옹호자로 규정해 줄 것을 요청한데 따른 공교회적 진행사항”이라고 말했다.

 

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전광훈 목사 이단성 뒤늦게 ‘주목’
이단 옹호 논란 이어 전문가 “성경관 등 문제 커” 지적

 

주요 교단 9월 총회서 이단규정 문제 논의
 

전광훈 목사의 비상식적 행보가 국민적 공분을 산 가운데, 사회적 물의와 별개로 교계에서는 그의 이단적 행태와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교단에서는 9월 총회 때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단 옹호에 이어 이단성 발언까지

전광훈 목사에 대한 각 교단 이단대책위원회(이하 이대위)의 논의는 이미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서 특정 인물을 이단 해제한 데 대한 ‘이단 옹호자’ 규정 논의였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 더해 전 목사 개인의 이단성을 추가했다.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성이 공개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말 한 집회에서 한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2019년 10월 청와대 앞)라는 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터다. 당시 교계는 물론 일반 언론에서조차 그의 이 같은 신성모독 발언에 경악했다. 주요 8개 교단 이대위원장들은 이후 ‘반성경적·비신앙적·비신학적 언행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혼란과 피해를 주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전광훈 목사가 이단성을 의심받는 발언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최초의 성경은 모세가 썼다고요. 다섯 권. 그걸 모세오경이라 그래. 나머지 성경은 성경이라고 안 해요. 그건 해설집이라고요.”(2019년 6월 실촌수양관) “나는 메시아 나라의 왕”(2019년 11월 청와대 앞) “날 보고 사람이 아니라 그래. 성령의 본체라 그래.”(2019년 11월 비발디파크) 등이다. 이밖에도 “광장에 안 나오는 분들은 생명책에서 이름 지우겠다”며 애국운동을 빌미로 자신을 우상화하기도 했는데, 앞서 2007년 대선을 앞두고도 특정 후보에게 투표를 강요하며 ‘생명책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단전문가 조믿음 목사(바른미디어 대표)는 “우선 성경관에 분명한 문제가 있고, 계시론적으도 옳지 못하며, 신성모독 발언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스스로 얘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 자신을 신격화 우상화하는 것 또한 이단성이 명백하다”며 “교리적으로 이단인 동시에 정치적 신념을 신앙화함으로써 반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그의 사이비적 행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조 목사는 “솔직히 이제 와서 이단 논의를 하는 것이 맞는 건지 이제라도 해서 다행인 건지 판단이 서지 않지만, 규정 이후 뒤따르는 한국교회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혁주의포럼(상임대표:이흥선 목사) 역시 “전광훈 씨는 심각한 이단사상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의 적”이라며 “극악한 이단 사상을 가지고 있는 전광훈 목사를 한국교회는 절대 거부하고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9월 총회에서 이단성 논의 예정
이에 주요 교단에서는 다가오는 총회에서 이대위가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최종 결의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김종준 목사) 이대위는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다. 전 목사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 교류 및 참여 자제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총회에 올렸다. 고신총회(총회장:신수인 목사) 이대위 역시 전광훈 목사를 이단옹호자로 규정해야 한다고 결론 냈다. 합신총회(총회장:문수석 목사)는 이대위가 관련 안건을 다루지는 않았으나,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달라’는 내용의 헌의안이 올라와 있어 총회 현장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총회(총회장:김태영 목사)의 경우는 이미 작년 104회기 이대위가 전광훈 목사를 이단옹호자로 규정하는 안건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단 관련 결의는 충분한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다음 총회로 유보한 바 있다. 올해 105회기 이대위는 전광훈 목사 관련 건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대위원장 이수부 목사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문제로 전 목사가 큰 이슈로 부각됐지만 이단 지정은 또 다른 문제”라며 “이번 회기 이대위에서는 논의할 예정이 없으며, 총회 현장에서 관련 안건이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가 잠시 소속해있던 백석총회(총회장:장종현 목사)는 전 목사가 교단에서 제명된 상태라며 이 외에 다른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용미 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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