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급력 큰 규칙 개정안,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공감대’
파급력 큰 규칙 개정안,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공감대’
[미리 보는 제105회 총회 주요 이슈] ⑤ 총회 각종 규정 및 정관개정 관련
  • 정형권 기자
  • 승인 2020.09.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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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판단의 기준이자 행정의 근거가 된다. 건강한 조직일수록 법치가, 불행한 조직은 독재가 성행한다. 총회규칙 개정안이 나왔다. 제105회 총회에는 유독 개정안이 많으며, 통과 유무에 따라 적잖은 파급도 예상된다.<편집자 주>

일명 ‘깜깜이 헌의’로 불리는 특정인 중심의 불법 청원서를 제한할 방안이 마련됐다. 동한서노회는 제104회 총회에 무분별한 불법 청원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노회 헌의는 반드시 적법한 절차인 당회의 청원이나 노회 당석에서 제안한 안건이어야 하고, 노회에서 (정식으로) 결의되어야 한다”고 헌의했다. 이에 규칙부(부장대행:김한욱 목사)는 총회 헌의는 노회록 사본을 첨부하도록 명문화시켰다.
 
총회 회계단 역할 강화된다
총회규칙 개정안에는 총회회계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내용도 담겼다. 회계는 재정부원을 겸임하고 있었지만 결의권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어났었다. 이에 개정안에는 결의권을 명시했다. 총회부회계 또한 재정부원의 자격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결의권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총회회계와 부회계는 총회 천서에서도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는 천서검사위원을 3명에서 5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서검사위원회는 총회서기와 부서기, 회록서기로 구성된다. 전국장로회연합회 등은 “3인 목사로만 구성된 천서검사위원회는 장로교 정치에 맞지 않다”면서 시정을 요구해왔으며, 규칙부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4회 총회에서 규칙부 서기 김한욱 목사가 총무와 사무총장 관련 규칙 개정안을 보고하고 있다.
지난해 104회 총회에서 규칙부 서기 김한욱 목사가 총무와 사무총장 관련 규칙 개정안을 보고하고 있다.

회전문 인사 차단 빗장 여나
그동안 회전문 인사를 차단하는 장치로 활용됐던 ‘상비부 7개 부서 2년 이내 재진입 금지’ 조항이 무너졌다. 총회 상비부 중 7개 부서(정치 교육 고시 신학 재판 재정 감사)에 배정된 총대는 2년 동안 7개 부서 중 어느 부서에도 들어갈 수 없다. 예를 들어 정치부에 있다가 감사부로 바로 갈아탈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7개 부서가 4개 부서(정치 고시 재판 감사)로 줄어들었다. 이유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인물난 때문.
그러나 불과 2년 전 제103회 총회에는 규칙부가 “극소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배정” “회전문 인사”라고 지적하면서 이 조항을 강화시켰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뒤바뀐 입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유화와 독립성 대척점
8월 28일 규칙부 임원회에서는 “특정인이 총회 기관을 사유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총회임원회(총회장:김종준 목사)가 규칙부로 보낸 개정안에는 ‘총회 소속 기관의 시행법(내규)은 총회임원회의 허락을 받은 후 즉시 시행한다’(부칙1)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규칙부는 “법과 제도는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야 문제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특히 규칙부는 사유화를 우려했다. 규칙부는 “총회임원회가 산하 기관의 시행법(내규)까지 직접 만져야 하는 필요가 없다. 총회의 정치적인 구도로 봤을 때 특정인이 기관을 사유화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개정안에는 규칙부가 상왕이 될 수 있는 독소조항도 담겼다. 규칙부가 총회규칙뿐만 아니라 상비부, 위원회, 기관의 법규 전체를 손볼 수 있도록 길을 마련했다. 규칙 제3장 제9조(상비부)에 ‘…제 법규(정관, 규정, 내규 등)에 관한 일을 연구, 심의, 제안, 개정하며…’라는 수정안을 내놨다. 즉 규칙부가 산하 기관의 정관뿐만 아니라 내규까지도 개정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총회임원회가 권력을 사유화할 수 있다”면서 반대한 것을 규칙부가 스스로 그 권력을 갖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상비부 실행위 대폭 줄어드나
총회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상비부 실행위원도 줄어든다. 현행 전체의 1/3에서 개정안은 1/4로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반면 총회실행위원회 구성은 확대된다. 상설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된다.
코로나19처럼 긴급할 일이 발생했을 때에는 총회임원회가 총회 개회일과 장소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노회 분쟁 수습처리위원회는 총회 결의로, 파회 이후에는 총회임원회가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상비부 부장 결원 시 서기가 부장을 대행하도록 했으며, 기타 임원 결원은 해당 부서 임원회가 보선하도록 했다.

감사규정 개정안 “독립성 훼손”
총회임원회는 감사규정 개정안을 규칙부로 보내 검토하도록 했다. 총회임원회 개정안에 따르면, 감사부는 총회가 위임한 사건만 감사할 수 있다. 특별감사 또한 총회장의 명령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현행 감사규정은 중간감사와 정기감사, 특별감사 이외에 ‘일상감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규칙부는 일상감사와 관련된 내용은 모두 삭제했다. 또한 피감사부서의 운영이나 소속 직원에 대한 표적감사 내용은 삭제했다.
특별감사는 총회장의 명령뿐만 아니라 감사부장의 지시에 의해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감사부에 의뢰가 있을 때에도 특별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규칙부는 “총회임원회 개정안대로 한다면 감사부 독립성이 떨어지고 특정인의 하수인 역할만 하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며, 총회 내 부정부패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대 없는 법률 개정 악법 된다
제105회 총회는 코로나19로 1박2일로 축소됐다. 토론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법률 개정으로 장시간 토론하는 것은 무리수다. 하지만 법은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가 필요하다. 공감대를 잃은 법은 악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긴급하게 개정해야 할 법률을 제외하고 나머지 법률은 차기로 미뤄 충분한 검토 후 시행해도 늦지 않다.
 

총회규칙ㆍ감사규정 등 개정안
내용ㆍ절차문제로 논란 키웠다

총회규칙 11개, 총회감사규정 12개, 총회선거관리위원회 선거규정 19개, 기독신문사 이사회 정관 5개. 총회임원회는 최근 규칙부와 각 기관에 개정할 법규를 명시해 공문을 보냈다. 50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관련 법들이 충돌하는 부분을 하나로 통일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총회임원회는 8월 25일 규칙부에 공문을 보내고 총회규칙과 총회감사규정 개정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근거는 7월 27일에 열렸던 총회실행위원회 결의다. 실행위원회 때 총회장은 총회규칙, 선거규정, 감사규정, 기독신문사 정관 및 규정에 대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 총회임원회에 맡겨 개정안을 규칙부와 해당 기관에 보내기로 했다.

또 다른 법적 근거는 총회규칙 제8조 ‘하위법은 상위법에 종속되며 상충되는 경우 상위법 우선 원칙을 적용하여 개정을 지시할 수 있으며, 지시하달 받은 날로 60일 이내 자체규정에 따른 절차에 의거 개정하고 보고해야 한다. 불이행시 총회가 직접 개정할 수 있다’다. 하지만 8월 28일 규칙부 회의에서 총회임원희 개정안으로 논란이 적잖았다. 규칙부 한 임원은 “법 개정은 총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실행위원회와 총회임원회 권한 밖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내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상충되는 내용은 당연히 개정해야 하지만 총회임원회 개정안에는 충돌되는 내용 외에도 일반 개정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규칙부는 총회임원회 개정안을 참고하고, 자체적으로 개정안을 내기로 했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와 기독신문사 이사회도 입장은 비슷하다. 선관위는 “총회임원회 개정안을 참고하겠다”면서 자체적으로 개정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감사부는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총회임원회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도 못했기 때문. 부장 박춘근 목사는 “최소한 감사부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총회임원회가 월권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4개 부서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규칙부가 상왕이 될 수 있는 조항도 논란이다. 제104회기 규칙부는 ‘제 법규에 관한 일을 연구, 심의, 제안하며’(총회규칙 제3장 제9조 9항)라는 문구로 갈등이 적잖았다. “규칙부가 필요에 따라 자체적으로 타 상비부나 기관의 정관·내규를 손볼 수 있다”는 주장과 “총회에서 허락된 것만 다뤄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뉘었다.

이에 대해 총회임원회는 지난 1월 9일 선거규정 관련 결의를 하면서 “총회의 최종 결의를 얻지 못한 경우, 규칙부가 심의 과정에서 이를 포함해 처리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즉 법 개정은 반드시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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