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멈출 수 없는 사명” 리모델링 위한 성찰 집중한다
현지인 접촉 어렵고 비자 갱신 문제 등으로 활동 잠정 중단 … “소명의식 재무장, 진지한 고민 필요”

세계는 넓다. 코로나19로 세계선교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어떤 선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또 코로나19로 선교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합의하더라도 기존 사역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선교지에서 들려오는 달라진 상황에 대한 소식들이 있고 코로나19의 기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변모를 꾀해야 하는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지인을 직접 접촉하기가 불가능해지자 한 GMS 선교사가 온라인 예배를 현지인들과 진행하고 있다. 선교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치고 있지만 선교는 결코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지인을 직접 접촉하기가 불가능해지자 한 GMS 선교사가 온라인 예배를 현지인들과 진행하고 있다. 선교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치고 있지만 선교는 결코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아프리카 세네갈의 K선교사의 말이다. “선교지에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 전파 국민으로 취급되어 반감을 사고 있다. 어떤 선교사는 주민들의 건강회복을 위해 영양제를 줬는데 코로나를 퍼뜨리는 약을 줬다는 오해를 받고 봉변을 당할 뻔했다.” 또 K선교사는 “교회개척 사역을 하는 분들은 앞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어 이동 및 현지인 접촉이 제약을 받자 한국선교사들은 현지인들에게 식량을 나눠준다든지, 방역 마스크를 제작해서 배포한다든지 하는 일을 했다”면서 “이와 같이 직접적 복음전도가 아니라 간접적인 나눔의 방식 사역이 필요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선교의 자유가 있는 곳에서의 사역일지라도 현지인들을 찾아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워서 사람들을 모으는 전통적인 방식은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태국의 O선교사는 “코로나19는 한국인 선교사뿐만 아니라 현지교회들에게도 발등의 불이다. 다수의 현지인 교회지도자들은 한국인선교사들로부터 오는 지원을 많이 의지했다. 그런데 그 경제적 지원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사역의 위축을 염려하는 동시에 그들 나름의 자립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O선교사는 “한국인선교사의 생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 예상 가능하다. 프로젝트 선교를 새롭게 제안하기 어렵고, 기존 사역에서도 재정이 덜 투자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자녀교육도 학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모든 변화는 사역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정긴축과 재정자립의 방안을 모색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선교사와 현지인들과의 사역관계도 점점 대등하게 변화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한국인선교사들이 현지인이 할 수 없는 전문성 있고 차별성있는 사역을 감당할만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터키의 J선교사는 비자신규발급과 갱신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짚었다. “최근 터키 내무부가 영구비자 소유자였던 한국인선교사를 소환해서 영구비자를 빼앗고 4주 내에 출국하라는 지시를 내린 일이 있었다. 최근 2~3년 사이에 80여 명의 선교사들이 추방됐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선교사들의 비자신규 발급 및 갱신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에서 최근 일시귀국한 선교사들도 당분간 각종 신규비자를 발급받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고 기존 비자의 갱신도 현지 국에 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경우 까다롭게 굴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 때문에 많은 선교관계자들이 코로나19 이후 사회주의권이나 이슬람권 등 창의적 접근지역 사역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주후원교회들의 선교비 지원이 줄어들고, 현지에서 한국인에 대한 혐오나 코로나19확산에 대한 우려 등으로 현지인 접촉도 축소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목회자 중심 교회개척사역은 현지인에게 이양하고, 엔지오나 구제 사역 부분은 평신도자비량 선교사들이 감당하도록 장을 마련하고, 전체적으로는 팀 선교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럼 개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선교는 멈출 수 없는 지상명령이라는 사명감을 재확인하고 향후 선교방향에 대한 점검과 비전세우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년만의 선교예산을 고민하는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선교에 어떻게 헌신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3회의 대유행기를 지닌다고 한다. 스페인 독감(1918~1919년), 신종인플루엔자(2009~2010년) 등 바이러스는 대유행기, 잠복기, 대유행기, 잠복기, 대유행기 등을 순환하다가 끝이 났다. 이렇게 순환하면서 2년 가량을 코로나19에 시달린다고 보고 그 사이 교회와 선교지가 어떻게 달라질 지를 예측해 보아야 한다. 한국의 후원교회 만이 아니라 선교사와 선교지 현지인들의 사정도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삼광교회 성남용 목사는 “위축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선교방식이 아니다. 어떤 경우라도 복음은 전해져야 한다는 소명의식이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며 선교는 교회의 사명이며 존재이유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기도한다면 복음전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S 전 선교사무총장 조용성 선교사도 “코로나19 때문에 선교를 그만둔다든지, 방식을 급격하게 바꾼다든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코로나19는 선교의 장애물이 아니라 선교의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지금을 선교의 리모델링을 위한 자숙과 성찰의 시간으로 삼고, 과연 우리 교회의 선교는 본질에 충실했는지를 돌아보기에 힘쓰자”고 강조했다.

“현장 중심 팀선교는 강하다”
코로나 위기 상황 속 강력한 방향 제시

한국오엠에프선교회 대표를 지냈던 손창남 선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선교사역이 어려워졌고 특히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선교사들이 머물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이곳에서 머물 수 없는 선교사들은 선교가 자유로운 오픈된 지역으로 가야하고, 창의적 접근지역에는 머물 수 있는 진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옮겨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사 재배치를 이야기한 것이다. 손 선교사는 “이것은 국제선교단체에서는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군대조직과 같이 운영되고 팀사역을 기본으로 하는 국제선교단체는 선교사 재배치는 물론 선교본부의 해당지역에서의 철수까지 이행이 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스아이엠선교회의 시니어 선교사인 L선교사는 “나는 작년 말에 건강 문제로 귀국했다가 코로나19가 발생하는 바람에 아직 현지로 돌아가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현지사역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팀사역을 진행하고 현지 교단과 협력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선교사 한 두 사람이 빠진다고 해서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L선교사는 “우리 선교사들은 현지인이 할 수 없는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반정부세력이 활동하는 곳에서 복음을 전하다 가족을 잃거나 테러를 당한 현지인 사역자를 돕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단시일 내에 오래된 역사를 가진 국제선교단체처럼 팀사역을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장 중심의 팀사역이 위기에 얼마나 강할 수 있을지 배울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세미나가 있었다. GMS에서도 지난 4월 28일 정책포럼, 7월 7일 선교정책포럼을 통해 코로나19 전후의 방안에 대해 좋은 제안들을 내놓았다. 이런 포럼들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IT 활용, 건물보다 사람을 양육하는 선교, 현장 선교사 중심 사역,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육성, 차세대 선교동원, 선교연구 기능 강화, 현지인에게 지도력 이양, 신학교에서 선교 관련 커리큘럼 배치 등 이었다. 선교사 재배치 얘기들도 있었다. 여러 대안들은 다 맞는 말이지만 과연 한국선교계가 그런 변화를 끌어낼 힘이 있는가? 과연 개교회중심 선교, 각개전투식 선교를 탈피하고 현장중심의 팀사역을 해낼 수 있는가가 향후 선교의 나아갈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교현지의 선교사들이 강력한 팀이 되어 상호 또는 현지교회와 긴밀히 협조하고, 현장의 상황이 본국에 수시로 보고되고, 본국은 최신 상황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도출된 결과가 현장에 전달되면 즉각 반영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가지도록 하는 일은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그리고 한국선교계가 선한 리더십을 가진 선진선교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여성, 특히 싱글선교사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후원이 끊길까 더 많이 신경이 쓰인다”면서 여성선교사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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