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우리 교단의 선진들은 신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WCC를 반대하며 교단 분리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한 마디로 교단의 선진들은 신학적, 신앙적 순혈주의자였다. 그 순수성이 오늘의 교단을 이루게 하였다. 그러나 신학적 순혈주의가 극단적 원리주의나 분열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단 분리 이후, 남산에서 용산으로 다시 복구 신학교를 세우려고 할 때 재정이 전혀 없었다. 그때 김윤찬 목사는 ICCC 총재였던 매킨 타이어 박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한국에서 보수신학을 사수하는 곳은 우리 교단과 총회신학교 뿐입니다. 우리 총신이 무너지면 한국의 보수신학도 무너집니다.” 편지 한 통으로 10만불을 후원 받았다.

그러나 총회 석상에서 총대원들은 김윤찬 목사를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총회 허락도 없이 왜 매킨 타이어에게 후원을 받았느냐”는 것이다. 총회 허락도 중요하지만 당시 매킨 타이어 박사가 분리주의자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매킨 타이어 박사는 보수신학을 주장하기도 하였지만 교단의 선진들에게는 극단적 원리주의자였고 분리주의자로 인식이 되었던 것이다.

우리 교단의 선진들은 WCC를 반대하며 보수주의 신학을 지키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원리적 근본주의나 극단적 분리주의도 배격을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교단을 세우기 위해서는 신학적 정체성에 기반한 퓨리티의 기둥도 세워야 하지만 동시에 유니티라는 기둥도 함께 세워야 한다. 이런 퓨리티의 기둥이 정규오 목사를 중심으로 세워졌다면 유니티의 기둥은 이영수 목사를 중심으로 세워졌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교단은 그때보다 더 장자교단이 되었다. 장자교단이 되었으면 장자교단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한국교회는 문화막시즘과 네오막시즘의 공격으로 급추락을 하다가 코로나19로 반토막이 났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비롯하여 반기독교 사상과 문화의 전방위적 압박을 당하고 있다. 이럴 때 적어도 급추락을 막고 연착륙을 하게 하면서 지금 이 상태를 지켜내야 한다.

비행기가 급추락을 하면 박살이 나 버리지 않는가.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지금 상태를 지키면서 다시 비상하고 웅비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우리 교단이 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공적 사역과 공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면서 초창기 우리 교단의 부흥 때처럼 다시 뜨거운 부흥운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흥의 불길을 한국교회와 사회에 지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05회 총회부터 잘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사태로 부득이 1박2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산적한 의결사항을 이틀 동안 어떻게 다 처리할까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하나된 마음을 가지면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내 의견에 맞지 않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그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 되어야 한다. 결코 악의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퓨리티와 유니티의 조화를 이루며 한 마음으로 105회 총회부터 잘 마쳐야 한다. 그리고 퓨리티와 유니티의 두 기둥으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세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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