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정국에서 “국난극복이 취미인 대한민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와 화제가 된 바 있다. 역사적 위기 때마다 저력을 보여줬던 국민성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의료 봉사, 마스크 기부, 임대료 인하 등의 모습으로 여지없이 발휘됐다는 평가였다. 분열과 대립의 길을 걷다가도 고난 앞에서는 하나로 똘똘 뭉쳐 이겨내는 한국인의 국민적 기질만큼,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면 감춰져있던 기질이 드러나 유난히 빛을 발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한국교회다.

코로나19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열흘 넘는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각종 재해·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던 한국교회는 이번에도 구호 활동과 동시에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산사태와 물난리에 곳곳의 교회가 대피소로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국교회가 최근 다양한 이유로 신뢰를 잃고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돼왔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여전히 교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올해 초 발표한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30% 수준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부정적 통계가 나왔지만, 사회봉사활동과 관련해서는 교회가 사회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 부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당시 설문에서는 한국교회가 떨어진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봉사·구제활동’보다 ‘윤리와 도덕실천 운동’이 우선 과제로 꼽혔지만, 못하는 것을 잘해야 하는 것만큼 잘하는 것을 꾸준하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은 그 잘하는 것을 더 잘해내야 할 때다.

이번 국가적 위기에도 민관군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에 나서는 등 국민적 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는 태풍까지 예보된 상황에서 교회 역시 빛을 발해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고 위로하는 일에 다시 한 번 앞장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국난극복이 취미인 대한민국”처럼 “봉사가 취미인 한국교회”로 불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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