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주년 기획] 70프로젝트, 또 같이 우리 ⑧특별대담:한반도 평화정착 주역으로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본지는 지난 6월 16일부터 총 7회에 걸쳐 ‘70프로젝트, 또 같이 우리’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기획기사에서 본지는 무엇보다 70이라는 숫자에 주목했다. 6.25전쟁 70주년이 갖는 역사적·신학적 의미를 조명하면서 남북갈등과 남남갈등 해소 방안, 분단 70년 만에 다가온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를 되살릴 수 있는 해법 및 한국교회의 역할을 제시했다.

그런데 기획기사를 보도하는 두 달 동안에도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며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에 따라 본지는 기획기사의 키워드와 최근 남북간 이슈를 짚어보기 위해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본지 주필이자 산정현교회 담임 김관선 목사, 남북함께살기운동본부 이동현 대표, 뉴코리아 윤은주 대표를 대담자로 초청했다. 남과 북을 잇는 사역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70년 동안 씻어내지 못한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들어보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한국교회와 총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김관선 목사, 이동현 대표, 윤은주 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 원인과 남북 화해 해법을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세 사람은 한국교회가 화해자가 되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실천적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김관선 목사, 이동현 대표, 윤은주 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 원인과 남북 화해 해법을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세 사람은 한국교회가 화해자가 되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실천적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키워드1 : 70

▲바벨론 포로로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70년 만에 고국으로 복귀하는 기쁨을 누리는 등 기독교에서 70이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교계와 사회를 넘나들며 평화통일사역을 하는 여러분들에게 6.25전쟁 70주년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관선 목사(이하 김 목사): 성경에서도 70이 의미 있는 숫자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에서 6.25전쟁 70주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교회가 70년 동안 남북의 하나 됨을 위해 얼마나 기도하고 노력했는지 돌아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형제를 품으라고 했는데, 과연 한국교회가 그렇게 했습니까. 오히려 한국교회 내부에서 북한 문제나 대북사업에 대해 의견조차 통일되지 않아 갈등을 겪었어요. 교회에서 “북한의 형제들을 살려주옵소서, 또는 통일이 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바로 우리에게 이 기도를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한국교회가 지난 70년간 북한을 품는 데 얼마나 기여했을까요. 이 점을 반성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윤은주 대표(이하 윤 대표): 70년이면 긴 세월인데,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습니다. 북한은 지도자들이 바뀌면서 새로운 시도들을 하며 변화하고 있는데, 과연 한국교회가 북한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아울러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생했지만, 북한이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은 노동자와 농민 중심의 세상을 위해 전쟁을 벌였다고 정당화합니다. 자신들이 성공한 혁명을 남쪽으로 확산시키기 위함이었다는 주장이지만 우리로서는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북한이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 70년간 달라진 북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북한과 원만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동현 대표(이하 이 대표): 우리 민족과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외부에 의해 분단됐습니다. 그런데 독일은 분단 45년 만에 통일을 했지만, 우리는 70년이 됐지만 아직 통일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전쟁을 치렀는지 아닌지의 차이입니다. 서독과 동독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오심이 크지 않았던 것에 비해, 남북한은 3년 동안 처절한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래서 7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6.25전쟁이 남긴 상흔이 아직 아물지 않아 지금까지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와 성도가 앞장서 전쟁의 상처를 빨리 치유하고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키워드2 : 6월

▲한반도는 해마다 6월이 되면 전쟁으로 얼룩진 상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6월의 상처를 기억하고 공감하고, 나아가 이 땅의 6월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제안해주십시오.

이 대표: 한국교회는 지난 70년간 친미 반공 안보에 초점을 맞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평화 지킴이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땅의 분단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평화 지킴이를 넘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평화 만듦이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독일통일의 초석을 놓은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통일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으로 반공주의에 기초한 대결정책 포기를 제시했습니다. 한국교회도 반공주의에 기초한 대결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으로 남북한의 대결과 반목을 해소시키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되새겨야 할 과제입니다.

윤 대표: 올해가 6.25전쟁 70주년이기도 하지만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기도 합니다. 이미 1991년에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면서 남북은 화해 및 불가침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유엔에 동시 가입하기도 했구요. 당시 우리는 소련에 이어 중국과 국교 수립을 하면서 적성국가와의 교류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 일본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질 못했어요. 그러면서 북핵문제가 발발했고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습니다.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화해 협력으로 나아가겠다는 합의서를 채택했음에도 현실적으로 이행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이제는 한국교회가 북한을 반공적 입장에서 적대적 대상으로만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반공 이념도 우상숭배일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다 내려놓을 수 없다면 어떻게 연착륙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김 목사: 반공교육 부분이 와 닿는데, 반공에서 승공으로 바뀌더니, 그것도 성이 안 차 멸공으로 가게 됩니다. 제가 시무하는 산정현교회가 평양에서 시작된 교회죠. 북에서 내려온 교인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은 전쟁의 상처 즉 한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그 한이 세습되는 거예요. 제가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이유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잡수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아하면 그것을 끝날 줄 알았는데, 제 아들도 어느 순간 평양냉면을 먹기 시작했어요. 마치 북에서 내려온 부모가 평양냉면을 좋아하면 그 자녀들이 대대로 평양냉면을 즐기는 것처럼 전쟁의 상흔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한때 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하며 불렀던 노래가 ‘무찌르자 공산당’이었어요. 이렇게 어린 아이들에게도 놀이를 통해 한이 세습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큰 아픔입니다. 그런 상처가 예수님을 만나 치유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기독교인들이 북한을 사탄과 같은 개념으로 보고 씨를 말려야 한다고 인식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평양을 방문해 우리 교회 위치를 가봤지만 흔적이 전부 사라졌어요. 이렇듯 북한은 과거를 지우는 일을 하고 있어요. 반면 남한은 과거를 계속 기억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한쪽은 지우고 한쪽은 확대재생산합니다. 가슴 아픈 일이죠. 그래서 6월이 더 아픕니다.

키워드 3 남북갈등

▲70년 남북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남북갈등을 부추기는 갈등유발자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갈등유발자가 아닌 평화통일을 선도하는 올바른 교회의 모습을 제시해주십시오.

윤 대표: 남한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고 발전시켜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매우 잘한 일이죠. 그러나 우리 마음 가운데 증오심 적대심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그런 감정을 지우고 용서를 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데, 여전히 발목이 잡혀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책임이 크죠. 남침에 대한 사과가 없기 때문에 우리의 상처가 더 깊어졌고 매듭을 풀지 못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북한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변화가 있어야 부모님 세대의 마음이 누그러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 목사: 한국교회 안에서도 프레임 싸움을 하고 있어요. 교회는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도 성경적으로 봐야 하는데, 오히려 보수냐 진보냐 갈등하며 지역갈등으로 또는 세대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어요. 교회가 성경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프레임에 갇히는 순간 갈 길을 잃고 맙니다. 심지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통일에 대한 시각도 이미 프레임을 끼고 성경 해석을 끌어들이는 과오를 범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진 이념을 위해 성경조차 이용하는 행위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인 성경은 절대적인 말씀입니다. 바로 성경 속에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 대표: 한국교회 내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국교회나 성도들이 북한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연 하나님이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고 북한에 대해 어떠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국교회의 다양한 목소리도 하나로 모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키워드4 : 남남갈등

▲현재 대한민국은 대북 및 통일 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간 갈등이 심한데, 이들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다음세대에 통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김 목사: 출애굽기에 ‘네가 만일 네 원수의 길 잃은 소나 나귀를 만나거든 반드시 그 사람에게도 돌릴찌며’라는 구절이 있는데, 신명기에서는 원수를 형제로 바꿔놓았어요. 그리고 예수님 때로 오면 ‘원수를 형제처럼 사랑하라’고 하시며 완성됩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북한정권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한데, 북한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면 남남갈등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교류와 만남을 통해 남북이 서로 다르지 않는 형제라는 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어요. 더욱이 남북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형제애로 접근해야 합니다. 북한의 정권이나 권력을 보지 말고 북한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면 남남갈등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 대표: 남과 북 사람들 마음은 따뜻한데, 정치권에서 분단이나 통일 이슈를 정치적으로 프레임을 짜서 이용하는 게 문제죠. 교회는 그런 프레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교회는 성경적 가치를 중심으로 대북 및 통일 정책을 펴는 정당을 지지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어진 마음이 서로 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인을 지지해야지, 정파적 목적에 휘둘리면 교회가 이용당하기 쉽습니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이점을 분별할 수 있을 때 남남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대표: 자꾸 통일을 언급하는데, 통일은 말할수록 멀어집니다. 독일통일을 이룩한 3대 주요 인물이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빌리 브란트 총리, 그리고 헬무트 콜 총리입니다. 이들은 통일을 준비하되 일체 통일을 말하지 않았어요. 독일이 1990년에 통일을 했는데, 불과 1년 전인 1989년이 되어서야 헬무트 콜 총리가 통일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어요. 저는 지금 우리가 통일을 운운할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보다는 남북한 평화 공존이 정말 중요한 과제입니다. 다만 남북한 평화 공존을 이루기 위한 방안에 대해 세대별 지역별 계층별 간극이 너무 커요. 따라서 국민 대토론회 등을 개최해 남북한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쏟아내 공통분모를 찾아내야 합니다. 정치권도 남북한 평화공존을 어떻게 이룩할지 치열한 논쟁과 토론을 거쳐야 하고요. 또한 전문가대로 시민들대로 학생들대로 지방자치단체대로 열띤 토론을 진행해 공감대를 추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세대별 지역별 계층별, 그리고 정치권도 간극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키워드5 : 해법

▲불과 1년 전만해도 한반도에 유례없는 훈풍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시 경색국면으로 돌아섰습니다. 70년 만에 남북 화해의 기회를 되살릴 수 있는 해법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 대표: 본질적인 문제는 북한의 핵입니다. 북한의 핵은 체제 보장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최근 북한의 담화 내용도 체제를 보장하면 북미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달라지고 있어요. 이럴 때 북한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화해의 기회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일단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 정부도 통일부 장관과 안보실장을 교체했고, 다시금 북한과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줄 압니다. 어느 때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현재 시민사회에서 종전선언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저 또한 민간의 힘으로 전쟁을 끝내길 원하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에 기독교인들도 동참하길 기대합니다.

이 대표: 우리 정부가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 조급성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북정책은 긴 호흡으로 진행해야지, 서두르다보면 역효과가 생깁니다. 또한 여야간 합의된 대북정책의 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독일의 경우 정권이 교체되어도 통일정책은 바뀌지 않았어요. 우리 또한 정권이 교체되어도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해선 안 돼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민간단체가 해야 할 일을 구별해 실용적 차원에서 추진한다면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북핵문제의 당사자입니다. 북미 사이의 중재자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북미간 중재자를 하려다 스텝이 꼬였습니다. 북핵문제의 당사자로서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할 말을 하는 태도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김 목사: 힘 센 사람과 약한 사람이 싸울 때 힘 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너그럽게 대해주지 않는 한 싸움이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보다 우월한 체제를 갖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훨씬 강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에 대해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전시작전권도 갖고 있지 않고 남북철도 개통도 미국의 허락 없이 못하는 등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사실 주변국 어떤 나라도 우리의 평화나 통일을 우리처럼 바라지는 않는 형편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네오콘을 대표하는 볼턴이나 극우를 상징하는 일본 아베내각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주권 찾기가 시급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위한 주권 찾기, 통일을 위한 주권 찾기가 된다면 우리가 힘이 세면서도 넉넉한 형이 되어 말썽을 피우는 동생을 끌어안아 집안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키워드6 : 화해자

▲남북관계가 위중한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가 화해자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김 목사: 한국교회는 끊임없이 북한과 접촉해야 합니다. 북한이 화해의 입장을 취하든 적대적 입장을 취하든 한국교회는 일관된 태도로 북한을 마주해야 합니다. 북한의 사람들이 우리의 형제라는 인식,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또한 한국교회는 통일기금을 마련하고 통일신학을 정립해야 합니다. 총신대학교가 선교대학원에 북한통일학과를 개설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굉장한 발전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대표: 한국교회가 대북지원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지만, 냉정하게 얘기해 한국교회의 선교비 중 북한선교나 대북 인도적 지원은 미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북한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기도만큼 북한과 통일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복음 통일을 주장하는데, 당위론적인 얘기만 하지 말고 그 방법과 수단에 대한 고민이 너무 결여돼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통일의 밑그림을 그린 에곤 바르 전 외무부장관은 “거대담론보다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독일통일을 이룩한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거대담론을 자꾸 논의하는 것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에 옮기는 게 화해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한국교회와 기독교단체들이 보여주기 식의 사역에 머물지 않길 바랍니다.

윤 대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대북지원을 하는 민간단체 중 80~90%가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는 단체였습니다. 민간단체 중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에 있어서 가장 잠재력이 큰 부문은 역시 교회입니다. 대북지원에 있어서도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초월하기 위해서 국제 기독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여론을 위해 크리스천을 설득하는 일도 교회의 역할입니다. 특히 “우리는 아직도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민족적 특수성을 고려해서 인도적 관계를 지속하도록 도우라”든가 “냉전 체제가 시작되고 끝이 난지 어언 30년이 됐지만 한반도 분단 문제는 누구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며 미국과 독일 등 세계 교회를 향해 요청하는 것도 한국교회가 할 일입니다.

키워드7 : 총회

▲예장합동총회의 평화통일사역이 보다 실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 대표: 예장합동총회가 북한 산림총국과 협약서를 체결하고 양묘장 사업에 뛰어든 것은 타 교단에서 하지 못한 대단한 성과입니다. 아울러 산림총국과 협약을 통해 대북지원사업자로도 지정됐어요. 양묘장을 통해 마을 개발사업도 가능하게 됐지요. 첫 술에 만족하면 안 되죠. 코로나19 때문에 북한과의 교류가 정체돼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총회가 첫 만남의 불씨를 잘 키워 대북사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하기를 희망합니다.

이 대표: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통일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고 했습니다. 우리 민족이 하나님께로부터 통일이라는 선물을 받으려면 이런 복을 받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장자교단인 예장합동총회가 북한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장합동총회를 필두로 목회자와 성도들이 북한을 긍휼히 여길 때, 하나님께서 남한을 긍휼히 여길 것이고, 예장합동총회를 긍휼히 여겨 더 귀하게 북한 사역을 위해 쓰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 목사: 예전에는 가계지출 지수 중 엥겔 지수가 높았어요. 가계 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엥겔지수가 높고 그런 가계는 보통 저소득층이죠. 요즘은 먹고 살만해지니 엥겔지수가 낮아지고 문화비 등의 비율이 높아지잖아요. 이처럼 교회의 지출도 과거와 대비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 해, 총회가 대북 및 통일 예산을 보다 많이 마련해야 합니다. 이동현 대표도 지적한 점이지만 총회가 이 교회 저 교회 지원하는 것에 반해 대북 및 통일 관련 예산의 경우 턱없이 부족합니다. 총회가 예산 편성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가질 때입니다. 총회가 매년 북한을 위해 통일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충분한 예산을 사용한다면, 교인들이 북한에 대한 통일에 대한 미래에 대한 의식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가 있을 때, 교인들도 세례교인헌금을 드리면서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사진=권남덕 기자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