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권 목사(다산평화교회)

김상권 목사(다산평화교회)
김상권 목사(다산평화교회)

우리는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교회는 2000년 넘도록 생명 걸고 지켜오던 현장 예배를 일시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처했다. 소그룹 모임과 주일학교를 멈췄다. 어느 정도 진정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현장 예배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교회가 약 60%의 성도들이 현장 예배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헌금은 줄고 사역은 역동성을 잃어간다. 어떤 포럼에서는 이런 상황이라면 2022년까지 한국교회는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리스도인은 시대적 이슈가 생겼을 때 무엇보다도 먼저 말씀 안에서 해답을 찾고, 기준을 세워나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구약에서 전염병은 대부분 하나님의 심판으로 묘사되지만, 신약 교회에서는 어떨까? 우리가 생각하는 ‘전염병(로이모스)’은 누가복음 21장 11절에서 한 번 나오는데(사도행전 24장 5절에 나오는 전염병은 믿지 않는 자들이 믿는 자들을 묘사한 말로 쓰인다), 여기서 전염병은 종말의 징조로 묘사된다.

애석하게도 신약의 교회가 전염병을 어떻게 대처했는지는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사도행전 11장에 나오는데, 글라우디오 황제 때 천하에 큰 흉년이 든 사건이었다. 신약 교회는 이 흉년을 이웃을 도와야 할 일로 해석한다.(행 11:29) 핍박을 받던 초대교회 성도들은 기독교를 핍박하는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톰 라이트(Tom Wright)는 십자가 사건 이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회개를 요청하는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방역과 생활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더 나아가 이 코로나 상황을 이웃과 믿음이 연약한 지체들을 돕는 계기로 삼아야 옳다.

다가올 ‘빠르게 익숙해져야 할 비대면 사회’에서 교회는 무엇보다도 지역 사회를 섬기고, 믿음이 연약한 지체들을 돌보는 공동체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비대면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뭘까? 비대면이 빼앗아 간 바로 그것이다. 바로 ‘공동체성’이다. 교회는 이번 코로나 상황을 계기로 비대면 사회 속에서 어떻게 공동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속에서도 교회의 공동체성 강화는 가능하다. 비대면 사역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개발하고, 일방적 소통이 아닌 양방향 소통의 온라인 사역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숙달되고, 익혀야 한다. 세상은 또 우리보다 빨리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라’ 하신 ‘서로 돌아보는 사역’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히 10:24~25) 형식적인 심방이 아니라 주문한 상품이 정확히 배달되는 식의 개별적 돌봄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더 센 제2의 코로나, 제3의 팬데믹이 와도 교회는 예배해야 하고, 양육과 훈련에 힘써야 하고, 복음을 전함으로 제자된 삶을 살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공동체성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고, 구령의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 주님이 오신 이래로 언제는 팬데믹이 아니었는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필연적 조건은 교회가 본질과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려운 성도들의 눈물을 지금 당장 닦아주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고, 그들의 비참함 속에 함께 성육신하는 교회로 거듭난다면, 비대면 사회 속에서도 공동체적 교회는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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