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하 목사(예수사랑교회)

김진하 목사(예수사랑교회)
김진하 목사(예수사랑교회)

세상을 둘러보면 불의와 불공평이 어지럽게 난무하고 있다. 정말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이신가? 공평하신 하나님을 두고 사람들은 한 마디씩을 한다. “하나님이 공평하시다면 세상이 왜 이 모양이야? 하나님이 정말 있기는 한 거야?” 사람들은 하나님을 가리켜 공평치 못한 하나님이라고 아우성을 하는데 막상 공평하신 하나님은 침묵하고 말이 없으시다. 과연 하나님은 공평하신가?

태어날 때부터 온 몸이 뒤 틀린 사람이 있었다. 말 한마디를 하려면 머리 손 발 모두를 제각각 방향으로 뒤튼 다음에야 어렵게 한 마디를 하곤 한다.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남의 도움 없이는 잠시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뇌성마비 장애인의 머리에 ‘공평하신 하나님’ 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는 그 마음속에 다가온 감동을 글로 기록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뇌성마비 장애인인 송명희 시인의 글이다. 그는 비록 중증 장애인이었지만 하나님을 공평하신 하나님이라고 했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들이었으면서도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아들이 있었다. 요셉이다. 4명의 각기 배 다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들이 있었는데 요셉은 이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인신매매 대상이 되어 애굽으로 팔려갔다. 그리고 그때부터 죽을 고생을 했고 심지어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되어 몇 년간 지내야 했다. 참으로 불공평한 인생을 살았다. 그랬던 요셉이 바로 왕의 꿈을 해석해 주고 일약 애굽의 총리로 발돋움을 하게 된 것이었다. 어느 날 보니 자기를 팔아먹었던 형들이 그의 발밑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입에 풀칠을 할 양식을 구걸하고 있었다. 형들의 모습을 보고 그 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대성통곡을 한차례 하고 난 요셉은 형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창45:4) 요셉은 정곡을 찔렀다. 부당한 대우, 불공평한 대접에 대한 응수였다. 상대방을 일거에 제압할 수 있고 통쾌하게도 역전승으로 승리를 거머쥔 승리자의 여유였다.

아프리카에는 곳곳에 흰개미 집이 있다. 흰개미들은 모이기만 하면 집을 짓기 시작한다. 가장 적절한 습도와 환기 조건을 갖춘 거대하고도 정교한 건축물인 흰개미 집을 짓는다. 도대체 누가 이 집을 짓는 법을 가르쳐 주었을까? 그 개미들은 서로 모르는 지역에서 태어나 각자의 지역에서 부지런히 살다가 죽는다. 그럼에도 집을 짓는 방식은 모두가 똑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위계질서에 의해 본성적으로 흰개미 집을 건축하는 것이다.

요셉은 형제들에게 말하기를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당신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흰 개미들이 모이면 자동적으로 집을 짓듯이 자연계의 별들이 질서 따라 궤도를 정확히 돌 듯이 내 인생을 인도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지금 여기에 보내셨다면 우리는 그 권위에 순응할 자유밖에 없다. 요셉은 비록 형들에게 미움 받아 팔려온 불공평한 인생이었지만 형들이 보낸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보낸 것이라며 공평함을 인정했다. 요셉에게 공평하게 행하셨던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공평과 정의로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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