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대변하는 교계연합단체의 촛대가 옮겨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보수적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에큐메니칼을 지향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양대 기구가 대표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한국교회연합과 범 교단중심으로 출발한 한국교회총연합이 나름대로 활동하면서 한국교회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솔직히 한국교회 분열사만큼 한국기독교연합단체도 들쑥날쑥 거리며 이합집산 체제로 운영돼 왔다. 민망한 부끄러운 한국교회 자화상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교회총연합이 6월 19일 법인 주무관청을 서울특별시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변경하고 감사예배를 드렸다. 지방정부의 범위를 벗어나 전국 규모로 지경을 넓힌 점이 눈에 띈다. 다시 말해 보수와 진보할 것 없이 주요 교파와 교단을 아우르는 기독교 대표성을 지닌 단체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교회총연합에 건실한 한국교회의 90% 이상이 소속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1989년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보수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출범 당시, ‘사랑의쌀나누기운동’을 전개하고 대북관계에도 눈을 돌려 사회로부터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다가 금권선거와 이단 시비에 휘말리고, 최근에는 전광훈 목사의 행보에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해 무늬만 한국교회 대표단체라는 비난이 거셌다.

이런 와중에 한국교회총연합이 문화체육관광부로 법인을 변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외연을 넓혔다는 데 무게감을 둘 것이 아니라 명실공히 정부와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한국기독교 대표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툭 하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연합단체를 구성하던 못된 습성도 버리고, 대형 교단 중심 합종연횡의 횡포도 중지해야 한다. 한국교회총연합에 거듭 당부한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정부 관계나 대사회 활동에 기여함은 물론 기독교 가치관에 입각한 통일운동도 주도하면서 교단중심의 연합활동을 리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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