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④ 다음세대 부문 - 김윤기 목사·서재원 씨

질높은 기독교 콘텐츠 제공하는 유튜버 양성에 적극 나서야
성공한 일류 이전에 ‘종교인다운 행동’ 원하는 청년 이해 필요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경험한 가장 큰 사건은 온라인으로 주일예배를 드렸다는 것이고, 그 충격은 앞으로도 온라인 예배가 일상화될 수 있다는 염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염려는 다음세대에 국한했을 때 더 커지고, 결국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다음세대를 대상으로 한 목회와 교육 등의 변화를 요구한다. 목회와 신학, 사회에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를 진단하는 마지막 순서로 다음세대를 주제로 삼았다. 일산 충정교회(옥성석 목사) 부목사로, 유튜브에서 ‘바이블레이션’이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김윤기 목사(39세)와 같은 교회를 섬기고 있는 직장인 서재원 씨(30세)를 만나 한국교회 다음세대의 일상과 생각, 고민들을 들었다.<편집자 주>

대담=주필 김관선 목사

김관선 목사
김관선 목사

김관선 목사(이하 김관선): 코로나19로 교회는 물론이고 개인들 역시 일상의 변화가 컸다. 온라인 예배를 하면서 예배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흐트러지고 교회에 대한 소속감도 약해진 것 같다.

서재원 씨(이하 서재원): 맞다. 처음에는 온라인 예배를 드릴 때 옷도 차려입고 엄숙하게 예배에 집중했는데, 의도치 않게 시간이 흐를수록 헤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뿐 아니라 주변의 기독교인 청년들도 비슷한 경험들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어차피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거라면, 다른 교회 설교도 한 번 들어볼까 하는 경향도 생겼다.

김윤기 목사(이하 김윤기): 일시적 현상은 아니라 본다.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에 의존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유튜브로 옮겨오고 있다. 유튜브 시대가 되는 것이다. 교회도 어떤 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교회는 이 부분을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김관선: 겉으로 보기에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팔로우(follow)를 가진 유튜버가 가장 큰 나라라는 말이 있다. 온라인과 유튜브 예배는 이미 예견됐고, 10년 후에 고민해야 할 일들이 코로나19로 앞당겨졌다고 본다. 이렇게 상황이 앞당겨진 것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있을 것이다.

서재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기보다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응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TV나 라디오, 신문 같은 레거시 미디어가 권위 있는 사람들에 의해 한 번 필터링 된 정보라고 한다면, 유튜브에 있는 뉴스들은 이른바 카더라식 정보가 대부분이다. 기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팔로우가 100만명이나 되는 기독교 유튜버라 하더라도, 그가 얼마나 신학적으로 정리된 이야기를 하는지 검증이 안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좋아하고 따른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이단성에 대한 부분은 더욱 그렇다.

김윤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단과 정통 기독교를 구별해주는 가이드라인을 영상으로 얘기해 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유튜브라는 공간 자체를 먼저 이해하면 좋겠다. 유튜브는 마니아들의 공간이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나서는, 즉 소비자 중심의 공간이다. 그렇게 본다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건전한 기독교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계속해서 뿌려주는 것이 효과가 크다고 본다.

김관선: 유튜브에서의 기독교 시장도 소비자가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온 것 같다. 여기에서 고민은 유튜버가 좋은 기독교 콘텐츠를 공급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즉 잘 팔릴 것 같은 상품만 만들어내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김윤기 목사
김윤기 목사

김윤기: 공감한다. 나 역시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양쪽 고민을 다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구독자나 조회수를 더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어떻게 하면 건전한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구독자를 늘리고 조회수를 늘리는데 목적을 둔다면 잘 팔릴 것 같은 콘텐츠만 만들려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을 갖고 정말 건강하면서 상품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독교 유튜버들이 나와야 한다. 교회에서는 의도적으로 미디어 사역자들을 키울 필요가 있다.

김관선: 교회가 미디어 사역에 관심을 갖고,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기독교 유튜버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교회가 그런 쪽에 자꾸 관심을 쏟다보면 오프라인 교회가 약해지는 것은 아닌가?

김윤기: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기독교 유튜버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교회로 가게끔 만드는 중간자나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유튜브 상에서 온라인 개척교회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온라인 교회가 오프라인 교회를 대체할 수는 없다. 건강한 기독교 유튜버라면 사람들이 오프라인 교회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한다.

서재원: 오프라인 교회를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많은 젊은이들이 오프라인 교회에 가야할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얼마든지 설교를 들을 수 있는데, 굳이 오프라인 공간에 가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오프라인에서 한 시간 동안 수동적으로 설교를 듣느니, 차라리 깨어있는 친구들과 모여 신학적 토론을 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낀다. 오프라인 예배의 한 시간은 청년 입장에서는 참아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안 참아도 되는구나를 알게 된 것이다.

김관선: 예배는 하나님을 향해 찬양과 경배의 시간이고, 하나님께 드려진다는 개념이 크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이다. 이것이 전통적으로 강조돼왔고, 한국교회의 신학적 이해다. 성경적으로도 하나님의 말씀은 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예배에 대한 이해가 젊은이들에게는 깨지고 있다는 것인가?

서재원 청년
서재원 청년

서재원: 그렇다고 본다. 1990년 출생 이후 세대는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다. 궁금한 것이 많고 굉장히 비판적인 세대다. 그런데 교회는 수동적이고 주입식이다. 그리고 어떤 가르침이나 제도에 의문을 가지면 죄악시 되는 문화가 있다. 그런 것들이 점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본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청년들은 다양한 검색을 하게 됐다. 다양한 콘텐츠를 보면서 꼭 그렇지 않아도 되는구나알게 됐고, ‘우리 목사님 외에도 다른 목사님들이 있구나, 내가 감동을 받는 설교가 있구나알게 됐다. 그리고 특정한 공간에 안가더라도 휴대폰을 통해 설교에서 은혜를 받을 수 있구나 알게 됐다. 그런 세대를 향해 목사님들이 성경을 토대로 아무리 교회에 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도, 관심 있게 듣지 않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기독교를 안 믿는 사람이 바이블레이션같은 기독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예수님 믿는다고 하면 교회는 나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한 마디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교회에 다니게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관선: 시대가 바뀌어도 바꿀 수 없고, 바뀌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복음이나 진리 문제가 그렇다. 그러나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스펙트럼을 넓혀서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특별히 목회자나 교회 어른들 입장에서는 많이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윤기: 소통에 있어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소통하려는 노력은 좋은데 안 어울리는 사람이 그것을 했을 때는 거부감이 더 커진다. 진심이 아니라 연출로 접근하면 금방 느껴진다.

서재원: 이전에 출석하던 교회에서 일 년에 한 번씩 담임목사님과 청년들이 대화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청년 300명과 한꺼번에 대화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소통하려는 마음은 좋았지만, 실제 대화의 질은 깊지 못했다. 결국 몇 번 하다가 사라졌다. 111대 다수는 다르다. 11로 대화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서 다수의 청년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김윤기: 시대가 바뀐 것은 유튜브 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는 레거시 미디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의 질이 낮다. 그런데 사람들은 유튜브로 옮겨오고 있다. 사람들의 심리 자체가 예전에는 일류를 추구했다면, 이제는 옆집의 느낌이라든가, 자신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들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기독교 청년들 역시 예전에는 일방적으로 고지론(高地論)을 지향하거나, 미답지론(未踏地論)을 지향했다면, 이제는 그 중간 정도에서 답을 찾거나,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것 같다.

서재원: 그 부분에 대해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반성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교회는 그동안 일류가 돼야 한다, 고지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기독교 문화에 대한 욕심도 많아서, 너도나도 찬양 앨범을 내려하고, 비와이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 최근에 안 믿는 친구들에게 너희들이 원하는 젊은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친구들의 답은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일류가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답게만 행동해라는 것이었다. 일류냐 이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답게 선행을 하고, 도덕을 지키고, 윤리경영을 하고, 이런 것들을 사람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결국 참으로 교회다운 것이 뭔지 몰랐기 때문에 코로나19 시대에 청년들이 교회를 많이 떠나는 것이다. 청년부 안에 고지론과 문화지향이 팽배해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지니까 교회에 나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김관선: 공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목회자의 입장에서 직장에 다니는 성도들에게 정말 기독교인답게 살아라, 정체성을 지키라고 할 때 굉장히 힘든 요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재원: 술 마시는 문제를 예로 들겠다. 많은 설교자들이 직장에서 술 마시는 것이 어렵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인식 수준이 높아져, 술 마시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기독교인으로 술 마시지 않는 것을 존중해 준다. 다만 기독교인이라면 기독교인답게 살아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

김관선: 사실 복음이 굉장히 왜곡되게 전파된 경향이 있다. 교회에서도 서울대를 갔다고 하면 복을 받았다며 박수를 쳐준다. 서울대를 못가면 복을 받지 못한 것인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부자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수님 안 믿는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꼭 성공해야 하고, 공부를 잘 해야 하고, 이런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서재원: 맞다. 그런 가치관은 이미 사회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도 말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은 교회에 와서 무례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은 나라를 위해 목숨도 바치고, 도덕적인 분임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는 예수님을 안 믿어서 지옥에 갔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 청년들은 그런 말들을 듣기도 싫어하고, 회의감을 느끼는 것이다.

김윤기: 돈을 사용하는 것도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청년들은 교회에 헌금은 안 해도, 자신들의 공감하고 투명성이 보장되는 곳에는 돈을 쓴다.

서재원: 십일조는 열 명 가운데 한 명이 하는 것 같다. 십일조를 안 하는 이유는 자신이 설득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권선징악적으로, 십일조를 하면 복을 받는다, 자녀들이 좋은 대학을 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십일조를 했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그런데 별로 감흥이 없다. 그리고 자신이 낸 십일조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지도 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무조건 정량적으로 10분의 1을 헌금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요를 하면 도리어 반감이 생긴다. 반면에 청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문화에는 돈을 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스티커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청년들은 돈을 내는 것에 인색하다기보다, 가치에 소비를 하는 것 같다. 내가 나다워지는 데 가치가 있다고 하면 지갑을 여는 것이다. 그러나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돈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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