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학생들, 교수님들, 이사님들
[논단] 학생들, 교수님들, 이사님들
심창섭 교수(총신대 명예)
  • 기독신문
  • 승인 2020.06.16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창섭 교수(총신대 명예)
심창섭 교수(총신대 명예)

지난 연말 총신대 교수들의 ‘여성비하’ 혹은 ‘성희롱’ 발언이 방송으로 보도되었다. 전국 교회가 기도하며 후원하고 사랑하는 총신대학교였기에 충격이 더욱 컸다. 총신을 사랑하는 동문들과 성도들의 상처는 오래갈 것 같다.

이 사건으로 3명의 교수가 징계를 받았는데, 그 중 2명에게는 해임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이사회의 교수 중징계 사실이 보도되자 학내와 교단 안팎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학교는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학생, 교수, 이사들은 무엇을 했는가?

첫째, 학생들에게 묻고 싶다. 교수들이 직접 성추행을 한 것은 아니고 수업시간에 강의한 내용이 문제가 되었다. 문제를 제기한 학생은 교수가 강의할 때 표현한 언어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수 있다. 모독을 느낀 학생이 문제를 공적으로 제기하기 전에 취해야 할 일이 있었다. 먼저 강의한 교수를 찾아가 진의를 묻고 사과를 받는 등의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성경은 형제가 잘못을 범하면 어떻게 그를 도와야 할 지에 대한 예수님의 지침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마 18:15~17) 총신대 재학생이라면 자신을 가르치는 교수의 발언을 공적으로 문제 삼기 전에 그 정도의 순서는 밟았어야 했을 것이다. 만약에 학생이 그렇게 했는데도 교수가 대화를 거절하였다면, 그 교수는 교육자로서 소양이 부족했고 결국 학생들이 문제를 공론화하도록 스스로 내몰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해당 교수들에게 묻고 싶다. 자신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성적 모독을 느끼고 불만을 토로했을 때, 문제를 제기한 학생을 개인적으로 불러서 강의의 진의를 설명하고 학생에게 양해를 구했는가? 아니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피해 학생의 상처를 전혀 품지 못하는 고집불통의 모습을 보였는가?

교수는 자신의 논지를 가지고 설명했겠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피교육자인 학생들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만약에 교수가 학생들에게 사과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옳다 했다면 전적으로 교수가 잘못한 것이다. 반대로 교수가 사과하고 잘못을 구했는데도 학생이 수용하지 않고 문제 삼았다면, 그 학생은 다른 의도를 갖고 문제제기를 했을 수도 있다.

셋째, 총장에게 묻고 싶다. 총장은 해당 학생과 교수들을 불러서 화해하도록 중재 역할을 했던가? 학생이 이의를 제기하고, 교수가 고발당하고, 교수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이사회가 소집될 때까지 그 오랜 기간 동안 학생들을 설득하려고 했는가? 해당교수를 면담해서 해결책을 상의했는가?

총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채널을 동원해 노력할 수 있었고, 물론 고민하며 노력했을 것이다. 문제는 사건의 공론화 전후 개인적으로 학생과 교수를 설득하고 화해시키는 총장의 역할이 아쉬웠다는 점이다. 이사회에서 해당교수에게 해임의 중징계를 결정할 때, 총장이 자신의 직을 걸고 막았는가 묻고 싶다. 총신공동체는 이 문제를 두고 학생 교수 총장이 함께 고민하고, 이해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하고, 포용했어야 했다. 이것도 해결 못할 정도로 자정능력이 없는 기관이라면 교단에서 애써 지원하고 기대할 필요도 없다.

넷째, 이사들에게 묻고 싶다. 총신 식구들은 관선이사들이 임명되었을 때 큰 기대를 하고 환영하였다. 그 기대를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다르다. 교수가 개인에게 직접적인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한 것도 아니고 강의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 발생한 문제였다. 강의 내용 중 성희롱적인 표현들을 문제 삼고 징계를 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교수직까지 해임시킨 중징계는 납득하기 힘들다.

관선이사는 파송된 학교의 문제를 진단하고 정상적인 교육기관으로 회복시키는 사역에 전념해야 한다. 조속한 시간 내에 학교를 정상화시켜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