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한국교회, ‘예배하는 자유와 책임’ 공동대처해야 한다”
[특별대담] “한국교회, ‘예배하는 자유와 책임’ 공동대처해야 한다”
특별 대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③ 사회부문 - 안창호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
  • 이미영 기자
  • 승인 2020.06.08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자유는 소중한 권리, 행정조치로 쉽게 제한하면 안돼
국가 위기 주도적으로 대응하며 사랑과 희망 소명 다해야


코로나19 사태는 사적 모임 중단, 휴교와 가정 학습, 원격 진료와 원격 강의, 재택근무의 확산 등 개개인의 삶과 사회구조 및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예배가 온라인예배로 대체됐고, 최근에는 현장예배는 물론 교회 내 소모임에 대한 행정 제재 필요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종교의 자유와 국민의 안전 및 공공복리라는 중요한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시점에서 본지 주필 김관선 목사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한 서울대 행정대학원 안창호 교수(분당 임마누엘장로교회 장로)가 만나 교회의 역할과 정부의 통제 문제를 심도 깊게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자유·정의·진리의 보루가 되기 위해 어떤 변모가 필요할지 두 사람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편집자 주>

김관선 목사

김관선 목사(이하 김 목사):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예배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 교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방역에도 철저히 해오고 있지만, 예배가 코로나19 이전처럼 회복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안창호 교수(이하 안 교수): 현장예배로의 복귀는 중요하다. 정부가 요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을 철저히 지켜가면서 예배를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원칙을 세워나갔으면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의 필요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한국교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앞장서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를 지나치게 통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가령 지하철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 공간이라든가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간에 대해서는 통제를 하지 않으면서, 교회 예배에 대해서 통제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김 목사: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가 코로나19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언론에서 신천지 집단 예배를 공격하자, 대형교회들부터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고 그 모습이 언론에 긍정적으로 비춰지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현장예배를 포기하고 온라인예배를 따라갔다.

안 교수: 현장예배를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코로나19가 교회에서 확산되어서는 안 되지만, 다른 많은 대안들을 두고 현장예배를 포기했다. 현장에서 듣는 말씀과 인터넷으로 접하는 말씀의 효과는 차이가 크다. 예배도 예배지만, 교회의 구성원리 중 하나인 ‘코이노니아’를 간과한 것이 아닌가. 예배를 포기하기 앞서 예배를 보는 횟수를 늘리고 거리두기를 충분히 하면서 예배를 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어떤 상황에서도 예배는 포기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코로나19처럼 중대한 사안에 대한 대응을 개교회의 판단에 맡기기보다, 교단 차원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주도적으로 사태에 대처해 나갔어야 했다.

김 목사: 동의한다. 개교회가 아닌 교단이나 기독교 전체가 공동체적인 대응을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런데 일부 언론을 통해 마치 방역당국과 교회와의 충돌이 있는 것처럼 기사가 나가기도 했고, 교회에 대해 밀접집회에 대한 행정명령 이야기도 자주 나오고 있다. 행정기관이 교회의 예배를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안창호 교수

안 교수: 코로나19 이후 많은 정부가 국민 건강과 공공의 복지라는 명목으로 국민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는 자유권 중에서도 가장 먼저 생긴 자유 중 하나인 소중한 권리이며, 너무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기본권 제한’을 다룬 헌법 37조 2항에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기본 복리를 위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필요최소한의 제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교회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행정명령 등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명령이나 조치를 쉽게 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다. 이 또한 교회가 개교회적으로 접근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이라도 교단이나 기독교 전체가 기본권 제한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김 목사: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에서 자유와 공공의 안전 및 복지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초기에 프랑스의 경우는 한국사회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대전화 GPS 조회 등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자유를 포기한 나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개인의 자유보다도 국민의 안전을 더 중요한 가치로 두는 것으로 보인다.

안 교수: 헌법의 기본 지향점은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 나타나 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무엇이 더 부합하느냐는 것인데, 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 ‘인간의 자유’이다.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해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행정제한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비례 원칙에 반한다.

김 목사: 정부가 어느 선까지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고 개입할 지를 고민해야 되는 때인 것 같다.

안 교수: 공동체주의냐 자유주의냐의 가치 대립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의 자유와 자율성은 본질적 가치이며, 공동체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합의 없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기독교가 종교의 자유, 즉 예배 드리는 자유를 너무 쉽게 정부에 양보했다. 이 부분은 교회가 반성해야 한다.
김 목사: 지적하신 것처럼 코로나19 확산 시점에서 교회가, 아니 교단이 선제적으로 대책을 내놓고 주도적으로 나아갔어야 했다. 철저히 방역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예배 횟수를 늘이더라도 현장예배를 하겠다는 선언들이 교단 차원에서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도 예배를 정상화 하는 방안과 코로나19 사태로 활성화 된 가정 예배를 영성 훈련의 대안으로 강화하는 것도 교회의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안 교수: 코로나19로 교회는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했다. 이런 교회적 위기의 시기에 교단이 전교회 차원에서 금식기도일을 선호하며 국가적 위기에 대국적인 대응을 해주기를 바란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되, 예배는 양보하지 말아달라. 동시에 목사와 장로 등 교회 지도자들부터 하나님의 말씀과 괴리된 삶, 거룩하지 못한 삶을 눈물로 회개해야 한다. 성도들도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내려놓고 세상에 물들어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회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예수님을 따른다 하면서도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지 못하고 세상 방법으로 살았던 삶을 회개하는 ‘영적 대각성 운동’이 필요하다.

김 목사: 그 어느 때보다 교회가 다시 본질로 돌아가 희생과 봉사를 통해 사랑이 필요한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천국 소망을 전해야 할 때이다. 코로나19로 교회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려울수록 교회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소임을 다하는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로서 소명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단의 역할을 강조해주셔서 감사하다.

안 교수: 모든 결정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옳지 않은 일은 그 상대가 정부일지라도 정부를 설득하며 막아야 한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자유·정의·진리의 보루로서 젊은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어르신들에게는 희망이 주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