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로에 선 총신 신학교육]
학부ㆍ신대원 교육 연계 및 통합한 ‘3+3 교육과정’ 큰 그림 … 혁신위 구성, 최적의 제도 개혁안 마련 진력

총신신대원 입구의 모습. 이 입구를 통해 신입생들이 입학했고 교단의 목회자들이 배출됐다. 총신은 신학교육의 위기 상황에서도 학·석사연계제도를 도입해 최고 신학 명문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총신신대원 입구의 모습. 이 입구를 통해 신입생들이 입학했고 교단의 목회자들이 배출됐다. 총신은 신학교육의 위기 상황에서도 학·석사연계제도를 도입해 최고 신학 명문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 총신의 신학교육을 책임지는 교수들의 동상동몽이다.

신학교육이 설 곳을 잃어가는 시대에도 이와 같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는 국내 최대 교단의 저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총신이 구상하는 혁신방안이 더해진다면, 지금껏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신학교육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총신 교수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총신 신학교육의 미래를 결정할 혁신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학·석사연계제도 등 신학교육 통합 집중

지난 13일 마주한 총신대 신학과 학과장 이희성 교수는 대뜸 “최고의 신학 명문으로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학과의 경쟁력이 나날이 하락하고 있고 입학정원도 12명이나 감축된 시점에서 나온 발언임에도 왠지 모를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리고 현재 신학과 교수들과 신대원 교수들이 논의 중인 혁신방안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의 포부가 과언이 아닐 것 같았다.

혁신방안의 핵심은 학·석사 연계제도를 통한 신학교육 통합이다. 다시 말해 학부와 신대원의 교육과정을 연계 및 통합하겠다는 방안이다. 총신은 학부 3년과 신대원 3년을 더한 6년 과정, 이른바 ‘3+3 교육과정’을 제시했다.

총신대 신학과 입학정원 70명 전원이 ‘3+3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은 아니다. 총신은 소명의식을 갖고 목회자가 되겠다는 입학생에 한해 ‘3+3 교육과정’에 문을 개방할 방침이다. ‘3+3 교육과정’의 입학정원은 현 입학정원의 절반인 35명 선이다. 나머지 입학생은 기존의 4년 학부 교육과정을 밟으면 된다.

아울러 ‘3+3 교육과정’에서는 학부 커리큘럼도 달라진다. 1학년 때는 문학 역사 철학 등 신학교육의 바탕이 되고 목회자로서 기본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학문 위주로 교육을 진행한다. 이어 2·3학년 때 신학과 필수과목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3년 내 졸업이수학점을 확보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학생들의 영성 강화를 목적으로 한 학기 동안 기도훈련 합숙도 고려하고 있다.

총신대 신학과는 여기에 파격적인 시도를 더한다. ‘3+3 교육과정’의 입학생의 경우 3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목회자의 꿈을 가진 우수한 수험생들을 모집하여 양질의 교육과정을 거쳐 양지캠퍼스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가능 여부를 의심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총신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2년부터 시행한 군목사관후보생 등록금 지원 및 교육이다.

총신대는 군목사관후보생 합격자들에게 학부뿐만 아니라 신대원 3학년까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그 결과 2014년부터 총신대는 국내 신학대학 중 매년 가장 많은 군목사관후보생을 배출하고 있다.

군목사관후보생에 대한 혜택을 좀 더 큰 틀에서 부여하는 게 ‘3+3 교육과정’이다. 훌륭한 목회자 양성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지니고 있는 총회와 총신, 그리고 전국 교회의 협력과 후원이 있다면 ‘3+3 교육과정’의 연착륙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신학교육 혁신위원회’ 구성한다

총신신대원도 총신대 신학과와 함께 ‘3+3 교육과정’의 밑그림을 그렸다. 현재 양측이 긴밀히 소통하며 총신 신학교육의 통합 체제를 목표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총신신대원 교무처장 김희석 교수는 “‘3+3 교육과정’은 신대원이나 신학과 한쪽만 노력해서는 안 되고, 양쪽이 협력해 커리큘럼을 조정하는 등 깊이 연구해야 한다. 따라서 신대원과 신학과가 긴밀하게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총신신대원은 총회가 목회자 양성을 위해 위탁한 기관인 만큼 신학교육 과정 전반에 대해 검토 및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학교육 혁신 관련 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김창훈 신대원장은 “신학교육 혁신 관련 위원회는 총신의 신학교육을 제로베이스에서 면밀히 점검하고 연구하여, 이 시대에 필요한 목회자를 배출하는 가장 적합한 교육과정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올해 연말에는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총신신대원 교수들은 총회임원들에게 조언을 듣고 목회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총신 신학교육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3+3 교육과정’이 시작되기에는 아직도 과제가 많다. 새로운 제도인 만큼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고 보완할 점을 메꿔야 할 것이다. 또한 신학과와 신대원이라는 총신의 양축의 호흡도 중요하다. 여기에 교육부의 승인도 뒤따라야 한다. 경우에 따라 ‘3+3 교육과정’이 아닌 다른 혁신방안이 마련될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3+3 교육과정’ 내지 유사한 교육과정이 자리잡는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총신 신학자들의 희망대로, 총신은 다른 대학이 넘볼 수 없는 국내 최고 신학 명문으로 굳건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교육 혁신에는 든든한 재정 필요하다”

총신이 신학교육 혁신방안을 실현하려면 무엇보다 충분한 재정이 필요하다. 재정이 없다면 ‘3+3 교육과정’의 장학금도 지급할 수 없고, 또한 현 시점에서 시급한 교수 충원도 어렵다. 교단 내 관계자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총신은 현재 재정위기 상태다. 따라서 총회와 전국 교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와중에 총신에 희소식이 찾아왔다. 총신대 신학과 83회 동기회가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신학과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83회 동기회는 2020년 상반기 장학금을 이미 모금했지만, 코로나19로 개강이 늦어져 전달을 연기한 상태다. 83회 동기회 한종근 목사(옥련중앙교회)는 “83회 동기회 목사들은 대부분 안정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총신이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받은 은혜를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할 신학과 후배들에게 돌려주는 게 도리가 판단했다”며 장학금 지원 취지를 설명했다.

신학과 학과장 이희성 교수는 “83회 신학과 동기회가 학교를 위해 십시일반 장학금을 모금한 것처럼, 총회와 총신을 졸업한 선배들이 물심양면으로 총신을 도와주길 바란다”면서, “총회와 졸업생들의 지원이 있다면 총신이 국내 최고 수준의 신학교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타까운 점은 총회가 총신 지원에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지난해 104회 총회는 ‘총회가 목사안수 후 신학대학원 과정 중에 있는 군목후보생에게 장학금을 총회 재정부에서 지원토록’ 결의했다.

해당 장학금은 약 2억6560만원이다. 하지만 3월 중순에 총신이 온라인 개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총회 재정부는 장학금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총신대는 3월 말에 ‘군목사관후보생 장학금 재정지원 청원’ 관련 문서를 총회 재정부에 발송했지만 답변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

총회는 83회 동기회의 사례를 본받아 총신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총회의 존재 목적은 복음 전파, 이 땅에 하나님나라 확장이다. 그리고 총신은 복음 전파의 일꾼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총신을 돕는 것이 곧 총회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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