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서 이어진 부활절연합예배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고 4·15 총선이 진행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올해 지역별 부활절연합예배는 대부분 취소됐다.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전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된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예년보다 순서와 규모를 크게 축소해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동시에 진행했다.

하지만 부활의 권세로 임하시는 주께서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휩쓰는 바이러스로부터, 선거과정에서 심화된 정치적 이념적 반목과 갈등으로부터 구원해주시길 간구하는 목소리는 여느 때 못지않게 뜨거웠다.

광주광역시 부활절연합예배 참석자들이 다시 사신 주님께 힘껏 찬송을 올리는 모습.
광주광역시 부활절연합예배 참석자들이 다시 사신 주님께 힘껏 찬송을 올리는 모습.

광주광역시기독교교단협의회(대표회장:리종기 목사)는 4월 12일 광주 빛과진리교회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현장에는 70여 명의 목회자와 성도들만 참석한 가운데, 영상을 통한 생중계 형식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일어나라 부활의 소망으로’라는 주제 아래 열린 수석부회장 이상복 목사(광주동명교회) 사회로 진행한 예배에서 부활하신 주님의 권능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교회의 회복 그리고 사이비 이단에 대한 대처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설교자로 나선 직전회장 문희성 목사(광주한빛교회)는 ‘주를 찬양하라’라는 제목을 가지고 “영광스러운 부활의 증인이 된 성도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리스도를 위해 살아야 한다. 코로나19에 위축되지 말고 믿음으로 무장하며 영적싸움에서 승리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협의회는 또한 이날 발표한 ‘2020 부활절 광주기독인 선언’을 통해 “전 지구촌이 두려움과 공포 가운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깊은 영성으로 이웃의 생명을 구하고, 어려움 당한 이들을 구제하며, 지역사회와 나라를 위한 치유자와 화해자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다짐했다. 한편 협의회는 지난 겨울 광주의 교회들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모금한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을 광주광역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했던 대구에도 부활의 주님을 선포하는 연합예배가 열렸다. 예배에서 전국 각지로부터 받은 사랑을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가기 위해 구호단체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했던 대구에도 부활의 주님을 선포하는 연합예배가 열렸다. 예배에서 전국 각지로부터 받은 사랑을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가기 위해 구호단체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장영일 목사) 주최 부활절연합예배가 4월 12일 범어교회에서 열렸다. 해마다 전국에서 최다 인원이 모이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진행하던 대구 교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및 감염예방 차원에서 교계 대표자 250여 명과 범어교회 성도 150명을 중심으로 축소해 연합예배를 드렸다.

준비위원장 송기섭 목사 사회로 드린 예배는 상임회장 최원주 목사 기도, 직전회장 박병욱 목사 ‘부활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제목 설교, 회개와 부활(이승현 목사)·교회와 다음세대(임기동 목사)·나라와 민족(김성태 장로)을 위한 합심기도, 증경회장 오세원 목사 축도 등으로 진행됐다.

개회사에서 장영일 대표회장은 “주님 오실 그 날이 가까울 때 닥칠 어떤 환난도 이겨내는 영적 훈련의 기회로 만들고, 연악한 자들에게 사랑과 선행을 더욱 넘치게 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구부활절연합예배는 섬김과 감사의 의미도 담았다. 우선 코로나19 발생 초기 긴박한 상황에서 감염확산 방지와 어려운 이웃과 교회를 돌보기 위해 솔선해 성금에 참여한 교회와 기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한 각계에서 답지한 성금을 대구시와 8개 구군,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월드비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구호단체에 총 2억8000만원을 전달했다.

대전광역시 부활절연합예배가 교계 대표들을 중심으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대전광역시 부활절연합예배가 교계 대표들을 중심으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대전광역시기독교연합회(회장:김철민 목사)도 같은 날 대전제일교회에서 ‘부활의 능력으로 치유하소서’라는 주제를 가지고 부활절연합예배를 개최했다. 대전에서도 연합회 임원들과 일부 성도들만 참석한 가운데 예배가 진행됐다.

주바라기찬양단의 경배찬양으로 시작된 이날 예배는 준비위원장 오정무 목사(대전동산교회) 사회, 부대회장 조상용 목사(대전중부교회) 기도, 소프라노 조용미 교수(목원대학교)와 바이올리니스트 장진선씨의 찬양연주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김철민 목사는 ‘철저한 부활’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부활의 진리로 모든 두려움과 거짓을 이기는 성도들이 되라고 격려했다. 이어 나라와 민족, 코로나19 사태의 종식, 4·15 총선, 대전지역 2500교회의 연합, 150만 시민의 구원, 이단 사이비 척결, 실업문제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특별기도가 계속됐다. 이날 연합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미래자립교회들을 위해 선교비를 전달했다. 예배 순서는 연합회 증경회장이자 은목회 회장인 편무해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전주시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성악가 최동규 교수(왼쪽 끝) 등 혼성4중창팀이 부활찬양을 부르고 있다.
전주시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성악가 최동규 교수(왼쪽 끝) 등 혼성4중창팀이 부활찬양을 부르고 있다.

전주시기독교연합회(대표회장:배진용 목사)는 사전 녹화된 예배 영상을 방송과 SNS를 통해 중계하는 형식으로 부활주일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앞서 전주 샘물교회(서화평 목사)에서 진행된 부활절 예배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극복과 예배회복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설교자로 나선 연합회 직전회장 김종술 목사(한국샬롬교회)는 ‘부활신앙의 각성’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부활의 둘째 열매로 택함 받은 존재들”이라면서 “부활의 주님을 의지하고 사망과 두려움에서 승리하는 영적 각성을 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나라의 번영과 4·15총선, 코로나 사태의 치유와 극복, 지역사회의 발전, 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 건립, 전주시 복음화 등을 위한 특별기도 순서가 이어졌다. 각 교회와 성도들이 온라인으로 송금한 부활절 헌금은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 건립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부산과 울산에서도 지역의 교계지도자 소수들만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연합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현장예배를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지역의 성도들과 부활절의 기쁨을 함께 했다.

 


진정한 부활의 의미 되새기는 노력 잇따라

코로나19가 기독교 최대 절기 가운데 하나인 부활절 풍경도 크게 바꿔 놓았다. 전국 곳곳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며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모습도 대폭 축소시켰고, 의미 있는 고난주간을 보내며 흐트러진 신앙을 다잡으려는 절제도 분위기를 타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규모가 아닌 의미 중심으로 부활절을 지키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편집자 주>

기장로교회가 부활절을 맞아 최고 품질로 다용도 소독제를 제작해 이웃과 지역의 소상공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기장로교회가 부활절을 맞아 최고 품질로 다용도 소독제를 제작해 이웃과 지역의 소상공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부활절 계란 대신 고품질 소독제
부산 기장로교회(김인환 목사)는 부활절의 기쁨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으레 나누던 부활절 계란 대신 올해는 다용도 소독제로 대신했다.
이날 기장로교회가 나눈 소독제는 2000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순식간에 소진되어 4월 19일에 추가로 2000개를 제작해 선물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바꾼 부활절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교회에 출석하는 한 안수집사의 헌신으로 이 소독제를 제공하면서 기장로교회의 ‘부활절 소독제 나누기’가 시작됐다. 여기에 또 다른 성도가 소독제 용기 구입과 스티커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헌금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최고의 부활절 선물이 탄생하게 됐다. 기장로교회의 부활절 선물에는 효과와 효능 등 소독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서와 함께, 지역주민 보호를 위해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교회출입통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응원의 글도 함께 담았다.

김인환 목사는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지역주민들의 호응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함과 보람이 있는 부활절을 보내고 있다”며 “부활절을 맞아 전염병 예방과 부활의 기쁨을 이렇게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ISF 전북지부 회원들이 한국을 찾아온 유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초코파이를 선물하고 있다.
ISF 전북지부 회원들이 한국을 찾아온 유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초코파이를 선물하고 있다.

이 땅 나그네에 전한 사랑
군산대와 전주대의 유학생들을 주로 섬기는 국제학생회(International Student Fellowship·ISF) 전북지부(지부장:박상규)는 이번 부활절을 앞두고 두 학교의 유학생들과 특별한 선물을 나누었다. 전주한옥마을의 인기상품 중 하나인 초코파이를 한 아름씩 안겨준 것이다.

선물로 쓰인 초코파이는 전북지부 나춘균 이사장이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나눔마켓 러브레드’를 통해 생산해 기부한 상품이었다. ‘나눔마켓 러브레드’는 전북지역 다문화가족과 북한이탈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올 봄 이 기업의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번 이벤트는 유학생들에게는 맛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다문화가족 및 북한이탈주민들에게는 생계를 도와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워하는 취약계층 한국인들을 돕기 위해 마스크를 제작하는 동두천의 난민들.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워하는 취약계층 한국인들을 돕기 위해 마스크를 제작하는 동두천의 난민들.

기독구호단체인 글로벌호프(대표:조용중 선교사)와 동두천난민공동체는 긴급구호키트 제작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 프로젝트는 죽음을 피해 한국으로 건너온 난민들이 힘을 모아 코로나19 사태로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 취약계층 한국인들을 도와보자는 ‘발상의 전환’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프로젝트에 함께 한 난민들은 직접 방역 마스크를 제작하고, 즉석밥 라면처럼 식량으로 요긴하게 쓰일 생필품들과 여러 방역용품들로 구호키트를 마련했다. 구호키트의 비용 마련을 위해 전국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캠페인과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잔뜩 공을 들인 성과들이 1차로 양주지역 독거노인 100여 세대에 전달됐다. 글로벌호프와 동두천난민공동체는 4월말까지 취약계층 총 1000여 세대에 구호키트를 선물한다는 계획이다.

헌혈로 주님의 고난 동참
전주대학교(총장:이호인)는 4월 3일 제2캠퍼스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단체 헌혈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축구 레슬링 씨름 등 체육부 소속 선수들을 비롯한 학생 100여 명이 참여해, 이웃들을 위한 생명 나눔에 함께 했다.

이번 행사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시민들의 헌혈이 줄어, 전라북도혈액원의 혈액 보유규모가 권장량인 5일분에 크게 못 미치는 2~3일분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접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운동에 동참할 뜻을 표해 이루어졌다.

이에 앞서 전주 예수병원(원장:김철승)도 ‘사랑의 헌혈운동’을 전개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의 지원으로 실시된 이날 헌혈운동에는 백수경 진료처장과 서연호 흉부외과 과장을 비롯한 여러 의료진과 직원들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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