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몇 년 전 광나루에 있는 장신대 신대원 집회를 가서 학교 시설을 관람하다 역사기념관을 보고 너무나 충격을 받고 입이 쩍 벌어진 적이 있다. 장로교 선교사 언더우드에서부터 사무엘 마펫, 찰스 클락, 스완론 선교사 등 모든 역사자료와 도서가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평양신학교 역대 교장들 사무엘 마펫, 스테시 로버트, 채필근, 김인준 등의 이름과 당시 한양과 평양의 선교현장과 상황을 담은 사료들이 가득한 것이다.

통합측 총회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역사자료실이 엄청나게 넓고 많은 자료가 보관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통합측은 지금까지의 모든 회의록을 비롯하여 역사자료를 PPT로 만들어서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그런데 우리 총회와 총신은 이런 역사 자료가 거의 전무하다.

언젠가 총신에 가서 교수님들에게 “왜 우리 총신에는 이런 역사 자료가 전무하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통합측과 합동측이 나눠질 때 유지재단과 모든 선교사들이 그쪽에 있었기 때문에 자료를 못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몇 년 전에 SBS방송과 3·1절 다큐를 준비하기 위해서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의 후손들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클락, 스완론, 맥큔 선교사들의 후손들을 만나 인터뷰를 마친 후 물어봤다. “왜 선조들의 자료를 우리 총신대에는 안 주고 장신대로만 보낸 것입니까?” 그랬더니 초창기는 어차피 자료들이 장신으로 가야했지만, 얼마간의 자료들을 총신에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합동측 총회나 총신 쪽에서 찾아와 달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통합측과 장신 교수들은 미국까지 찾아와서 없는 것까지 다 뒤져서 가져갔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쳤다. “왜 내가 그런 생각을 못 했던가. 나라도 역사의식을 갖고 이 분들에게 먼저 찾아올 걸….”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한 민족이나 국가를 망하게 하려면 그 역사를 먼저 지워버리라”고 했다. 그만큼 역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보면 얼마나 기억하라는 말씀이 많은가. 특별히 고난의 역사, 수치의 역사를 기억하라고 했다. 이런 성경의 사상을 따라 이스라엘 민족은 가는 곳마다 맨 먼저 박물관을 지어서 자기들의 수치와 고난의 역사를 보존하고 알렸다. 특별히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바셈 박물관 동판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지 않는가. “망각은 포로상태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억은 구원의 빛이다.”

다행히 우리 총회도 1층에 역사자료실을 만들어 놓고 역사위원회가 구성이 되어서 감사하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1층 역사자료실이 마련되었는데 갈 때 마다 문이 잠겨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관리자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총회 목사 장로님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총회도 망각의 역사가 아닌 축적의 역사를 만들어가자. 축적된 역사가 없으면 미래의 방향성을 잃게 되고 쇠퇴하여 결국에는 소멸하게 되는 것이다. 총회가 역사의식을 회복하고 기억을 축적하며 그것을 미래의 자산으로 삼을 때, 미래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새로운 100년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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