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상룡 선교사(행복한교회 파송·사진)는 가난과 약함을 아는 사람이다. 근방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 가장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랐다. 키도 또래 중에서 가장 작아 늘 놀림과 무시를 받았고, 체력도 약한데다가 병치레가 많아 어릴 때부터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라고 불렸다. 그렇기에 필리핀 네그로스섬 두마게티 산골 마을 풍경이 마 선교사에게는 낯설지 않았다. 변변한 집도, 화장실도, 전기도 없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약을 먹지 못해 병을 달고 사는 현지인들이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가장 마음을 쏟은 것은 역시 교육과 교회당 설립이었다. 장래 목회자로 세울 청년들을 선발해 신학 교육을 시키고, 인재 양성 차원에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등록비와 생활비를 한국교회의 도움을 받아 후원했다. 교회당도 네 군데 건축해 현지인들이 어려움 없이 예배하고 성도의 교제를 이뤄가게 했다.

가난한 산골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 사역도 진행했다. 한국에서 온 의료선교사들과 함께 주민들을 진료하고, 약을 처방했다.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한센병 환자와 장애를 가진 노인들에게는 의약품과 식료품 등을 지원했다.

“집이 낡았지만 돈이 없어 수리할 엄두를 못내는 집도 많았어요. 집을 고쳐주거나 새로 지어주기도 했다. 59가정이 편안한 안식처를 얻게 됐어요.”

이외에도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가정에 태양광램프를 선물하고, 화장실과 샤워실, 빨래터를 만들어 주었다. 먹거리와 의료, 생활용품 등을 나누는 구제사역도 꾸준히 감당했다.

2013년부터 7년 여를 꾸준히 사역한 결과 두마게티 산골 마을 주민들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단순한 시혜 관계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한 마을 주민으로 마 선교사를 받아들였다.

마 선교사는 “수원에서 17년 사역하다, 목회 후반기를 선교지에 쏟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하나님께서 한국에서보다 더 큰 은혜를 주셨다”며 “두마게티의 가난하고 소외된 주민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하고 애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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