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투쟁’ 농어촌 교회, 최저생활비 지원이 최고 정책


전서노회 등 5개 노회 실시 “정말 큰 힘된다”
이중직 방안 마련 비롯 현실 맞는 연구 시급

총회교회자립개발원과 함께 교회 자립화 사역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중기획 ‘한국교회 샛강을 살리자 시즌2’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편은 저조한 교세통계 보고와 사회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총회의 자립화 방향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이어 3편에서 도시 지역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자립화 사역의 방향을 들었다. 연중기획 1부 마지막인 4편은 농어촌 지역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사역의 어려움과 자립을 위한 노력을 듣는다. 인터뷰에 응해준 임흥주 목사(여수사랑의교회) 조준복 목사(가사선돌교회) 박기환 목사(예수마을교회) 최용배 목사(성서교회)에게 감사드린다. 현장 목회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총회교회자립개발원 광주전남권역위원회 공학섭 목사(순천만대대교회)와 농어촌전문위원 이박행 목사가 동석했다. <편집자 주>

농어촌 교회는 생존투쟁 중
임흥주 목사는 도시와 어촌 문화가 공존한 여수시에서, 조준복 목사는 농촌 지역인 충남 서산에서 사역하고 있다. 박기환 목사와 최용배 목사는 전북 부안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상 및 강원 지역 목회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4명의 목회자들은 농어촌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지만, 목회상황은 다르다. 임흥주 목사와 최용배 목사는 조직교회에서 시무하고 있으며 ‘지금은 자립’하고 있다. 조준복 목사와 박기환 목사는 미조직 작은 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다. 박 목사는 “총회 기준에서 본다면 아직 교회도 아니다. 세례교인 15명 이하인 기도처일 뿐”이라고 말했다. 

목회 지역과 상황은 다르지만, 한 가지 동일한 점이 있었다. 4명의 목회자들은 한 목소리로 “현재 농어촌 지역의 교회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기환 목사는 “최근 10년 동안 부안군에서 개척된 교회는 하나도 없다. 간혹 도시에서 은퇴한 목회자들이 귀농을 겸해 교회를 세우는 경우만 있다”고 말했다. 임흥주 목사는 “요즘 농어촌 지역 교회에서 가장 활발한 것은 합병이다. 농어촌은 마을마다 교회가 있는데, 주민들이 떠나고 성도들이 고령화하면서 이웃 마을 교회들과 합치고 있다. 교단이 달라도 그냥 합병한다”고 전했다.

4명의 목회자 중 교회 형편이 가장 나은 최용배 목사도 “지금은 자립한 조직교회이지만 10년 후에 자립과 조직 교회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목사가 시무하는 상서교회는 114년 역사를 갖고 있다. 장년성도 80여 명과 어린이 20여 명이 출석하고 있다. 장년 성도 중 70대 이상 어르신이 70%를 넘는다. 최 목사는 “그래서 농촌교회이지만 다음세대에 매진하는 것이다. 20명의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양육한 아이들은 학업과 취업으로 결국 상서교회를 떠나지 않을까. 최용배 목사는 말했다. “농어촌 교회는 한국교회의 모판이다. 시골 교회가 키운 젊은이들이 도시교회를 부흥시키며, 한국교회 부흥의 모판 역할을 했다. 한국교회를 위해서 그 모판의 역할을 계속 해야 하지 않겠나!”  

농어촌 지역의 목회자들은 “교회가 사라지면 복음도 함께 사라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농어촌 교회를 위한 최선의 지원은 교회자립개발원의 최저생활비 보장사역이라고 강조했다. 농어촌 목회의 현실과 대안 마련을 위해 임흥주 이박행 조준복 공학섭 최용배 박기환 목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농어촌 지역의 목회자들은 “교회가 사라지면 복음도 함께 사라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농어촌 교회를 위한 최선의 지원은 교회자립개발원의 최저생활비 보장사역이라고 강조했다. 농어촌 목회의 현실과 대안 마련을 위해 임흥주 이박행 조준복 공학섭 최용배 박기환 목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농촌목회도 사역의 전환 필요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농어촌 교회의 생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천신학자와 목회전문가들도 인식하지 못한 중요한 요인이 있었다.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요인, 바로 사회복지이다. 언뜻 사회복지가 농어촌 교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지역의 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복지사역’은 복음전도의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조준복 목사는 “노령연금을 비롯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복지혜택이 많다. 텃밭에서 양식거리를 마련하면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먹고 사는 것은 부족하지 않다. 그래서 요즘 노인들은 예배당이 아닌 마을회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통찰이다. 한 끼 식사를 대접받는 교회가 아니라, 모여서 이야기하고 놀이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는 것이다. 공학섭 목사는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교회도 처음에 지역의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사역을 하면서 노인대학으로 발전시켰다. 대대노인대학을 통해서 지역주민은 물론 관공서와 소통하며 관계가 쌓였고, 도서관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생활비 지원정책 “정말 필요하다”
총회 여러 상비부 및 기관과 교회자립개발원에서 펼치는 사역에 대해 질문했다. 4명의 목회자들은 한 목소리로 “농어촌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최고의 정책은 교회자립개발원에서 진행하는 최저생활비 보장사역”이라고 말했다.

전서노회에 소속한 박기환 목사는 “노회의 교회자립위원회에서 최저생활비 지원을 시작했다. 노회 산하 자립교회들과 연결시켜주어서 매달 생활비 110만원을 받고 있다. 목회에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전서노회에서 최저생활비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에서 사역하는 목회자까지 임지가 없냐고 문의할 정도라고 한다.

전서노회는 풍족하지 않은 농촌 교회들로 이루어진 노회다. 전서노회가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최저생활비 지원정책을 시행했다면, 다른 노회들도 충분히 생활비 지원을 할 수 있다. 결국 의식과 의지의 문제다. 미래자립교회에서 힘들게 사역하는 목회자의 현실을 마음 아파하는 의식, 그 현실을 함께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총회 산하 159개 노회 중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최저생활비를 지원하는 노회는 겨우 5곳에 불과하다.

농어촌 목회자 위한 사역 연구해야
임흥주 목사는 이런 현실에서 농어촌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은 이미 이중직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103회 총회에서 제한적 목회이중직 허용 결의를 하기 전부터, 노회의 묵인 속에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은 생활을 위한 이중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임흥주 목사는 “노회의 원로 목회자들은 여전히 이중직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목회자가 사회에서 일을 하면서 영향력을 미치고, 그 일을 전도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농어촌 미래자립교회는 구조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자립개발원 공학섭 목사와 이박행 목사는 농어촌 목회자들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이박행 목사는 총회에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했지만, 이에 대한 신학적 타당성 연구와 실제적인 이중직 사역 연구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총회는 총신신대원을 비롯한 각 지방신학대의 실천신학 교수들에게 목회이중직을 연구하도록 해야 한다”며, “광주전남권역에서 농어촌 목회자를 위한 이중직위원회를 조직해 연구하고 있다. 총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농어촌 교회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학섭 목사는 총회와 도시 교회들이 농어촌 교회를 보는 인식이 달라지길 원했다. 공 목사는 “노인 몇 사람이 있는 시골 교회를 지키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교회가 폐쇄되도 그 자리에 다시 개척교회가 들어서는 도시와 달리, 농촌은 마을의 그 교회가 사라지면 복음을 전할 근거가 사라진다. 한 영혼과 복음의 관점에서 농촌 교회폐쇄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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