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교회의 갱신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느 목회자가 말한 “완전히 망해서 바닥을 쳐야 비로소 새로운 교회가 일어날 것이다”란 극단에 동의했다. 고 옥한흠 목사님을 필두로 개혁적인 목회자들이 20년 넘게 ‘교회갱신’을 외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2010년대부터 변화를 목격했다. 산업화 시대에 적용했던 교회론을 반성하고,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목회자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미션얼처치, 작은교회운동, 건강한교회세우기, 교회분립운동 등등 이름은 달랐지만 모두 ‘새로운 한국교회를 위한 갱신’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한국교회를 세워가려는 젊은 목회자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 모습을 보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한국교회의 갱신은 전혀 다른 방향이었음을 깨달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하나님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한국교회를 위해,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 새로운 시대정신이 고개를 내민 미래를 위해, 새로운 한국교회를 준비하고 계셨다. 성경 말씀을 따라 교회다운 교회를 고민하며 사역하려는 젊은 목회자들이 일어서고 있으니, 한국교회의 갱신을 확신한다.

유일한 걱정은 갱신의 주역들이 교회 개척과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 복음을 향한 소명과 열정은 의심하지 않지만, 개척과 자립이 너무 힘들지 않은가.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새 술이 새 부대를 만나서 향기를 뿜어내길 기도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연중기획 취재를 위해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3명을 인터뷰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교회를 개척한 50대 이상 목회자였다. 나이는 많았지만 복음과 목회에 대한 열정, 새로운 시대 속에서 말씀을 전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젊은 목회자에게 뒤지지 않았다. 새로운 한국교회를 위해 애쓰는 목회자들이 젊은 세대만은 아니었다.

한국교회 갱신의 주인공은 이미 우리 옆에 있다. ‘개척교회’ 또는 ‘미래자립교회’라는 이름으로 불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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