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교회들, 신천지 충격 속 선제적 대처로 안전 확보 진력
교계 연합기관도 “방역과 성도 보호 힘쓰며 함께 위기 극복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한국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미증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선제적 대응은 물론, 보다 촘촘한 신앙관리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2월 24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63명이다. 이 가운데 60%가 넘는 458명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이거나 연관된 접촉자들이다. 또한 신천지대구교회와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도대남병원에서도 113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중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슈퍼전파 진원지로 신천지대구교회가 지목받고 있고, 특히 신천지의 거짓 교리와 포교방법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천지는 예배 출석 전산시스템을 갖춰, 31번 확진자가 신천지대구교회를 찾았던 두 번의 주일 예배에 참석한 신도 현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천지는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수가 9000여 명인데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확산 초기 31번 확진자와 900여 명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축소 보고를 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의 교리와 포교활동은 코로나19 예방과 상극이다”면서, “신천지 기관과 신도의 전수를 파악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신천지가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천지 신도인 31번 감염자로 인해 대구와 경북지역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짐에 따라 대구와 경북지역 교회들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장영일 목사)와 예장합동 8개 노회 협의체인 대구교직자협의회(대표회장:윤성권 목사)가 대구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1~2주간 교회시설 이용을 중단하고 이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발 빠르게 제공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슈퍼전파지가 된 지역현실을 감안해 시민을 비롯한 성도의 안전, 신천지 특유의 포교방식으로 인해 기성교회가 또다른 감염 진원지가 될 가능성, 주일예배 등 각종 활동 대체 방안 마련을 동시에 해소할 해법을 내놓음에 따라 큰 혼란 없이 23일 주일을 보냈다.
대구와 인근 경산과 청도 일대 교회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실시간 영상예배, 유튜브 등을 통한 사전 예배실황 녹화 영상, 가정예배 모범안, 기독교 언론매체를 활용한 예배 참여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성도들의 주일성수를 도왔다. 아울러 교회시설 이용 중단에 따른 목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화심방과 SNS를 활용한 비대면 교인관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장합동총회(총회장:김종준 목사)는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두 번째 총회장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며, 산하 교회와 성도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아울러 교단의 각종 회의와 행사도 최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신천지 신도로 인해 급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된 현실과 관련해, 김종준 총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지만 너무 두려워하거나, 염려할 필요는 없다. 확산 속도는 크지만 치사율은 높지 않고, 완치율도 높다.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안전케 하실 거라는 믿음으로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교계 연합기관도 각 교단 및 교회에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김태영 목사 등·이하 한교총)은 “회원 교단은 산하 교회가 예배 잠정 중단 등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교인들의 행동요령을 전파해 질서를 유지해주길 바란다”며 “이번 사태가 회개를 통한 개인 신앙의 변화와 갱신의 기회가 되도록 힘쓰자”고 격려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 역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께 의지하며 정부와 교회, 이웃 사회가 더불어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이 고통에 빠진 시기에 우리의 신앙 형식이 세상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일을 경계하고,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와 경건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자”고 덧붙였다.
연합기관, 교단, 교회들의 행사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한교총은 2월 28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3·1운동 101주년 기념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김수읍 목사)도 27일로 계획했던 3·1운동 101주년 포럼을 열지 않기로 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대구기독교장로회총연합회(회장:김성태 장로)도 전통적으로 개최하던 3·1만세운동재현행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많은 교회들이 예배당을 폐쇄하며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했고, 예배를 드린 교회들은 방역과 성도 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예배당 입장에 앞서 성도들의 체온을 확인하거나, 성도 등록증을 확인해 만일의 경우 예배 참석 성도들의 추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일부 교회들은 신천지의 유입을 막기 위해 일일이 성도 등록 명단과 신분증을 대조하고 당분간 새 신자 방문을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