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단의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선거제도와 그 시행일 것이다. 매년 총회장 등의 임원과 여타의 기관장 선거마다 온갖 부정적인 평가와 부작용들이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소위 금권선거로 인해 제비뽑기 제도가 도입되었고 또 그로 인한 역기능에 고민한 나머지 사실상 선거제도 환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 역시 걱정스러운 면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제도에는 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개정된 <총회선거규정>은 후보가 소속교회나 노회 외의 모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행사에 참석해 순서를 맡거나 인사하는 등의 행위는 불법이며, 위반할 경우 후보 자격을 상실하도록 했다. 이런 제도의 변화는 교단의 건전한 선거문화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이번 선거규정대로 철저하게 지켜진다면 총회 문화의 놀라운 발전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

후진적이었지만 그 동안 후보들은 금권선거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또 총대들 역시 그런 함정에 빠지기 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의식 수준의 향상으로 건전한 선거 문화가 조성된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여전히 흔들리기 쉬운 나약한 인간이기에 이번의 강력한 조치를 환영하는 바이며 그로 인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항상 그랬듯이 교묘하게 규정을 피해 여전히 수준이 낮은 선거 문화가 그 틈을 비집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선거관리위원회는 강력하게 규정을 집행하고 위반시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총대들이나 후보들 역시 의식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미 일반 선거법은 매우 강력한 조치로 인해 법 위반시 당선 무효 등의 법적 조치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개혁주의의 명제인 ‘하나님 앞에서’를 잊지 않아야 한다. 부디 건전한 선거문화를 정착시켜 우리의 오랜 문제가 하나하나 바로 잡히며 건강한 교단을 세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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