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교회, 서문강 목사 원로추대 리더십 이양
26년 동역자 후임으로 … “복음전통 이어갈 터”

교단을 대표하는 지성 가운데 한 인물인 서문 강 목사(중심교회)가 2월 29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소재 중심교회에서 원로목사로 추대된다.

고려대 신방과를 졸업하고 총신대신대원에 입학한 서문 강 목사는 신대원 재학 시절, 세계적 설교가인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로마서 강해> 제1권을 번역하면서 그 이름을 알렸다. 정년 은퇴를 앞 둔 현재까지 86권의 서적을 번역하고 6권의 책을 직접 집필했다. 신학교 교수 사역을 꾸준히 하고 때마다 언론 기고를 하면서 개혁교회의 전통과 성경의 원리를 전하려고 노력했다.

서문 강 목사가 시무해 온 중심교회는 1976년 한국교회의 부흥기에 세워졌다. 그러나 서문 목사가 이 교회에 부임했던 1987년에는 앞서 6명의 목회자가 다녀갔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겪은 후였다. 서문 목사는 이런 교회에서 목양을 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복음의 능력에 의지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데 마음을 쓰지 않고 말씀을 열심히 준비해서 강해설교를 하면서 성경의 진리를 충실히 담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중심교회의 중심에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다. 말씀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행사는 지양해 왔다.
중심교회의 중심에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다. 말씀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행사는 지양해 왔다.

말씀은 그것을 전하는 서문 목사 본인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됐고, 고통을 겪었던 성도들에게는 치료제가 됐다. 이렇게 시작된 ‘오직 말씀’의 전통은 지금껏 이어져 중심교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충실한 강해설교, 매주 주일설교 전문 배포, 신조와 교리를 공부하는 주일학교, 불필요한 프로그램에 종속되지 않는 말씀 중심의 모임들, 중학교 1학년 생 이상이 함께 하는 낮예배 전통, 신년이면 2주간에 걸쳐 매일 저녁 진행하는 사경회…

후임 목사 선정 과정도 중심교회답게 깔끔했다. 은퇴 2년 전부터 장로들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성도들에게 목회이양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교회는 좋은 목회자를 보내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교회 설립 이래로 흘러내려온 좋은 신앙의 줄기가 중단되지 않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당회와 성도들의 선택은 한 사람에게 주목됐다. 총신대신대원 재학 시절 중심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해서 교육전도사와 부목사 등의 사역을 26년간 충실히 감당해왔던 김태선 목사가 단연 1순위 후보였다. 오랫동안 신실하게 교회를 섬겼던 김태선 목사를 잘 아는 교회는 그를 후임으로 정하는데 있어서 이의가 있을 수 없었다. 별도의 청빙위원회를 구성할 필요도 없었다.

대심방 모습
대심방 모습

교회와 함께 수십년을 걸어온 부교역자를 담임목회자로 추대하는 것은 요즘 매우 드문 일이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신문 광고나 유수한 목회자들의 추천, 또는 자체 청빙위원회 추천으로 후임 목사 후보자를 물색한 뒤 설교를 몇 차례 듣고 서류를 참조하여 목회자 청빙 절차를 마친다. 교회의 사정에 따라 진행하는 방법들이기에 어떤 방법이 최고라고 할 수 없을지 모르나 충분히 실력과 영성이 검증된 목회자를 후임으로 청빙하게 된 중심교회는 분명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서문 강 목사는 지난해 5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로마서 강해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방문해서 검색어에 ‘서문 강 목사 Always the Gospel'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30여 편의 말씀을 시청할 수 있다. 서문 목사는 “원로 추대를 받을 때 교회에서 말씀 선교사로 파송도 받을 것”이라면서 “말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복음을 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평생 해왔던 문서사역과 신학교 교수 사역도 계속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후임 목회자로 위임받는 김태선 목사는 “원로 목사님께서 평생 하셨던 사역을 이어서,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는 말씀을 전하겠다”면서 “복음 안에 기쁨으로 서기를 힘쓰며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 있다면 구원의 기쁨으로 잘 감당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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