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욱 교수, 은퇴심경 담은 책서 '회복' 기원..."학교에 정치 유입 막고 교육권 보호해야"

총신대 사태 때 학교의 회복을 위해 앞장섰던 유정욱 교수(전 기획실장)가 2학기를 끝으로 은퇴하면서 <출애굽을 꿈꾸는 광야의 선지동산>(도서출판 참)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총신대 사태의 시작이 됐던 2017년 9월 15일 구 이사회의 총신대 정관변경 결의로부터 2019년 5월 30일 이재서 총장 취임 후까지 일련의 과정이 잘 정리되어 있다. 총신사태 때 총회와 학교에서 발표됐던 문서들과 기사들, 그리고 유 교수가 학교 발전을 위해 건의했던 개선안과 성명서 등도 담겨 최근의 총신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유 교수는 “은퇴를 계획하면서 그동안의 총신사태 전반을 회고하고 총신 회복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노력했던 일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책을 읽고 여러분들이 총신에 다시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저는 30년 교직생활 동안 몇몇 대학에서 가르쳤는데 변화하는 환경 때문에 모든 대학들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이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화의 결단을 내린 대학들은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들은 더 어려워지는 것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총신대는 교육부의 개입을 통해 사태가 종결되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출애굽의 상황을 맞게 됐다”면서 “그러나 총신은 아직 가나안에 입성하지 못했고 광야를 행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지도 아래 출애굽을 했으나 가나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지 못했다. 심지어 가나안으로 가는 것을 반대하고 애굽이 좋다면서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은 광야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는 새세대로 채워지고 나서였다.

유 교수는 “총신도 과도기를 탈피하고 재도약을 하려면 구성원들이 이전의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이재서 총장을 중심으로 총신의 변화를 위한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면 희생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결정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총신이 가나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속히 변화의 모습을 보여 과거 학교를 책임졌던 이들이 스스로 잘못했다고 느낄 정도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총신사태 때 중요한 고비때마다 행동하는 용기를 보였고 특히 김영우 전 총장을 배임증재 혐의로 고발한 바 있었다. 그는 “그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학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 경종을 울리고자 단안했다”면서 “당시에는 그 방법 외에 총신사태를 해결할 길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유 교수는 학교 발전을 위해 총회와 교단 지도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총신에 더 이상 정치가 들어오지 않아야 합니다. 교수들이 정치를 의식하지 않고 연구와 학문에 전념하여 교단과 한국교회가 자랑하는 학자들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총신이 명예로운 목회자 양성기관이며 학문의 전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총신의 교육권을 보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유정욱 교수는 “한편 총신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 특정한 사람의 잘못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면서 “이제는 과거의 불행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총신 구성원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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