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2019년 교단과 교계, 결산과 과제

2019년 한반도는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이념과 진영, 세대, 성(性) 갈등이 유독 심했다. 여기에 편승해 한국교회도 분열과 갈등의 한축을 감당한 모양새여서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안으로도 성경의 가치와 이데올로기, 맹목적 편가르기가 뒤섞여 교회 내부의 갈등도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혼탁한 시대에 희망의 빛을 발하는 교회의 사명은 더욱 간절해지는 시점이다. 이념과 진영논리가 아닌 여전히 예수 그리스만을 머리로 삼는 교회가 이 땅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한 해를 갈무리하면서 교단과 나아가 한국교회가 남긴 2019년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어떤 아름다운 역사를 남겼고 하나님나라와 시대 앞에 어떠한 과제가 주어졌는지 점검한다.

 

교단 2019년의 교단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 변화와 회복을 위한 의미 있는 날개를 펼쳤다.
올 상반기 교단의 관심은 작년 연말에 불거진 교단 소속 목회자의 그루밍 사건 후속조치, 총장 선출 등 총신 정상화 방안 모색, 3·1운동 100주년 정신 계승에 쏠려 있었다. 교단은 그간 목회자의 성윤리 문제로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교단은 사상 처음으로 전국 목회자 및 교회 직원을 대상으로 성윤리 교육을 권역별로 실시했다. 내용적으로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의적절한 교단의 대처가 주목을 받았다.
극심한 갈등을 겪은 총신대학교는 이재서 총장 선출 이후 내부 정비 및 재정 확보, 운영이사회 폐지 등 새로운 변화로 임시이사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학교 정상화 노력에 발목을 잡는 사건도 불거졌다. 전 재단이사들의 해임부당 소송, 일부 교수의 성희롱 발언과 이로 인한 내부구성원 갈등이 표출됐다.
또한 몇 년 전부터 가동하고 있는 역사위원회와 함께, 3·1운동 100주년을 전후해 역사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한 해였다. 올해 교단은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교회에 기념패를 전달하고,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역사에 있어 후발주자인 만큼 역사 발굴 및 보전과 더불어, 역사적 가치와 정신 계승을 위한 후속 노력도 동시에 가져야한다는 숙제가 주어진 해였다.
거대해진 교단의 허점도 드러난 해였다. 교단 소속 교회의 신종 이단 행태, 신학적 관점 충돌, 끊이지 않는 목회자의 일탈 행위 등이 불거졌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규모의 논리가 아닌 내실 있는 관리와 함께 신학적 근육 강화의 시급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변화와 회복을 위한 교단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무너진 영성 회복을 위해 교단 차원에서 기도운동을 일으키는 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 이와 더불어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교육개발원 및 다음세대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이들 기구들이 피폐해져가는 목회현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2019년은 교단의 외연확장에 모멘텀을 얻은 해이기도 했다. 올해 총회는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받았다. 교단 차원에서 직접 대북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차제에 쉽지 않은 대북지원사업자 자격을 잘 가꾸고 키워 복음적 평화통일을 선도하는 교단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교단 산하 교회들이 교단을 통한 강원도 산불 피해 지원에 많은 성원을 보여줬다. 소속 교회에 신뢰를 저버리지 않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교단차원의 대사회를 향한 영향력 있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총회라는 카테고리에는 총회의 정치화, 개인의 잇속을 챙기려는 소아적 정치 행태, 행사 위주의 비생산적 교단 운영 고수 등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진정한 변화와 회복을 이끌기 위한 부정적 요소를 경계하고 틈을 주지 않는 노력이 새해에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교단이 순기능을 할 때, 산하 교회의 안정과 부흥, 나아가 많은 갈등으로 아파하는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교계 2019년 새해 한국교회와 사회는 희망을 갖고 시작했다. 답보 상태였던 남북평화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길 소망했다. 특히 교회가 주도했던 3·1운동의 100주년을 맞아 민족을 향한 소명의식이 일어났다. 교회 내부적으로도 갱신과 변화의 열망이 충만했다. 선교적 교회론을 바탕으로 교회에 대한 이해와 목회에 대한 접근이 급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는 기대하던 평화와 화합 대신, 갈등과 분열로 2019년을 마감하고 있다. 세계사에서 30년 전 폐기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좌파와 우파의 이념논쟁이 다시 한국을 갈라놓았다. 그 중심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이 있다. 전 대표회장은 8월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탄핵 8·15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계기로 한국교회와 사회의 보수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이념과 결합한 기독교 신앙은 정부뿐만 아니라 교회 내부로도 칼을 돌렸다. 소위 ‘교계에서 활동하는 좌파 빨갱이’ 명단이라는 가짜뉴스가 퍼져나갔다. 박원호 총장(실천신대)은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을 “3·1운동을 주도한 100년 전에 가졌던 역사의식은 사라지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상황이 다시 얼어붙은 것도 올해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한 후, 다시 북한의 무력시위와 유엔과 미국의 경제제재 악순환이 재현되고 있다. 평화통일연대 윤은주 사무총장은 “다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예장통합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을 사실상 허용한 것도 교계 안팎으로 논란이 됐다. 교단 헌법을 어긴 교회, 그것을 치리하지 못하는 총회 모두가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반면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일어난 불매운동 및 여행안가기운동에 차분히 선교적 관점에서 대응한 것은 긍정적이었다. 동성애를 비롯해 낙태죄 폐지, 대체복무제, 목회자 납세 등의 문제도 과거보다 ‘소통’을 중시하면서 대안을 모색했다.
분열의 2019년을 마감하면서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목회현장의 변화다. 선교적 교회 의식을 가진 젊은 목회자들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 교회의 약점인 이념과 물질주의, 개교회주의를 극복한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2020년의 희망을 본다.

박민균 박용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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