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사람의 손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일은 이 손으로 한다. 놀라운 일을 해내고 또 큰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 사람의 손재주는 더욱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체에 있어 손이 그렇게 능력이 뛰어날 수 있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볼 때도 매우 기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 몸에는 총 206개의 뼈가 있다. 이 중 양손이 차지하는 뼈의 개수는 무려 54개라고 한다. 그 수로만 본다면 말 그대로 ‘손바닥만한’ 지체에 몸 전체 뼈의 25%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손은 14개의 손가락 뼈, 5개의 손바닥 뼈, 8개의 손목뼈로 구성돼 자유자재로 또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손에는 수많은 미세 혈류가 분포되어 있으며 모든 신체 조직과 연결된 신경망도 매우 세밀하게 이어져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손의 감각은 더욱 뛰어나다. 손의 감각만으로도 어둠 속에서 사물을 식별하고 온도도 감지한다.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는 이 손으로 모두 다루고 있으니 인체에서 이 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을까 싶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손을 주셨다. 그 손으로 일하고 그 손으로 하나님의 뜻을 펼치라는 것이리라. 우리는 이 손만 가지고도 큰일을 할 수 있다. 손에 쥔 것이 아무 것도 없어도 손 자체의 능력만으로도 놀라운 일을 해내는 것이다. 모든 창조적 일은 손으로 하고 온갖 예술작품과 과학적 성과도 이 손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손. 그런데 이 손이 어떤 때 가장 가치 있을까? 많은 돈을 잡을 때? 많은 일을 해낼 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손이 최고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은 그 손이 따뜻할 때다.

주님은 그 손으로 나병환자의 더러운 몸을 만져주셨다. 그 손으로 떡을 떼어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셨다. 그 손을 대시니 앞을 못 보던 사람의 눈이 뜨였다. 그런 사랑과 능력을 나타내시던 그 위대한 손에 못이 박혔다. 예쁘게 관리하고 보석반지로 꾸민 손보다 못 박힌 그 손은 더욱 아름답다.

나는 주님의 손 같은 가치를 드러낸 적이 있는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생각한다. 지금, 글을 쓰겠다고 부지런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내 열 개의 손가락. 그 하나하나가 누군가를 터치할 때 따뜻함이 전해질까? 주님의 그 창조적인 능력을 얼마나 드러내고 있을까?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열심히 움직이던 내 손이 갑자기 부끄러워하며 슬그머니 뒤로 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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