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미지 동반 추락, 한기총 위상도 급격히 축소
 

전광훈 목사(왼쪽)가 지난 3월 한기총을 내방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 목사는 공개적으로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에도 전 목사는 올 한 해 현 정부를 비판하는 언행과 집회를 이어갔으며, 한기총은 개신교 대표성을 잃어갔다.
전광훈 목사(왼쪽)가 지난 3월 한기총을 내방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 목사는 공개적으로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에도 전 목사는 올 한 해 현 정부를 비판하는 언행과 집회를 이어갔으며, 한기총은 개신교 대표성을 잃어갔다.

2019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목회자는 전광훈 목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 1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에 선출된 전 목사는 연합 사업이 아닌 정치에 뛰어들어, 1년 내내 현 정부를 비판하는 과격한 언행과 집회에 앞장섰다. 광화문에서 시작한 대형집회는 단식투쟁으로 이어졌고,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주장은 실제 청와대에 진입하려는 시도로까지 번졌다. 이에 따른 고소고발로 압수수색과 경찰 조사도 받았다.

전광훈 목사의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 아닐 때는 그 행보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대표회장의 이름으로 하는 발언과 행동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다수의 기독교 단체들이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일부 극우 성향의 개신교인들은 전 목사의 의견에 동의하며 앞 다투어 집회에 참여했다. 기존 태극기 부대와 합쳐져 그 숫자는 불어났고, ‘언행이 과하긴 하지만 그 애국심에는 동의한다’는 의견들이 모아졌다. 그 결과 현재 전 목사는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보수 기독교인의 표를 뒤에 업은 정치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전광훈 목사가 정치에 나서는 동안 한기총은 고사 상태다. 주요 교단들이 이단성이 있다고 지적한 변승우 씨를 회원으로 영입하며 비판을 받았다. 회원 교단 중 가장 큰 교세였던 기하성여의도 측이 한기총을 행정보류한 후 한기총은 재정난에 빠져 직원까지 해고했다. 올 한해 광화문 집회 외에는 이렇다 할 연합 사역도, 눈에 띄는 행사도 하지 못했다. 청와대에서 한기총을 포함해 초청했던 7대 종단 지도자 모임에서도 배제됐다. 청와대는 이제 연합기관 대표가 아니라 주요 교단 교단장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법인 신청을 하면서, 그동안 한기총이 가지고 있었던 대정부 대표성을 가져올 채비를 마쳤다.

전광훈 목사의 행보는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토록 염원했던 국회 입성이 이뤄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기총은 내년 1월 정기총회를 진행한다. 전 목사는 대표회장 연임의사를 밝힌 상태고, 출마를 노리는 제2, 제3의 인물도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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