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상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이사장·전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위기의 한반도 위한 평화 논의 더 깊어진다”
한국전쟁 70주년  맞아 민족통일 문제 신학 중심주제 될 것 … AI 논의도 큰 기대
이념 갈등 해결 위한 한국교회 태도 ‘주목’ … ‘마을목회’ 활발한 연구 많은 논점줄 것

노영상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이사장·전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노영상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이사장·전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2020년에 기념할 가장 큰 역사적 기록은 한국전쟁 70주년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의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 주변의 국제정세는 한국 직전과 많이 닮아있다. 한반도가 세계열강에 에워싸여 우리 민족의 의지와 상관없는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의 이권이 한반도 주변에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남북한을 위시한 4개국 열강의 군비가 날로 증강하는 요즈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내음이 한반도를 엄습해옴을 느끼게 된다. 남북한의 동포끼리 서로 불신과 적대감을 키우기만 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강토를 비극적 전쟁터로 내주는 빌미가 될 것이다. 이전 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웠던 사이였다 할지라도, 이제 우리 국민과 정부 모두 교류 협력에 노력하며 상호 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일면 국제간에 서로 협력하고 국방을 든든히 함과 동시, 우리의 가슴속에 평화에 대한 신념과 민족에 대한 사랑을 강화함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갈 뿐 아니라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사랑과 평화를 이 한반도에 펼쳐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년은 5·18민주화운동 4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또 국회의원 선거가 4월에 예정되어 있다. 사회적인 좌우 대립, 교계에서도 진보와 보수 간의 대립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염려해 본다.
=구약성경에선 두 가지의 사관이 존재한다. 보수적인 역대기 사관과 진보적인 신명기 사관이다. 역대기 사관은 무조건적 언약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어떠하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보호해주실 것을 말하는 반면, 신명기 사관은 순종하면 복과 생명을 얻을 것이나 불순종하면 징벌과 사망이 임한다는 조건적 언약으로 되어 있다. 이에 있어 우리는 전자의 예언자 그룹들의 진보적인 생각과 후자의 제사장 그룹들의 보수적인 생각을 적절히 종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보수적 생각과 진보적 생각은 얼핏 보면 서로 충돌하는 것 같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사회엔 현실의 안정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생각도 필요하지만, 현실을 개혁하고자 하는 진보적인 생각 또한 필요하다. 이에 너무 흑백논리로 양 의견을 갈라 세우기보다는, 양 의견 사이의 피치 못할 차이를 좁혀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2015년 파리에서 열렸던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제정된 파리협정이 적용되는 해이기도 하다. 환경에 대한 교회의 신학적 태도는 어떠해야 하나.
=우리는 환경의 문제를 자원을 절약하며 절제하는 생활을 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은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오늘 우리의 환경문제엔, 정치적인 면, 경제적인 면, 사회적인 면, 윤리적인 면 및 심층의 인간의 가치관과 마음의 문제 등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들이 게재되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총체적인 문제로서 영적인 면과도 깊이 연관돼있다. 우리의 근본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극복될 수 없는 문제이다. 이에 나 개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있어서의 치열한 회심의 역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요청되는 것이다.

▲교회는 세계와 그 안에 있는 세계교회의 형편에 대해 어떤 시각을 취해야 할까.
=오늘 민족주의의 입장에서의 자국우선주의가 국제정치에 있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국에 유익 되는 일이라면 다른 나라의 입장을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를 이용하여서라도 자기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것이 오늘의 추세다. 더 위험한 것은 선거에서의 자기 정당의 승리를 위해 국제관계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바댜서와 나훔서는 특히 강한 나라들이 약한 나라들을 배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개인 간에 윤리적 책임이 있듯 국가 간의 관계에도 윤리적 의미가 게재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세계윤리의 구상은 21세기의 인류를 향한 하나의 큰 과제로서 우리 신앙인들은 성경 속에 나타난 국제도의의 요체를 파악하여 세계윤리를 세워나가는 데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자기의 유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입장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을 국제정치상에서도 구현할 책임이 우리 인류에게 있는 것이다.
 
▲교회는 사회의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서로 사이에 의견이 충돌할 때, 우리는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무슨 주장을 하는지 잘 경청해보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 서로 주장하게 되면 이야기의 진전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대화의 상대를 지워버리는 일종의 독백과 같은 것이다. 사회가 교회를 비판할 때도 그 비판이 내용이 무엇인지 경청한 다음, 그에 대한 우리의 대책을 수립해나간다면 문제의 해결이 좀 더 쉬워질 것이다. 사회가 말하는 여러 논점들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사회문제에 적극 개입하려는 교회의 노력이 요청된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빠르게 과학기술문명이 발전하고 있는데 교회는 이러한 기술문명의 발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과학의 발전은 그에 상응하는 사회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특히 세 분야에서의 과학적 발전이 인류의 미래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는 컴퓨터 기술의 발전에 따른 정보통신 분야의 변화와 멀티미디어의 확산이다. 다음으로 생명공학 분야의 발전에 의한 변화이며, 마지막으로 물리학에서의 발전에 의거한 영향을 말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뇌과학의 발전에 따라 기계의 지능이 인간을 능가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인간 됨의 문제를 보다 더 진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우리 인간의 영성적 차원을 의미 있게 바라보는 우리 신앙인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내년에 한국신학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소개해주시고 한국신학계와 교계를 향한 바람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달라.
=이미 앞의 내용에서 내년도 신학계의 관심이 유추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로 전쟁과 평화에 대한 문제가 신학적인 중심 주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인공지능에 대한 신학적인 논의들도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뇌과학과 신경과학의 발전에 따른 신학적인 연구들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 본다. 신학 모든 분야에서 뇌과학의 연구 결과들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질 것이다. 아울러 ‘마을목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된 바 있는데, 개인주의적 행복론이 만연한 이 시대에 이에 대한 연구는 우리에게 많은 논점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사회와 밀착된 더욱 갱신된 교회의 모습들이 등장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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