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한 기존 콘텐츠는 한계 … 다음세대 ‘롤 모델’ 되고파 시작
다양한 고민과 아픔 적극 소통하며 교회 진입장벽 낮추고 싶어

 [성탄특집 유튜브 청춘]  새 미디어시대 기독교 알리다  

 

미디어 세계에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발생하고 있다. 글(text)에서 영상(image)으로 무게중심이 변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유튜브를 비롯한 SNS가 있다. 최근 수많은 인플루언서(influencer)와 인기 유튜버(Youtuber)가 이러한 매체를 통해 배출되며 연예인 같이 인기를 누린다. 이 가운데 유튜브에서 기독교 콘텐츠를 다루며 혜성처럼 등장한 사람들이 있다. 유튜브 채널 ‘헌이의 일상(최진헌)’, ‘kei is loved(배가현)’, ‘종리스찬TV(이종찬)’가 그 주인공이다. 차세대 기독교를 이끌고 갈 이들을 만나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기독교에 대해 논해봤다.

▲자기소개와 채널 소개 부탁합니다.

이종찬(이하 종찬) : ‘종리스찬TV’를 운영하는 이종찬이구요. 현재 벧엘선교교회(김성숙 목사) 청년부 담당 사역자입니다. 유튜브 채널은 처음에 교회 청년들 QT를 위해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스트리밍과 고민상담 등을 하고 있습니다.

배가현(이하 가현) : ‘kei is loved’를 운영하고 있고요. 목동성문교회(고동훈 목사)에 출석하면서 유튜브에서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같이 묵상해요’라는 QT 나누는 영상을 많이 올리고 이 외에 찬양 커버, 일상, ASMR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어요.

최진헌(이하 진헌) : ‘헌이의 일상’을 운영합니다. 수원예안교회(최윤영 목사)에서 교육전도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총신대 신학과 학생이고 유튜브는 일상에 관련된 영상을 올립니다. 학교생활, 데이트, 교회사역, 메이크업, 헤어스타일링 등입니다.

▲유튜브를 왜 시작했나요.

진헌 : 다음 세대 친구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시작했어요. 학생들은 문화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그 아이들과 접촉하기 위해서 유튜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현 : 복음에 대해 제가 받은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어요. 이런 얘기는 목사님 전도사님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친한 언니, 친구, 동생이 편하게 전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종찬 : 그냥 해보고 싶었어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지만,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기독 유튜브를 시작했죠.

▲기독 유튜브는 왜 필요한가요.

종찬 : 지금은 영상 패러다임으로 변하는 시대입니다. 다원화된 시대에 많은 사람이 다양한 영상을 찾고 있어요. 이때 기독교적인 소스가 그 영역을 많이 구축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 유튜브가 영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죠.

가현 : 기존의 기독교적 콘텐츠가 ‘올드(old)’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내가 느낀 하나님의 사랑을 좀 더 매력적으로, 쉽고 재밌게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언니, 친구, 동생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해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진헌 : 다음 세대 친구들이 따라 하고 싶은 ‘롤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롤 모델을 따라 하거든요. 아이들이 세상에서 자신들의 믿음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독교적 롤 모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튜브를 하면서 어떤 점이 힘든가요.

종찬 : 유명해지고 싶은 유혹을 참는 것이 힘들죠. 구독자, 조회 수를 확보하기 위해 자극적인 이슈를 다루고 싶을 때가 있어요. 이런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유튜브가 괴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초현대적 감각을 가진 플랫폼에서 진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가현 : 처음 내가 생각했던 콘텐츠를 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가끔 저에게 너무 엄격한 기준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럴 때 압박감을 느껴요.

진헌 : 가장 힘든 것은 악플이죠. 유튜브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악플은 거의 매일 달리거든요. 때때로 사역자로서 저의 자격을 운운하시며 그만두라는 분들도 있어요. 다양한 스토리로 공격하죠. 이러다 보니 관심을 받는 게 무서워지기까지 했죠.

▲그렇다면 유튜브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즐거웠던 것은 언제인가요.

종찬 :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메일이나 DM이 와요. “매일 출근하면서 보고 있다”, “영상을 통해 많이 배운다” 등.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하나님 뜻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껴요.

가현 : 저도 댓글이나 DM을 통해 위로받아요. “한동안 청년부 안 나가다가 (영상을 보고) 다시 나가게 됐다”든지, 최근 수능 응원 영상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위로를 받았다”든지 하는 글이 올라와요. 이걸 보면서 제가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나요.

진헌 : 저도 그런 연락들을 받을 때 즐거워요. “다시 믿음 생활을 시작했다”, “교회에 가보려고 한다”는 연락이 올 때 악플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머리가 환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최근 청년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종찬 : 제가 최근에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교회를 떠나야 하나요?”입니다. 그럴 때마다 교회를 떠날지 말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핵심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답해줘요. 당신과 하나님이 가까워질 수 있는 답이 뭔지 고민해보고 판단하라고 조언하죠.

가현 : 제가 접한 많은 청소년, 청년들은 ‘자존감’의 문제를 고민해요.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거죠. 저는 이 문제가 ‘예수님’을 알아야 해결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내 뿌리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저는 예수님을 전해요.

진헌 : 제가 만난 어린 친구들은 친구 관계나 성적인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아는 부분이라면 그 친구들에게 성실히 답변해줘요.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답변하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종찬 : 저는 요새 ‘넘쳐흐르다’(overflow)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요. 제 안의 본질, 즉 복음이 흘러넘쳐서 많은 사람에게 나만의 스타일로 하나님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현 : 기독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교회 안에만 있으면 비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지 못해요.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관심을 갖고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헌 : 우리 유튜버와 <기독신문> 모두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대 간의 소통과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런 기획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종리스찬TV - 성경에 대한 최소한의 논리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만든 영상

맹목적인 신앙생활은 no! 자신이 가진 신앙의 정체성을 누구에게나 설명할 수 있도록 성경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철학적, 신학적 논리를 다룬 영상입니다!

kei is loved - 기독교인이 노래방에 갔을 때..

kei is loved는 세상과 하나님 사이의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은 기독교 채널로써, 해당 영상은 기성 가요를 신앙적으로 개사하여 많은 이들에게 유쾌하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상입니다.

헌이의 일상 - [VLOG] 전도사의 하루/주일 브이로그

전도사의 하루를 담은 영상입니다. 일상을 공개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세상에 믿음을 당당히 드러내는 영상입니다.

나도 유튜버? 어렵지 않다  ‘종리스찬TV’ 동행취재

‘종리스찬TV’ 운영자인 이종찬 전도사가 영상을 통해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종리스찬TV’ 운영자인 이종찬 전도사가 영상을 통해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함께 QT하는 남자, 인사드립니다”
짧은 시간 묵상 말씀 나누며 꾸준히 업로드 … “시작이 중요”


“저는 뭐 특별한 건 없어서요.”

종리스찬TV 채널의 운영자인 이종찬 전도사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유튜브 영상의 기획과 촬영, 편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이 전도사 자택을 찾았다.

이종찬 전도사가 올리는 영상은 주로 QT(말씀묵상)의 나눔이다. 그는 주로 오전 중에 말씀을 묵상하고 이를 정리하여 영상을 촬영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사역하는 교회의 청년부들과 나누기 위해 이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 청년 이외에도 많은 기독 청년들이 그의 영상을 시청한다.

“저는 (편집을) 거의 안 해요.” 편집하는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다시 한 번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실제로 많은 유튜버들은 편집자를 따로 둘 만큼 편집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이종찬 전도사는 영상 편집을 많이 하지 않는다. 꼭 탁월한 편집이 있어야만 구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예시다.

이날 촬영 장소는 그의 방이었다. 종종 외부에 나가서 촬영하기도 하지만 이 전도사는 대부분 자신의 방에서 촬영한다. 그곳에는 촬영을 위한 장비들이 갖춰져 있었다. 마이크가 달린 카메라, 조명기구, 커튼 등 혼자서 촬영하기에 적합한 도구들이었다.

미리 허락을 받고 이종찬 전도사의 촬영을 지켜봤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함께 QT해주는 남자 이종찬 전도사 인사드리겠습니다.” 첫 인사를 떼고 약 3분 동안 이 전도사는 오전에 묵상한 말씀을 함께 나누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동안 본문에 대한 설명과 느낀 점들이 집약되어 있었다. 그리고 항상 하던 것처럼 이 전도사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 “저는 내일 영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피스~”

영상 촬영이 끝나자 이 전도사는 파일을 바로 컴퓨터에 옮겼다.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를 실행한 이 전도사는 영상에서 말이 꼬이거나 이상한 부분들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편집 시간도 30분 내외. 속전속결이었다. “저는 편집에 많은 공을 들이지 않는 편이에요. 자막도 넣고 효과도 넣으면 더 오래 걸리겠죠.” 1일 1 영상을 올리는 이 전도사에게 많은 편집 시간은 독이 될 수 있다.

자막과 효과가 없어도 시청자들이 그의 방송을 즐겨보는 이유가 있다. 빨리 감기를 해 놓은 것 같은 속도감 있는 말투와 귀에 명확하게 들리는 발음 그리고 언제든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짧은 영상의 길이다. 게다가 듣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명확한 인사이트(insight). 이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종리스찬TV는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이종찬 전도사는 누구나 유튜브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즐기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꾸준하게 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는 성실함만 있다면, 유튜버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 알아두면 좋은 유튜브·SNS 용어

▲브이로그 v-log : Video+Blog의 합성어로 블로그를 영상으로 제작한 형태. 개인적인 일기처럼 유튜버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영상.
▲커버 음악(영상) : 기존에 알려진 가수의 음악을 부르거나 유명인의 영상을 따라 하여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것.
▲포텐 터지다 : Potential이라는 영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잠재력이 터진다는 것을 의미. 주로 특정 영상의 조회 수가 급등하거나 시청 시간이 많아졌을 때 사용.
▲인사이트(insight) : 통찰력이라는 의미. 말씀 및 현상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할 때 ‘인사이트가 좋다’는 표현을 사용.
▲디엠(DM) : Direct Message의 준말로 구독자들이 인플루언서 혹은 유튜버에게 개별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의미.
▲인플루언서 : Influence에 -er을 붙여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최근 SNS에서 대중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의미. 이들은 연예인과 같은 인기를 누림.
▲스트리밍 : 인터넷에서 음성,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 유튜버들이 실시간 방송을 할 때 ‘스트리밍을 한다’고 표현.
▲ASMR :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감각쾌락반응)의 준말로 청각(소리)적인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것. 음식을 씹어 먹는 소리, 장작이 타는 소리 등 일상적인 소리를 극대화해 영상화하는 경우가 많음.
▲겟레디윗미 GRWM : 외출을 준비하는 영상. 보통 유튜버가 잠에서 깨 맨 얼굴로 화장이나 머리 손질을 하며 외출을 준비하는 모습을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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