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새로운 가정을 맞이하라

5월이면 교회에 가기가 꺼려진다는 이들이 있다. 가정의 달이란 이름도 좋고, 설교에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은데, 설교를 듣다보면 어느 틈엔가 자신은 목사님이 말하는 ‘정상 가정’에 들지 못하는 ‘비정상 가정’ 혹은 ‘결손 가정’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성도들을 깨우치고 위로하려 준비했던 설교가 뜻밖에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전형적인 가정(가족)에 속하지 못한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정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가정은 과거의 전형적인 가정 형태가 해체되는 한편, 다른 모습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수의 29.2%에 달했고, 혼인 건수는 6년 연속 감소했으며. 출산율은 0.98명으로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채 1명의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가정의 현실을 부부 관계로 따져보면 이혼, 별거, 사별, 재혼, 독신, 기러기 등으로 분화됐고, 부모와 자녀를 중심으로 보면 편부, 편모, 조부모 동거, 소년소녀 가장, 무자녀, 입양가족, 재혼 등의 다양한 형태로 번져가고 있다. 노인세대 역시 양로원이나 요양원, 호스피스 등 가정을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방식이 늘고 있다.

이 같은 가정의 변화는 교회라고 예외가 아니다. 비율은 덜할지 몰라도 적지 않은 이들이 새로운 형태의 가정에 속해 있다. 문제는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교회들이 종전의 전형적인 가정 형태만 존중하거나,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빠와 엄마, 자녀로 이뤄진 가정이 이상적인 가정이고, 그렇지 않는 가정 형태는 비정상이라 생각하는, 이른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고착된 기독교인이 많다. 설교를 비롯해 교회 프로그램 역시 고착화된 생각과 틀 안에서 움직이고, 이렇다보니 상처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성경은 고아와 과부를 보호하라고 했는데, 정작 그들은 주변의 시선과 왜곡된 인식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결혼에 대한 생각 역시 마찬가지다. 젊은 남자와 여자는 마땅히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했으면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생각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이에, 거기에 부합하지 못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싱글들은 교회에서 아웃사이더로 전락하거나, 교회를 떠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11월말 ‘가족 다양성 시대, 현행 법령의 개선과제’를 주제로 ‘가족 다양성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부모, 미혼모,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정부뿐만 아니라 문화와 언론, 방송 등에서도 벌써 가정의 변화상을 주목하고 있다.

가정에 대한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기독교계가 제일 크다. 하나님이 가정을 만드셨고, 가정은 작은 교회다. 더불어 가정에 대한 관심은 교회가 가장 커야 마땅하다. 예수님은 낮은 자를 위해 오셨다. 그동안 교회 안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은 사람들이 존중받았다면, 이혼한 사람, 결혼하지 않은 사람, 자녀가 없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필요하다. 그렇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

조준영 기자


2047년이면 ‘1인 가구’ 38%나 된다
가구 유형 통계서도 변화 확인 … 인구 고령화도 가속화

가정의 변화는 가구 유형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갈수록 증가해, 2047년에는 10가구 중 3.7가구가 1인 가구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부부와 자녀가 같이 사는 가구는 갈수록 줄어들어, 1인 가구 비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통계청이 9월 18일 발표한 ‘장래가구특별추계:2017-2047’에 따르면 2017년에는 가구 유형이 부부+자녀 가구(31.4%), 1인 가구(28.5%), 부부 가구(15.8%), 부(모)+자녀 가구(10.2%) 순으로 많았으나, 2047년에는 1인 가구(37.3%), 부부 가구(21.5%), 부부+자녀 가구(16.3%), 부(모)+자녀 가구(9.5%) 순으로 변화할 전망이다.<표>

인구의 고령화도 가속돼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17년 20.4%에서 2047년에는 49.6%로 2.8배 증가한다. 가구주 연령 또한 2017년에는 40∼50대 가구주가 전체의 46.7%로 가장 많았으나, 2047년에는 60∼70대가 41.2%로 가장 많아질 전망이다. 여자 가구주 또한 증가해, 2017년에는 여자 가구주가 30.4%였으나, 2047년에는 39.2%로 증가한다.

가구주의 성별 혼인상태도 변화를 보여, 2047년까지 유배우 가구주는 감소(14.6%p)하는 반면, 미혼 가구주는 증가(9.1%p)한다. 2017년 가구주의 혼인상태는 유배우(62.4%), 미혼(16.9%), 사별(11.3%), 이혼(9.4%) 순이었으나, 2047년에는 유배우(47.8%), 미혼(26.0%), 이혼(13.8%), 사별(12.3%) 순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조준영 기자


‘싱글’을 이해하고 응원하라

필수 아닌 선택이 된 결혼 … “결혼 대기자로 훈계 말고 존중해야”

# 서울 노원구에 사는 여성 A씨(44세)는 주일예배 축도가 끝나면 예배당 문을 나서기가 바쁘다. 작은 교회라 교인들이 매주 점심식사를 같이함에도 불구하고, 될 수 있으면 교인들과 안 마주치고 싶다. “좋은 소식 없냐” “더 늦어지면 힘들다” 교인들의 말에 일일이 대답하기도,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도 않아서다. 교회에서 어느 모임에 소속할지도 고민이다. 여전도회에 가기도 그렇고, 청년부에 속하기도 애매하다. 나이는 있지만 싱글인 상황에서 집사 직분을 받기도 민망하다. 여집사라고 하면 당연히 남편도 있고 자녀도 있을 걸로 여길 텐데, 그렇지 않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분인 것 같아 내년에도 마다할 생각이다.

30세 중반 이후 40세 이상 미혼 남녀(싱글)들이 교회마다 늘고 있다. 비단 교회에서만이 아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30대 싱글 비율이 36.3%였고, 40대도 13.6%나 됐다.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싱글은 소수가 아니다. 싱글이 이렇게 느는 이유는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결혼이 필수였다면, 요즘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선택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개인주의, 교육 수준 향상 등의 이유로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범이나 전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안정된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시대에 이른바 결혼적령기의 남자는 주택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여자는 혼수 마련과 출산, 경력 단절 등의 대한 부담감으로 결혼을 주저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三抛世代)의 비애는 결혼에서 정점을 이룬다.

상대적으로 깨어있는 일부 교회들이 이런 현상에 발맞춰 30∼40대 싱글 청년들을 위한 별도 청년부나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싱글 모임조차도 목적이나 주제가 ‘결혼’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싱글을 그 자체로 인정하기보다 ‘결혼 대기자’로 간주하는 것이다.

<싱글라이프>를 쓴 심경미 목사가 수영로교회 청년콘퍼런스에서 싱글의 신앙생활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싱글라이프>를 쓴 심경미 목사가 수영로교회 청년콘퍼런스에서 싱글의 신앙생활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싱글 사역을 보다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싱글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근 <싱글라이프>라는 책을 펴낸 심경미 목사는 “싱글 자체가 완성된 삶이 아니라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있는 삶으로 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귀한 존재임을 인지하며,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각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목사는 “구약의 엘리야, 엘리사가 싱글이었고, 바울도 싱글이었다. 결혼은 귀한 것인데 억지로, 떠밀려 결혼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싱글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권면이나 훈계가 아니라, 싱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심 목사는 교회들이 싱글들을 위한 부서를 만들거나, 적어도 소그룹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싱글들끼리 모여 말씀을 나누고 함께 시간을 나누면서 싱글 기간을 어떻게 잘 보낼 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심 목사는 목회자들이 설교에 있어서도 싱글이나 이혼한 이들, 사별한 이들을 함께 품을 수 있는 설교를 해 줄 것을 주문했다.

심 목사는 싱글들을 향해서도 현재 자신의 삶의 방식은 싱글 라이프를 긍정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목사는 “결혼을 해도 어차피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 싱글로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결혼을 해도 잘 산다”며 “여유를 갖고 자기 삶을 먼저 사랑하며 살라”고 조언했다.

조준영 기자


“입양은 한 생명을 회복시키는 일”

‘입양가족’ 김동석 목사·김인옥 사모 “가족형태 문 열어야”

김동석 목사 김인옥 사모 가정은 대표적인 입양가족 가운데 하나다. 아들 하림을 선물로 받은 후, 찬수, 시연, 그리고 성인입양한 범진이까지 3명의 자녀를 가슴으로 낳았다.

2002년말 서울에서 부목사로 시무하던 중 김 목사 부부는 한 성도의 가정이 시설에서 맡긴 아이를 단기간 돌봐주는 위탁사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입양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던 김 목사 부부는 그 교회를 사임하게 된 마지막 날 성도의 집에 찾아가 “입양은 할 자신이 없지만 위탁을 할 수 있겠다”면서 그 방법을 물어봤다.

그때 성도는 김 목사 부부에게 마침 위탁하고 있던 아이를 안겨주었다. 김인옥 사모는 “아이를 받아들었는데 전율을 느꼈다. 형언할 수 없는 뭉클한 마음이 들면서 입양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첫 번째로 입양했던 찬수는 당시 생후 6개월이었다. 이후 김 목사 가정은 2005년 생후 4개월이었던 딸 시연을 두 번째로 입양했다. 부부는 영아원에 가서 봉사를 했는데 다녀오면 늘 영아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했다. 부교역자여서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가불을 요청해서 입양수수료를 마련, 아이를 데려왔다.

김동석 목사는 교회 내에 다양한 가족형태가 존재함을 의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왼쪽부터 범진, 김인옥 사모, 시연, 김동석 목사, 하림, 찬수.
김동석 목사는 교회 내에 다양한 가족형태가 존재함을 의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왼쪽부터 범진, 김인옥 사모, 시연, 김동석 목사, 하림, 찬수.

세 번째 입양도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안성으로 자리를 옮겨 교회를 개척하고 인근 동아방송예술대학을 중심으로 사역했던 김 목사 부부는 한 청년의 상담요청을 받았다. 23살이었던 범진이었다. 교회 개척 초기부터 성실하게 출석했던 범진은 뜻밖에도 자신이 11살때부터 고아로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졸업 후 학교에 조교로 남을 예정인데 혼자서 독립해서 생활해 본 적이 없어 염려가 된다면서 기도 후원자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범진의 입양은 다른 두 아이의 경우와 달리 매우 어려웠다. 성인입양이 드문 사례였기 때문에 주변에서 반대가 매우 심했기 때문이었다.

김동석 목사 부부는 “입양은 단지 선한 일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한 생명을 회복시키는 일”이라면서 “가족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은 결혼을 해서도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기 매우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또 김 목사 부부는 “입양은 인구감소, 가정회복, 낙태, 청소년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입양운동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김 목사 부부는 “입양가족의 숫자는 정확한 통계가 잘 밝혀지지 않았으나 결코 적지 않고 비공개 입양을 하고 있는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교회 안에도 많은 이들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교회의 입양에 대한 이해는 아직 미진한 편"이라고 염려했다.

김 목사 부부는 “성경에는 모세와 같이 입양해서 잘 성장한 사람도 있고, 계대결혼으로 자녀를 낳은 보아스와 룻과 같은 경우도 있다”면서 “구약만 해도 가족의 다양한 형태에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노충헌 기자


밀레니얼 세대, 가정은 변했다

박민형·진세현 부부 “교회의 정형화된 가치관 변화 필요”

31세 동갑내기 부부인 박민형 씨와 진세현 씨는 이른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다. 어릴 때부터 IT 발달의 혜택을 누린 반면, 사회에 진출할 나잇대는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에 시달렸다. 결혼 준비도 녹록치 않았다. 높은 집값에 낮은 이자의 신혼부부대출은 필수였고, 거기에 부모님들의 도움이 있어 겨우 작은 아파트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다.

박민형·진세현 씨 부부는 교회가 변화하는 가정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박민형·진세현 씨 부부는 교회가 변화하는 가정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스물아홉 살에 결혼했는데, 친구들에 비하면 빠른 편이요. 요즘은 남자는 서른 셋, 여자는 서른 하나 정도에 결혼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세현 씨의 말에, 민형 씨는 “요즘은 결혼에 대한 생각도 과거와 다르다. 결혼은 해도 되지만,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민형 씨 역시 그랬다. 결혼은 그에게 무거운 이슈가 아니었고, 막연하게 “좋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할 수도 있다”는 정도였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자유로운 반면, 맞벌이는 자연스럽게 ‘필수’가 돼 버렸다. 결혼 후에도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는 세현 씨는 “신혼집 마련부터 대출을 받아야 하는 시대다. 요즘 사람들은 무조건 맞벌이다”고 결혼적령기 세대들의 현실을 설명했다.

출산에 대한 생각 역시 과거와 다르다. 민형 씨는 결혼 전에 이른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을 꿈꿨다. 민형 씨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시간과 자유를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아기 없이 아내와 둘만 있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현 씨는 남편과 달리 결혼을 하면 자녀는 무조건 두 명을 낳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의견 차로 민형 씨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현 씨 역시 “남편이 자기를 잃고 싶지 않다는 데는 아기를 낳았을 때의 재정적인 부담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요즘 같은 세대에 내가 자녀를 잘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된다”며 민형 씨의 생각을 이해했다.

출산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의견을 나누는 가운데, 요즘 두 사람의 생각은 자녀를 낳되, 한 명만 낳자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서로가 한 명씩을 양보한 셈이다. 그렇다고 당장 아기를 가질 생각은 아니다. 세현 씨는 “빠르면 내후년에 낳을 생각이다. 그것도 계획일 뿐이지,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과 가정, 출산에 대한 기독교인의 정형화된 가치관 역시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형 씨는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결혼이나 출산에만 가치를 두는 설교는 없었던 것 같다. 그것만 강요하는 교회가 있다면 잘못이라 본다. 또 다른 행복이 있을 텐데, 한쪽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현 씨는 “결혼한 지 3년째인데, 교회 사역자들 가운데는 왜 아기를 갖지 않느냐고 말하는 분들은 없다. 다만 어르신들 가운데, ‘새댁은 아직 소식이 없나’고 넌지시 물으시는 분들은 있다”며 “자녀가 있나 없나 보다, 내가 지금 주님과 얼마나 많이 교제하고 자유하고 행복하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가족변화 대안 없으면 성도 떠난다”

이의수 목사 “다양한 가족형태 정확한 파악 서둘러야”

이의수 목사
이의수 목사

“현대 가족이 다양화된 이유를 이해하고 교회의 입장이 아니라 성도들의 입장에 서서 필요를 채워주어야 합니다.”

이의수 목사는 “현대의 가족형태는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하다”면서 “흔히 뉴스에서 볼 수 있는 1인 가족이나 딩크족, 조손가족이나 다문화가정 뿐만 아니라 개를 가족으로 보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가족에 대한 개념은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가족의 개념과 형태가 변한 것은 산업화, 특히 IMF의 영향 때문이며 현대인들이 욕구 충족과 경제적 유지를 가족의 형식보다 중요시하는 이유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오늘날 새로운 형태의 거의 대부분의 가족형태는 생존형 가족구조를 띠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IMF는 사회적 위기였고 가족의 해체를 가져왔다”면서 “그때 명예퇴직제도가 생겼고, 중고교를 중퇴하는 학생들이 속출했고, 이혼률이 증가했다”고 회고했다. 이 목사는 “또 도시난민과 빈민층이 형성됐고, 과거와 같은 가족형태의 유지가 힘들다고 여기는 풍조가 퍼져 결혼기피 및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 목사는 “이러한 변화의 모습은 원룸이나 쉐어하우스 등의 주거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이런 형태들이 생겨난 과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주거형태를 ‘죄’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러한 가족형태의 변화는 단지 사회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교회 내 성도들의 현실적 삶”이라면서 “그렇다면 교회는 새로운 가족형태를 이해하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교회 안에는 딩크족이나 조손가족, 다문화가정, 입양가족, 혼밥족 등을 위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또 이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비정상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생각도 없지 않다. 그 대신 4인 가정 또는 확대 가정이 한 집에서 살며 주일이면 온 가족이 손을 잡고 교회로 나와 각 부서로 흩어져 봉사하는 것을 모델로 여기고 있다.

이 목사는 “오늘날 웬만한 교회는 노년층을 위한 부서나 경로대학 등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가족의 형태와 인구의 구성이 바뀌면 교회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늘날 청소년들의 교회 출석률이 저조한데 이것은 교회가 청소년문제를 대비하지 못했고 여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가족형태의 정상 비정상을 따질 때가 아니라 변화되는 가족형태를 인지하고 지금부터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성도들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향후 인구변화와 가족형태의 다변화를 위해 지금부터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총회가 개교회에서 목회적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우선되어야 할 것은 교회 성도들이 어떤 형태의 삶을 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임과 교제, 봉사와 예배의 형식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노충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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