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총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총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총회 부총회장)

교회건 교단이건 생명주기이론이 있다. 생성기, 도약기, 지속적 성장기, 절정기, 정체기, 쇠퇴기, 사멸기다. 교단의 적통성과 법통성이 우리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WCC 문제로 분리가 되어 다시 시작할 때가 우리 교단의 생성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우리 교단은 두 가지의 기치를 가지고 똘똘 뭉쳤다. 첫째, 보수신학이 상실되어 버릴 혼란과 위기 속에서 유일하게 보수신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 맨 손으로 허허벌판으로 나와 우리 교단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가지의 공동 미션을 가지고 함께 초연결 신앙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김윤찬 목사님은 매킨타이어 박사에게 후원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었고, 명신홍 박사님은 직장암 4기의 몸으로 도미하여 인공항문을 차고 다니며 한국의 총신을 세우도록 도와 달라고 모금 동참을 호소하였다. 또한 장로들은 ‘13신앙실업인동지회’를 결성하였고 백남조 장로는 총신신축을 위하여 사당동에 1만8000평을 매입하여 총회에 헌납하였다. 바로 이때는 우리 교단의 도약기라고 할 수 있다.

생성기의 특징은 젊고 역동적이며 일을 많이 한다. 어린 애들이 한창 자랄 때 끊임없이 활동하고 움직이는 것처럼 멈출 수 없는 도전정신과 야성으로 질주한다. 그래서 교단 지도자들도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고 도전적이고 야성적인 마스터 플랜을 제시하며 역동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였다. 그러다가 우리 교단도 지속적 성장기를 맞는다.

도약기의 특징은 미래비전을 향한 도전과 야성을 기초해서 전략적인 부흥운동에 집중한다. 그러다가 우리 교단은 마침내 절정기를 맞았다. 그런데 어느 교회나 교단이든 절정기가 오래가면 좋지만 대부분 절정기가 짧은 것을 본다. 우리 교단도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

절정기를 지나면 대부분 안주하게 되고 정체기를 맞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도전하고 질주하는 것 보다는 누리려고 하고 편안함을 추구하게 된다. 그 결과 내부분열과 파괴적인 소모전을 하며 치고 박고 싸우게 된다. 그러면서 급격하게 쇠퇴기가 오고 사멸기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생명주기이론이다.

지금 우리 교단을 보면 공동체의 비전과 가치를 추구하기 보다는 내부분열과 파괴적 소모전을 많이 하는 것을 본다. 어떤 노회는 분리하면서 사무실 문제로 양쪽이 법률 비용만 해도 수억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동비전과 공동미션을 잃어버리니까 분열과 다툼, 공멸의 길을 가는 것이다.

유명한 교회론 신학자인 윌리엄 콜린스는 교회 안에 세 가지 동기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독자 이삭도 드릴 정도로 신앙의 본질만을 추구하고 지향하는 아브라함 동기이다. 둘째는 신앙의 제도나 외적인 규범, 혹은 교회의 전통을 추구하는 모세 동기이다. 교회도 사람이 모인 곳이기에 이 동기가 없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모세 동기가 대부분 아브라함 동기를 대적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세번째 동기인 바울 동기가 있어야 한다. 이는 율법이 복음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을 세워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바울의 교훈을 지향하는 동기를 말한다. 콜린스는 이 바울 동기를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설명한다.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지체들로 이루어진 몸인 것처럼, 본질과 제도가 서로 갈등하고 충돌할 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만이 이 갈등과 충돌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교회는 머리되신 주님 안에서 ‘우리’라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의식, 혹은 거룩한 공동체 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단도 마찬가지다. 교단의 모든 목사와 장로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라는 몸된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 공동체 의식과 신앙은 반드시 공적 비전을 만들어내고 공적 사역을 하게 한다. 그런데 우리 교단은 지금 공적 비전을 추구하며 공적 사역에 매진하고 있는가.
지금 우리는 교단의 생성기와 도약기, 성장기 시절의 그 뜨거웠던 영성과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 총회 100년을 설계하기 위해서 목사와 장로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의식을 회복하고 연합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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