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탐구센터 ‘비제도권교회 실태 조사’ 발표
한국교회탐구센터 ‘비제도권교회 실태 조사’ 발표
  • 노충헌 기자
  • 승인 2019.10.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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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교회, 공동체성 더욱 힘써라”
교단 소속 않은 비제도권교회 성도, 교회 운영에 대한 만족도 높아
“전통 교회 제도화와 세속화가 출현 원인 … 새로운 조망작업 필요”

교단에 속하지 않은 비제도권교회 성도들이 제도권교회 성도들보다 교회에 대해서 더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모와 체계를 갖춘 교회에 유리한 항목(훈련, 교육, 봉사 등)을 제외하고 교회의 본래적 속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적인 측면에 관해서 비제도권 교회 성도들이 더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진행한 ‘비제도권교회 실태조사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온 비제도권교회 사역자 이시종 전도사(왼쪽 두번째)가 교회 소개를 하고 있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진행한 ‘비제도권교회 실태조사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온 비제도권교회 사역자 이시종 전도사(왼쪽 두번째)가 교회 소개를 하고 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최근 비제도권교회 성도 227명과 제도권교회 성도 500명을 대상으로 2019년 5월부터 한달간 설문 및 면접을 통해 ‘비제도권교회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의 조사결과는 제도권교회가 가진 약점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토대로 제도권교회가 교회 내에서 성도들이 공동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먼저 정 교수가 조사한 비제도권교회는 독립교회협의회를 포함한 모든 교단에 속하지 않고 있었다. 교회 수로는 25개를 대상으로 했으며 이 중 14개 교회가 목회자를 두지 않고 있거나 목회자가 있어도 목회자로서의 특별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소위 ‘평신도교회’였다. 또 2교회는 주일에 모이지 않고 평일에 모이고 있었으며, 2군데는 교회를 표방하지 않지만 사실상 교회의 기능을 수행하는 일명 잠재적교회였다.

설문을 살펴보면 제도권교회 성도들의 ‘교회출석 동기’는 ‘가족의 권유, 인도로 출석했다’(61.8%)가 월등히 많았다. 그러나 비제도권교회는 ‘본 교회 성도의 권유, 전도로 출석했다’(30.8%)가 최고여서 대조를 이뤘다. ‘교회출석 이유’는 제도권교회는 ‘설교가 좋아서’(30.6%)와 ‘가족들이 다녀서’(29.05%)가 1, 2순위였고, 비제도권교회는 ‘목회자(또는 평신도리더)가 인격적으로 신뢰가 가서’(43.2%)와 ‘성도들 서로간에 관심과 배려가 있어서’(38.3%)로 파악됐다. 이같은 결과는 교회출석 동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관계성이라는 점을 확인케 해주었다.

‘교회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제도권교회는 ‘만족’(72.8%)한다는 반응이 가장 높았고 ‘불만족’(5.2%)은 소수였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 대해서 비제도권교회는 ‘만족’(85.0%)도가 더 높았고 ‘불만족’(1.8%)은 훨씬 낮은 편이었다. 비제도권교회 성도들은 만족의 이유를 ‘우리 교회, 목회 방향은 잘 정립되어 있다’(84.6%), ‘우리 교회 담임목회자는 도덕적이다’(93.8%), ‘우리 교회는 평신도가 교회 의사결정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89.95%), ‘우리 교회 설교 내용이 좋다’(85.5%), ‘우리 교회 재정 운용은 투명하다’(91.2%)라고 밝혔다.
비제도권교회 성도들이 교회에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는 목회자와 장로 등 교회지도자들에 대한 신뢰와 성도간의 관계성, 다른 말로 하면 교회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자긍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설문이 나온 데에는 비제도권교회 설문응답자의 연령이 제도권교회 응답자보다 낮은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제도권교회가 가지는 어려움이 있지만 목회자와 교회지도자들이 성도들에게 신뢰를 얻기에 힘써야 하고 성도들이 다양한 소그룹을 통해 연령별, 계층별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비제도권교회가 자신의 목회자를 더 신뢰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준 것과 반대로, 교회 차원의 양육이나 훈련, 교육과 봉사 및 선교는 제도권교회보다 못 미친다고 응답한 점도 눈에 띈다. ‘우리 교회는 양육 및 훈련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55.1%, 제도권교회는 63.6%), ‘우리 교회는 어린이, 청소년 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47.1%, 제도권교회는 65.4%), ‘우리 교회는 이웃을 돌보는 사회 참여 및 봉사가 활발하다’(45.8%, 제도권교회는 64.8%).

한편 비제도권교회 성도들은 ‘교회에는 목회자가 없어도 된다’(67.0%), ‘주일 예배를 설교 없이 기도와 친교, 성경공부만 하는 것도 문제없다’(48.9%), ‘주일예배를 폐지하고 평일에 예배드려도 된다’(41.4%), ‘교회에는 장로 권사 집사 등 직분 제도가 없어도 문제없다’(78.9%), ‘교회에 목회자를 두지 않고 평신도가 설교해도 된다’(78.0%), ‘교회에서 목회자 대신 평신도가 성찬을 집례해도 된다’(71.8%), ‘교회에서 목회자 대신 평신도가 세례를 베풀어도 된다’(50.2%), ‘교회는 교단에 소속하지 않아도 된다’(86.8%) 등 전반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한 정재영 교수는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비제도권교회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교회들과 형식 구조에 있어서 뚜렷한 차별성과 자생적 자유로움을 지니는 특징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 송인규 교수는 “비제도권교회가 출현한 것은 교회의 제도화와 교회 외부의 세속화가 그 원인”이라면서 “제도화와 세속화의 요인은 각각 서로 다른 종교 사회학적 심리학적 기제를 통해 탈제도화와 자아 만능주의 경향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비제도권 교회가 그대로 방치되면 가나안 성도현상으로 발전한다”면서 “비제도권교회의 출현을 새로운 교회론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신학작업”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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