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가격 대비 성능? 이런 의미의 신조어가 ‘가성비(cost-effectiveness)’다. 싼 값에 샀는데 사용해보니 치른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울 때 가성비가 높다고 한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경우다.

요즘 스포츠계에도 ‘가성비 선수’가 등장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연봉 25억원의 선수가 등장했다. 선수 평균 연봉이 1억5000만원이니 엄청나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난 선수일 것이다. 그 연봉 값을 해낸다면 그것도 괜찮은 가성비일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뿐 아니라 축구, 특히 유럽 축구에서도 연봉은 낮은데 그라운드에서 의외의 실력으로 관중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을 진정한 ‘가성비 선수’라고 한다.

정규시즌 1위인 SK 와이번스의 마무리 투수 하재훈은 최저 연봉인 2700만원을 받는다. 그럼에도 올 시즌 5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25의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2위 두산 베어스의 우완투수 이형범은 연봉 5500만원. 그러나 올 시즌 5승 1패 8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2의 특급활약을 하고 있다. 3위 키움 히어로즈 소속 프로 11년 차 장영석은 연봉 5300만원. 그럼에도 올 시즌 타율 0.278, 7홈런을 기록 중. 특히 56타점을 올려 이 부문 6위다. LG 트윈스 선발 이우찬 역시 4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이지만 3100만원의 낮은 연봉이다. NC 배재환도 4300만원의 연봉이지만 2승 2패 16홀드 평균자책점 2.82로 맹활약 중이다.

적은 비용에 팀 기여율도 높은 가성비 선수들, 수십 억대 선수와 비교하면 구단 입장에서도 좋은 일. 팬들 입장에서는 그 저연봉을 생각하면서 관전하니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이렇듯 가성비 높은 선수들이 빛나고 있다. 진정한 ‘스타’다.

여기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 나의 가성비는? 섬기는 교회에서 받는 생활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위해 쏟은 주님의 비용, 그것이 얼마나 큰가? 나를 그 팀에 불러들이기 위해 주님은 십자가에게 죽어주셨다. 그 치른 비용은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그런 나를 주님께서 보실 때 가성비가 얼마나 높을지 고민이 된다. 나를 위해 죽으심에 합당한 가치를 드러내고는 있는지? 설교 한 편에서도 가성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교회를 맡기셨는데 그 역할과 기능이 주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어쩌나? ‘가격 대비 성능’만으로 본다면 나는 가성비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깊은 고민을 한다. 주님께서 더 이상 나를 인내하지 못하시고 그 팀에서 방출시키고 싶으신 것은 아닐지 슬슬 걱정이 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