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동국대학교 학생들이 교수가 강의실에서 한 발언에 분노했다. 교수의 망언을 규탄하고 총장 사과와 학교 측의 책임 있는 조치도 요구했다. 동국대 사범대 학생회와 동국공동추진위원회가 함께 한 일이다.

내용인 즉 이렇다. 지난달에 보도된 것이지만 이 학생들이 지적하는 망언은 “세월호 참사 때 불교인은 살고 기독교인은 기도하느라 죽었다”는 것이다. 이런 발언은 동국대 불교학 박사인 교수가 지난 1학기 ‘불교와 인간 교양’ 수업 중에 한 말이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주년이 된 해이다. 아직도 시신조차 찾지 못해 살아 있어도 산 것 같지 않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이런 망발을 한 것이다. 온 국민이 잊기 힘든 아픔을 이렇게 표현함으로 대학생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알다시피 동국대는 불교대학이다. 아무리 특정종교에 의해 세워진 학교의 강의라 할지라도 사람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말을 교수가 강의시간에 했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서 생각은 이렇게 옮겨갔다. 과연 우리 교회 안에서는 유사한 망언들이 없는 것일까? 불행한 일이지만 있다. 분명히 있다. 많이 들었다.

교회 다녀서, 예수 잘 믿어서, 혹은 십일조 잘해서 사고현장에서 살아났다거나, 다른 가게는 다 문 닫는데 여기만 잘 된다든가 이런 말들이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출중하고 감사하는 자세가 뛰어나다고 할 수만은 없는 그런 말들이 종종 있어왔다.

이런 말들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다. 열심히 교회 다녔고 누구보다 더 충성스럽게 봉사했는데 교통사고로 아이가 죽는 등 그런 일이 없을까? 이런 경험을 한 분들에게 앞의 말들은 분명히 상처요,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다. 일종의 망언일 수도 있다.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이런 교수의 발언을 문제 삼은 이들은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이들이리라. 신앙을 빙자하여 무례하거나 누군가의 아픔을 배려하지 않는 듯한 태도나 말을 과연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실까?

조심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함부로 말하지도, 또 누구와 누구를 비교하지 말아야지. 이쯤에서 이 글을 쓰는 필자의 기억을 더듬게 되었다. 분명히 별 생각 없이 이런 망언을 한 적이 있었을 것 같아서다. 하고도 잊었다면 그것은 망언(妄言)이 아닌 망언(忘言)일 텐데. 누군가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만이 동국대 망언 사건과 다를 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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