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링컨기념관 앞에서 열린 올해의 기념행사는 어느 해보다 화려하게 치렀다. ‘미국의 힘’을 강조하는 현직 대통령의 연설 사이에 미국 각 군의 항공기들이 에어쇼를 펼쳤다. 이미 연단 앞에는 M1A2 에이브람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장갑차 등을 전시하는 등 무력시위의 의도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군도 곧 이 자리에 추가될 것이라며, 머지않아 우주도 지배하는 나라가 될 것을 예고했다. 그는 건국의 아버지들에게서 이어진 정신이 미국을 강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는 한 미국이 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세계 최강국가임을 온 세상에 천명한 것이다. 독립기념식에 쏟아 부은 엄청난 예산만큼 국력을 과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힘을 강조하는 독립기념식 뉴스를 접하는 내내 미국이 오히려 작게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취임 이후 계속 강한 미국,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서 가졌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던 것일까?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 수백만의 난민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독일에서 보았듯, ‘힘’이란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것이다.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비용을 멕시코에 떠넘기면서라도 국경에 장벽쌓기를 강행하는 트럼프 대통령. 세계에서 가장 큰 힘을 가졌다고 자랑하는 나라의 모습은 그게 아닐 텐데.

하나님께서 미국의 건국자들에게 주신 ‘아메리칸 드림’은 강한 힘이 생겼을 때 오직 나만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러나 약자를 밟아서라도 강해져야 하고, 다 가져야 강자라는 인식과 실용주의 속에 갇혀버린 역사 속에서 이미 아름다운 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익이 되지 않으면 정의라 할지라도 외면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전쟁도 불사하는 태도가 과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힘일까? 작고 힘없는 나라에 칼을 디밀고 물건도 팔고, 자기 나라에 와서 공장도 짓고 미국인을 직원으로 고용하라는 막무가내가 힘일까?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힘을 주신 것일까?

우리나라도, 또 한국교회도 어느새 힘이 세졌다. 그 힘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 더 큰 힘, 더 많은 것을 추구하면서, 주님이라면 마음을 쓰셨을 아름다운 일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된 힘은 그것을 약자를 위해 기꺼이 허비할 때 증명되는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을 버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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