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선교사들은 은퇴가 두렵다. 정확히 말하면 은퇴 후 한국에 돌아와서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할지가 고민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은퇴 걱정을 안 하는 이가 드물겠지만, 오랜 시간 타국에서 뿌리내리고 살던 선교사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더 크게 마련이다.

노후생활 자금은 소득이 있는 시기에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것이 재정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정확한 진단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조언은 선교사들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 한국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에서 가정 단위로 월간 후원금이 미화 2000달러 이하라는 대답이 43.2%나 됐다. 선교사 한 가정이 2000달러가 못되는 돈으로 사역비를 감당하고, 집세를 내고, 생활하고, 자녀 학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노후 준비는 요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총회세계선교회(GMS)가 독신여선교사들을 위한 은퇴관을 건축키로 했다. 독신여선교사들의 요청이 있었고, 마침 월문리 선교센터 부지에 은퇴관을 지을만한 공간이 있어 최종 은퇴관 건축을 결의했다. 우선순위는 결혼을 하지 않은, 은퇴 독신여선교사다.

예상 건축비는 8억원으로, 은퇴관에 입주할 선교사들에게 전세보증금으로 3000만원씩을 받아 4억5000만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퇴를 앞둔 한 독신여선교사는 “30년 사역을 했을 때 받는 최고치 은퇴비가 3000만원 가량이다. 우리가 받은 전 은퇴비를 다 내놓겠다는 생각”이라며 은퇴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나머지 3억5000만원은 GMS 이사 교회들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큰돈이지만 교회들이 마음을 같이하고 열심을 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GMS는 지난해 20주년 세계선교대회를 준비하며, 아름다운 연합과 헌신을 경험했다. 선교지에 청춘을 바친 독신여선교사들의 간절한 기대가 아름다운 결과물로 맺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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