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파트너십은 공동체 과제며 교회 미래”

여성리더십 활용과 사역에 대한 교단의 획기적 인식 개선 필요

강호숙 교수가 교단의 발전을 위해서 남녀를 동등한 위치에서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하고, 하나님 나라 선취를 위해서는 남녀파트너십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호숙 교수가 교단의 발전을 위해서 남녀를 동등한 위치에서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하고, 하나님 나라 선취를 위해서는 남녀파트너십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호숙 교수(총신 제91회)는 교단과 한국교회 여성사역 개선을 주장하는 아이콘과 같이 알려졌다. 강호숙 교수가 누구이며 그의 주장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소개를 부탁한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45년 여를 합동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부모님이 불교신자여서 교회 다니는 저를 모질게 핍박하고 반대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신앙을 지킬 수 있었다. 하나님을 더욱 알고 싶어서 총신대신학대학원에 입학했는대 공부하고 교회에서 사역을 하는 동안 직위와 처우에서 차별을 경험했다. 또 교회 내에 성희롱과 성차별이 있지만 누가 하나 문제제기하는 사람이 없음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총신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야 무슨 말이라도 하겠구나!’ 결심하고, 우리 교단을 비롯한 보수적 교단에서 최초로 2009년에 ‘교회여성리더십의 이론과 실천적 방안”이라는 주제로 실천신학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그 해부터 대학, 신대원, 평생교육원, 중독재활상담학부에서 ‘현대사회와 여성’, ‘한국사회와 여성문제’, ‘칼빈주의와 신앙과 문화’, ‘개혁주의 여성리더십’을 강의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보수교단의 성윤리(2011), 남녀파트너십(2012), 성차별적 설교(2013), 교회리더의 성(聖)과 성(性)(2015), 보수기독교 내 젠더인식과 젠더문제(2018)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저서로는 <개혁주의 여성리더십의 이론과 실천>, <여성이 만난 하나님>이 있으며, 역서로는 <세상은 미로 마음은 천국>, 공저로는 <세월호, 희망을 묻다>, <성폭력, 성경, 한국교회>가 있다.

▲현재 하는 일은

=여성의 가치, 여성의 인권, 여성의 은사, 여성의 사명과 지혜와 통찰이 복음에 함께 실려야 비로소 온전한 ‘그리스도 복음’이 되는 것이라는 확신과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 기독인문학연구원에서 ‘여성의 눈으로 성경읽기’ 강의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고,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여성리더십’ 과정이 개설되어, 성경과 여성, 기독신앙과 성, 여성과 설교를 강의하고 있다. 저는 성경적 페미니즘에 근거한 여성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리더십,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구현과 인간성 회복을 위한 남녀파트너십 모색을 내용으로 한다. 우선 여성리더십은 신앙공동체인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데 있어서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을 굴종시키거나 억압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성(性)을 수단화하면서 폭력과 비인간성을 자초하게 된다.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마주보아야 비로소 이해와 공존, 화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 다음으로 남녀파트너십은 종말론적인 하나님 나라 선취를 위한 교회공동체의 과제이면서 동시에 교회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남녀파트너십은 인간창조의 원리요, 그리스도 복음의 전인성(wholeness)을 이루는 길이요, 주님이 세우신 교회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며, 더 나아가 인류애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말씀을 전하고 있다.

▲교단 내 여성 위치에 대한 제언을 한다면

=첫째 우리 교단에서 여성사역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2013년 총신신대원 여동문과 신대원 여원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 이상이 신대원 졸업 후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신대원을 졸업한 여동문 가운데 타 교단에 가서 안수 받아 단독목회를 하는 여성목사들이 24%나 되었다. 우수한 인재들이 교단 안에서 봉사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교단으로서도 손실이다. 둘째 총신대와 신학대학원에서는 남성과 똑같이 여성에게 신학을 교육하고 학위를 주고 있기 때문에, 신학교와 신학대학원에서 여성교수를 채용해야 한다. 또 성경적 페미니즘 관련 과목과 여성리더십 개발교육과정 예를 들어, ‘성경적 페미니즘’, ‘기독신앙과 성’, ‘여성과 목회’, ‘여성리더십과 사회적 책임’, ‘여성학과 여성심리학’, ‘종교개혁과 여성리더십’, ‘여성리더십과 영성’, ‘여성과 설교’, ‘기독교 성윤리 교육’ 등을 신대원에 개설할 것을 제안한다.

셋째 하나님께서 만드신 성(性)을 인간의 모든 삶 속에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선물로 펼쳐 내기 위해선, 우리 교단이 한국사회에 퍼져있는 성차별과 성폭력, 가정폭력과 이혼, 동성애와 낙태, 간통과 성매매 등에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단 내 여성신학자들을 포함시켜서 성경의 원리와 성윤리에 대한 창의적인 신학과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넷째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여성 본래의 존재적 가치를 되살리며 여성개인의 은사와 능력에 맞게 여성리더십을 확대하여 복음사역의 확장성을 꾀해야 한다. 또 교회교육의 활성화와 교회연합, 기독윤리와 환경문제, 남북평화와 통일, 경제침체와 정의실현 등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남녀파트너십의 인프라가 이뤄지도록 제도적인 훈련과정과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끝으로 우리 교단도 여성 설교자와 여성 총대 할당제를 늘려 여성 친화적이며 포용력 있는 교회 성문화를 구축하는 일에 앞장선다면 교단에 유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남녀평등을 기본으로 하는 의사결정구조를 만들고, ‘핫라인’ 설치, 설교 피드백, ‘여성 커뮤니티’, 여성 쉼터 마련을 통해 인권보호를 강화하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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