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통일신학 견인차 주도홍 교수 은퇴

한국교회 복음주의통일신학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백석대 주도홍 교수(대학부총장)가 2월 25일 정년은퇴했다.

독일에서 유학한 주 교수는 원래 17세기 독일 개혁교회의 경건주의가 전공이었다. 또 독일과 미국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18세기 미국의 신학자이자 선교사인 조나단 에드워즈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 그가 통일운동에 뛰어든 것은 어쩌면 우연에 가까웠다.

“1995년 귀국 후 2년이 지난 어느날 기독교북한선교회에서 연구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접했습니다. 1년간 연구자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한국의 통일문제를 복음적으로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었습니다.”

주 교수는 유학 당시 통독의 역사적 현장을 목격한 특별한 경험이 있었기에 도전했다. 독일교회를 모델로 연구했으며 독일까지 찾아가서 사료를 구하는 노력을 했다. 그렇게 해서 이전까지 한국교회를 지배했던 반공이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복음적 통일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논문이 탄생했다.

주 교수는 “논문을 통해서 ‘이미의 통일’, 즉 현재 분단상태여도 통일이 된 것처럼 남북문제를 대하자는 개념을 소개했다”면서 “‘이미의 통일’이 땅의 통일과 법의 통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복음의 가치요 사랑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통일부를 남북통일협력부로 바꿔 불러야 한다든지, 독일통일의 예를 들어서 민간의 다양한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든지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 교수의 이러한 복음적 통일론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통일론이 된 것은 물론이다.

주 교수는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목회현장을 중시하는 신학자였다. 신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교회로 나아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영성과 설교능력을 배양하도록 했다. 수업 전 1시간씩 기도회를 진행했는데 학생은 물론 그들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참여했다. 커리큘럼을 개선해서 8과목의 강해설교 과정을 설치했다.

한국개혁신학회와 기독교통일학회의 임원과 회장으로 활동하면서도 신학자들의 연구에 교회를 살리는 생명력이 실릴 수 있도록 힘썼다. 특유의 친화력과 신뢰를 주는 공감능력을 발휘해서 명망있는 지역교회 목회자들을 학회의 이사로 영입했다. 이사들이 적당한 선을 유지하면서 목회현장의 고충을 말하게 했고 신학자들과 생각의 간격을 좁히도록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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