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성경을 펼치면 하나님의 첫 장에 ‘말씀’이 보인다. 그 분이 ‘말씀’하시니 모든 것이 존재하기 시작했다. ‘말씀’이 지닌 능력을 보여주며 시작되는 성경은 ‘말씀’에 뭔가를 더하거나 빼는 행위에 대한 경고로 마무리된다. ‘말씀’으로 시작하여 ‘말씀’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그만큼 ‘말씀’은 중요하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최고의 가치와 삶의 기준은 ‘말씀’뿐이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그 ‘말씀’보다 앞설 수는 없다. 뛰어난 권력과 학력 그리고 언변을 가진 사람의 ‘말’이라도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설 수는 없다.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일을 꼽는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생각을 전하는 ‘말’이 아닌 하나님을 대신하여 그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설교 사역이다. 그런 목회를 하면서 가장 절망적인 경우가 있다. 그것은 그렇게 많은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잘못된 ‘말’에 끌려가는 교인들이 볼 때다. 그 ‘말’에 끌려다니며 오해도 하고 더 나아가 교회를 시끄럽게 하기도 한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사람의 ‘말’이 더 힘 있어 보일 때의 무력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목회자로서 교회에서 일어날 위험을 늘 경고하곤 한다. 그 중 하나가 교인간에 돈거래나 상거래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큰 시험거리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고가 터지곤 한다. 몇 백만 원 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금전 사고가 터지기도 한다. 아무리 ‘말씀’을 많이 들어도 단 몇 마디의 ‘말’에 넘어가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뱀의 ‘말’에 솔깃하여 죽음을 부른 우리 조상의 DNA를 물려받았기 때문일까?

그게 어디 교회뿐이랴? 교회든 노회든 그리고 교단 곳곳에서도 마찬가지다. 크고 작은 회의를 하다보면 수많은 말, 말, 말! 그런 ‘말’에 앞서 항상 ‘말씀’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기발한 생각이 담긴 ‘말’이라도 ‘말씀’으로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말씀’을 잘 아는 교회와 교단의 지도자들조차 ‘말’에 끌려 다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의 머리와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닌 그 분의 ‘말씀’을 우선한다면 교단이든 교회든 또는 우리의 일상도 훨씬 건강하고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지나치게 경청하거나 신뢰하는 경향들이 있다. 상식에 어긋나도 내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그 ‘말’에 끌려간다. 그러나 어떤 ‘말’을 듣든지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검증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교회와 우리 교단을 지켜내는 유일한 힘은 ‘말씀’뿐임을 잊지 말자. ‘말’하고 싶은가? ‘말씀’ 앞에 먼저 엎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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