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모방송사의 드라마가 생각 밖의 인기를 끌었다. 24%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얼마 전 종영했다. <스카이 캐슬>이다. 상위 1%에 해당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의 이야기이지만 부와 권력을 함께 물려주기 위해 억대의 돈을 쓰면서 자녀들을 교육한다.

그들이 사는 주거공간이 특정인들만 살 수 있는 ‘스카이 캐슬’이다. 서울의 명문대학을 상징하는 ‘스카이(SKY)’, 누구나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성(城)’이라는 의미의 ‘캐슬(castle)’이다. 무슨 수를 쓰든 목적 한 바를 이뤄야 하는 상위 1%만의 허망한 바벨탑을 보여주는 듯 하다.

딸을 서울의대에 보내기 위해서라며 ‘옳지 않다’는 양심의 소리를 잠재운 채 입시코디네이터에게 무릎꿇는 엄마는 참 처절하다. 아이까지 고민하는 나쁜 짓에 대해 “벌은 내가 나중에 받을 테니 너는 반드시 서울의대를 들어가라”는 엄마의 절규는 한치 앞도 못 보는 왜곡된 자녀 사랑을 보여준다. 성경에도 리브가가 사랑하는 아들 야곱이 축복을 받도록 아버지를 속이는 스토리가 나온다. 만일 아버지에게 들켜 저주를 받는다면 그건 자기가 다 받겠다고 한다. 결국 그 ‘속이기’는 성공한다. 이 드라마에서 그 성경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이 드라마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이 있다. 주인공 격 등장인물의 시어머니는 권사다. 그런데 그 권사는 이 드라마에서 악의 축과 같다. 무슨 수를 쓰든 아들을 병원장 만들고 싶고, 아들의 혼외자식이 죽든 말든, 손녀가 좋아하는 친구가 살인누명을 쓰든 말든, 오직 손녀의 의대 진학에 올인한다. 후에 아들과 며느리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며 반성하고 바로 잡으려 하지만 권사는 절규하며 거부한다.

그러면 작가는 왜 그런 설정을 하였을까? 오늘 그리고 우리의 교회 모습이 작가에게 영감을 준 것은 아닐지 생각하니 참 슬프다. 크리스천의 ‘스카이 캐슬’은 분명 하나님이 준비해주신 ‘그 나라’여야 할텐데 과연 그런가? 하늘의 그 세계로서의 ‘스카이’가 아닌 ‘스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땅의 대학,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도성’이 아닌 돈으로 살 수 있는 땅의 ‘캐슬’. 이런 욕망에 끌려 다니는 우리 교회를 꼬집는 것은 아닐까?

교회를 오래 다녀 고위직(?)이 되면, 세상의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텐데 현실은 정반대인 듯 하니 이를 어쩌랴. 믿음을 수단으로 내 뜻을 이루려는, 천박한 육신의 욕망에 허우적거리는 우리의 현실을 드러내는 듯해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마음은 불편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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