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목회자대담] 교회가 희망이 되려면

깊은 고민과 성찰 없으면 견고한 방어의 벽만 쌓게 돼 … 먼저 온전한 신앙고백 회복해야

2019년을 맞은 지금, 한국교회는 절벽 끝에 서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위기설이 언급됐지만 외면한 결과 한 발자국만 내딛으면 추락할 급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추락해 수렁 속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개혁 그리고 회복, 그렇게 외쳤지만 한국교회는 양적성장에 몰두한 채 교회의 본질을 잃어갔다. 급기야 지난해 목회세습과 목회자 성범죄 등 고질적인 폐단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한국교회는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뼈를 깎는 회개와 반성이 있었던가. 아니었다. 대신 한국교회는 목회자와 성도 그리고 교회의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일부의 이야기로 치부했다. 그로 인해 현 시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일부만 교회다운 교회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그래서 이제 한국교회의 개혁과 회복을 논한다면 주류 목회자나 학자가 아니라, 목회현장에서 교회다움을 간직하고 실천하는 목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할 때다. 빛과소금교회 신동식 목사 낮은마음교회 오준규 목사 그십자가교회 홍영진 목사, 복음의 정수를 전하면서도 지역사회를 섬기고 다음세대를 세우고 사회의 비판에 외면하지 않는 일선 목회자들을 신년대담에 모신 까닭이다.
더 이상 교회 개혁을 늦추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가득했다. 그래서일까. 함께한 자리의 공기는 무거웠고 말끝마다 간절함이 배어나왔다. 세 명의 참신한 목회자가 진단한 한국교회의 절망적인 오늘, 그리고 다시 교회가 희망이 되는 내일로 가기 위한 방안을 들어보자. 2019년, 한국교회의 회복이 있기를 소망하면서….<편집자 주>

---------------------------------------------------------------------------

▲ “대형화 미래 없다. 작은교회로 재편되어야 한국교회 희망 있다.”
목회현장에서 교회다움을 간직하고 헌신하는 오준규 목사(왼쪽부터) 신동식 목사 홍영진 목사는 한국교회가 대형화의 유혹에서 벗어나 작은교회로 재편될 때 한국교회에 소망이 솟아날 것이고 진단했다. 아울러 세 명의 목회자는 교회의 본질 회복, 목회자와 성도의 성숙이 절실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타까운 질문으로 대담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년 이상 됐을까요. 매년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2019년을 맞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해주십시오.

=신동식 목사(이하 신 목사):기윤실 등 여러 기관에서 조사한 한국교회 신뢰도는 20% 정도, 즉 10명 중 2명만 신뢰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피성도(가나안성도)가 100만명에 이릅니다. 한국교회가 타락했다는 반증입니다. 특히 목회자의 타락, 교회재정의 불투명성, 교회정치의 부패로 무너져가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현재 한국교회는 성적 물질적 부패와 정치권력의 부패로 물들었던 중세 로마가톨릭 후반기 교회와 유사합니다.
=오준규 목사(이하 오 목사):제가 어릴 때만 해도 비기독교인 부모라도 자녀들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면서 교회를 보냈는데, 현재는 교회를 다니면 부패하고 타락한 집단에 속해 있는 것처럼 인식합니다. 특히 신학적 타락 윤리적 부패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회는 기업이 됐고 목회자는 기업가가 됐고 복음은 상품이 됐고 교인은 소비자가 됐다는 비판마저 나옵니다. 이런 모순을 세상이 먼저 눈치채고 한국교회를 가짜라고 말합니다. 겉은 거창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을 수 없는 조화라는 이야기죠.
=홍영진 목사(이하 홍 목사):청소년 입장에서 한국교회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한 반에 3명 정도만 교회를 다닙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교회의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개신교를 이해하지 않는 집단, 소통하지 않는 집단으로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의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더 힘든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더구나 지난해 목회세습, 목회자 성범죄 등 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일선 목회자로서 이러한 사건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습니까.

=홍 목사:많이 체감하죠. 목회자가 무슨 얘기를 해도 듣지 않으려는 방어기제가 생긴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전도의 악영향이 많습니다. 목회라는 게 먼저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데 만나기도 어렵고 대화도 나누려하지 않습니다. 작은교회일수록 더 심각한 타격을 받아요. 얼마 전 형제자매들을 만났는데 너무 잘해주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교회 관련 흉흉한 소식이 많다보니 목회자가 접근하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봅니다.
=신 목사:목회세습이나 목회자 성범죄가 대부분 대형교회에서 발생해, 보다 문제가 큽니다. 대형교회와 그 목회자를 한국교회 대표로 보는 시각이 있다보니 그들이 타락하면 한국교회 전체가 도매급으로 넘어갑니다. 지난해 사건들은 교회 불신에 불을 붙인 격입니다. 이제는 부모들이 더 이상 자녀를 교회로 보내려 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물의를 일으킨 교회가 반성은커녕 제 갈 길 가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해당 교회 목회자는 사실을 호도하고 성도들은 사건 당사자들의 파행을 눈감아주거나 지지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신동식 목사
(빛과소금교회)


전통적인 관점에서 목회자는 설교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특히 설교자는 성경 전권을 강해설교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한국교회에서 강해설교가 나올 때 곧이어 성도들의 삶도 변화될 것입니다.

=오 목사:위기에 빠뜨린 장본인들이 위기의식을 못 느끼는 것을 보며 통탄스럽습니다. 눈이 멀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실명 증상입니다. 기독언론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이 먼저 각성해서 눈을 떠야한다고, 제대로 보고 회개해야 한다고 외쳐야 할 때입니다.

=신 목사:물의를 일으킨 교회와 그 교회 성도들이 신앙과 맹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이 팽배한 것은 한국교회가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교집단화 되고 있는 격입니다. 교회가 사교집단화 되면 목사가 교주가 되고 이기적인 기복신앙이 넘쳐날 것입니다. 솔직히 이것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문제이고, 정말 가슴 아픕니다.
=홍 목사:목회자와 성도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은 신앙에 대한 불이해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자신의 잘못을 뒤로 하고 은혜라는 이름으로 탕감하며 견고한 성을 쌓고 있어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에게 자정능력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다보니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비판적입니다.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서는 교회를 둘러싼 모든 것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설교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여전히 1960년대 못 살고 못 먹던 시절 등장했던 기복신앙 축복논리 설교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 목사:오늘날에도 번영신학 설교가 강세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설교의 회복만큼 중요한 게 없습니다. 일부 목회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기 입맛에 맞는 설교를 합니다. 즉 설교를 도구로 삼는 것이죠. 특히 기독교 방송매체를 통해 번영신학에 물든 설교가 쏟아져 나오니 성도들이 갈 길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목회자는 설교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특히 설교자는 성경 전권을 강해설교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한국교회에서 강해설교가 나올 때 곧이어 성도들의 삶도 변화될 것입니다.
=오 목사:목회자가 자기검열하거나 교인들을 바라보면서 말씀을 말씀대로 전하지 않을 때 예각이었던 설교를 둔각으로 만들곤 합니다. 설교는 하면 할수록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위험한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목회자는 설교를 할 때 위험하게 다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공허한 소리일 뿐입니다. 아울러 일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설교가 필요합니다. 모든 설교는 계시의 말씀에서 시작해서 오늘의 문화적 상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목회자 양성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신학교는 난립한 상태이고 신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신 목사:신학교 교육이 엉망이면 엉망인 목사가 나옵니다. 따라서 신학교육의 질적 변화가 시급하고 신학교가 교육과정을 받아들이는 데 엄밀성이 필요합니다. 또한 소명과 은사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것도 없이 은혜를 받았다고 목사가 됩니다. 심지어 찬양하기 위해 목사가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신대원 3년 과정을 거쳐 교회성장엔지니어가 배출됩니다. 신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때 교회가 목사후보생을 보낼 때 철저히 점검하고, 노회는 소명을 확인해야 합니다. 신학교 교회 노회로 이어지는 삼중 과정을 거치면 조금 더 나은 모습이 될 것입니다.
=홍 목사:신대원을 졸업해도 설교를 제대로 못할 정도로 교육과정이 부실한 상태입니다. 세미나를 다니며 설교를 따로 배우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학교 교육의 질을 바꿀 때 성도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는 목회자가 양성될 것입니다.
=오 목사:교단 신학교만 봐도 커리큘럼에 문제가 많습니다. 학부에서 무엇을 전공했든지 신대원 3년이 지나면 강도사가 됩니다. 또한 신대원과정도 학부과정을 되풀이하는 수준이고 수업방식이 주입식인데다 토론도 불가능합니다. 학부 때 공부한 배경지식을 갖고 석사과정에서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설교도 못하고 신학적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목회현장에 가게 되는 거죠. 교단차원에서 신학교 커리큘럼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좋은 목회자가 양성될 것입니다.

▲교회의 구조적 변화도 절실합니다. 한국교회는 질문을 받지 않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제왕적 목회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고 그로 인해 교회재정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결국에는 교회의 사유화로 가는 것 같습니다.

▲ 오준규 목사
(낮은마음교회)


성도는 목회자가 비전을 제시할 때 왜 그런지 물어봐야 합니다. 목회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도는 불편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합니다.

=신 목사:총회헌법은 잘 마련돼 있습니다. 오히려 운영하는 사람의 부패가 문제입니다. 이제부터라도 교회마다 재정보고와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재정 건강성이 얼마나 분명한지 공개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 사유화를 막을 수 있는 교회 정관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관은 재정 투명성과 긴밀하게 연동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목사들이 교회를 사유화하는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대형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목회자는 은퇴 이후 생활문제로 고민하고, 결국에는 선하게 목회를 하다가 교회를 사유화하고 교인 매매를 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 교육전도사 때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교단에서 지도하고 교회가 앞장서 목회자들을 국민연금에 가입시키면 은퇴 후 문제가 사라질 것입니다.
=오 목사:교회 사유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의사개진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들어 목회자의 부정부패와 목회세습이 가중되면서 교회 내 민주적 의사개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교회정치는 민주적으로 되어야 합니다. 신본주의는 인본주의를 반대하는 것이지,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로 인간사회를 하나님나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신본주의입니다. 따라서 신본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의사개진 구조가 정착되어야 하는 겁니다. 교회 전체 구성원의 의사로 결정하는 구조가 되지 않으면 교회 존립 자체가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목회자를 맹신하는 성도들의 변화도 시급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교회 성도들은 목회자의 비위를 눈감아주거나 보호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입니다.

=홍 목사:한국교회 내 설교나 가르침이 너무 연역적입니다. 그렇다보니 성도들이 목회자들이 전달하는 내용을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없어요. 따라서 귀납적 설교로 변해야 합니다. 또한 진리는 분명하지만 목회자와 성도, 성도와 성도간의 논의의 장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왜 이럴까라는 깊은 고민이 없다면 맹신 구조를 탈피할 수 없습니다.
=오 목사:종교개혁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성도 스스로 성경을 읽고 고민하고 스스로 주체가 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비판도 하지 못합니다. 또한 성도는 목회자가 비전을 제시할 때 왜 그런지 물어봐야 합니다. 목회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불편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합니다. 목회자는 그 고민과 성찰 끝에 설교가 나와야 하고, 성도 또한 고민과 성찰 끝에 아멘이 나와야 합니다. 이것이 이성적인 성도를 길러내는 방법입니다.
=신 목사:이성적 신앙을 세우려면 선진들이 남긴 전통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교회와 노회가 믿음의 선배들이 남긴 신앙고백서를 바탕으로 직분자를 세워야 합니다. 또한 비판을 위해서가 아니라 분별과 성숙을 위해 질문을 하고 목사는 그 질문을 받아야 합니다. 설교는 질문하지 않을 때 문제가 됩니다. 개혁교회 전통은 목사의 설교에 대해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통이 회복될 때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고 건강한 성도를 키울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나눔 사역도 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보여주기 식의 나눔이 아니라 지역사회 필요를 파악하고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 목사:교회가 먼저 교인들의 사정을 돌아봐야 합니다. 교인들이 곧 지역주민들이니까요. 교인들의 필요를 알면 지역사회의 필요를 파악한 상태에서 다가설 수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나눔 사역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러한 준비가 됐을 때 교회가 지역사회 그리고 주민들을 온전히 품을 수 있습니다.
=신 목사:지역사회를 섬기지 않고 세계선교를 하는 것은 넌센스이고, 다 보여주기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를 안고 이어 세상 끝까지 가야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역사회를 섬길 때 순수성 지속성 현장성을 안고 사역을 해야 제대로 섬길 수 있습니다.
=오 목사:교회가 이사를 한다면 동네에서 아쉬워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요즘 한국교회는 동네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가 없습니다. 이웃을 위한 교회가 되면 교회가 갑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반면 이웃과 함께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인식을 갖고 이웃과 함께하는 사역을 시작할 때입니다.

▲한국교회가 추락의 길을 걷자 여러 교회에서 운동이 일어납니다. 교회개혁운동부터 작은교회운동 교회분립운동 선교적교회운동 등을 통해 새로운 교회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러한 교회운동들이 확산될 때 한국교회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홍영진 목사
(그십자가교회)


교회운동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국교회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만 회복하면 교회가 다시금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교회 회복의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입니다.

=신 목사:제가 기윤실에서 활동하는데 기윤실 모토는 ‘교회가 회복되면 사라져야 한다’입니다. 10년, 그 이상 교회운동을 한다고 해서 교회가 회복되는 게 아닙니다. 교회운동은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고 결과는 주님께 맡겨야 합니다. 다만 교회가 계속해서 대형화를 추구한다면 소망이 사라질 것입니다. 1만~2만의 교회에서 목회자가 성도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모두가 불행해집니다. 교회는 작은교회로 가야하는 게 맞습니다. 목회자가 성도들의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있는 많아도 300~500명의 교회로 가야합니다. 그럴 때 교회가 건강성과 운동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건강한 작은교회 위주로 재편될 때 한국교회에 소망이 솟아날 것입니다.
=오 목사:샛강이 살아야 강물이 살 듯 작은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살아납니다.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주류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작은교회의 가치와 방향으로 잘 운영하면 한국교회에 소망이 있습니다. 큰 교회를 지향하고 큰 교회가 되기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불행한 작은교회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작은교회가 연대를 한다면 얼마든지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대형화의 유혹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적정한 크기를 고민할 때 한국교회에 소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 목사:교회운동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국교회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만 회복하면 교회가 다시금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교회 회복의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정직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목회자부터 성도들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를 향해 바라고 기도하는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홍 목사:우리 안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회가 내부의 지친 이들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차근차근 긴 호흡으로 회복의 여정을 가길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형제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품는 것을 시작하면 나아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 목사:시대를 분별하고 옳은 것을 판단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 알려주지 못하는 교회는 불쌍할 뿐입니다. 한국교회가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또한 자발적 불편을 즐거워하는 목사님들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온전한 신앙고백을 가진 한국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그럴 때 한국교회가 희망의 작은 등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 목사:이 시대 주류의 가치, 명예 권력을 쫓는 일에 편승하지 말고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풍요와 환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누고 돌보고 섬기고 절제하고 살아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