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활자립 기획] 굿윌스토어 ‘자선 아닌 기회’ ③ 장애인의 좋은 이웃 ‘교회’

 
전국 50개 매장에 장애인 1000명 고용 목표 … “일할 수 있는 행복 지켜주세요”


최고의 자선은 일할 기회 제공

▲ 장애인의 자활자립을 돕는 굿윌스토어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도와가며 일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굿윌스토어에서 일하고 있는 130여 명의 장애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에게 일은 생계유지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필요한 것을 사고 저축을 하고 세금을 내고, 자존감을 되찾고,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 일조하면서 그들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그들의 가족들이 느낄 행복과 안도감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굿윌스토어 직원들과 그 가족들은 그 행복을 “더 많은 장애인들과 나누고 싶다”고 소원한다. 더 많은 매장이 생기면 가능한 일이다.

“전국에 매장 50개를 개점하고, 장애인 1000명을 고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굿윌스토어 도봉점 박경호 총괄국장의 당당한 포부다. 가능한 일일까? 불가능은 없다. 다만 어려울 뿐이다.

굿윌스토어 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장이 입점할 장소를 확보하는 일이다. 장애인들이 용역 작업, 기증물품 분류와 상품화 작업, 포장 작업 등을 할 수 있는 작업시설과 물류 창고 확보가 중요한 탓이다. 송파점과 도봉점이 매달 매장 판매 수익만으로 근로자 월급을 지출할 수 있게 된 중요한 이유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따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순수 매출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굿윌스토어 운영에 있어 임대료는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한국교회에 “가능하다면 굿윌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는 작업장이 딸린 매장 공간을 후원해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울타리 넘은 참여와 후원 필요
“교회에서 직접 굿윌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운영은 가능하지만,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교회가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 밀알송파점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권민재 씨가 매장에서 의류를 정리하며 환히 웃고 있다.

초기 굿윌스토어 운영에 참여했던 몇몇 교회들은 교회 건물 안에 교회의 이름으로 매장을 운영했다. 직원 고용도 공채가 아닌 교회 교인 중 장애인을 우선 선발했다. 교인들이 안 쓰는 물품들이 주로 기증됐다. 고객도 대다수 교인들이었다.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해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지원 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굿윌스토어 성공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좋은 기증물품’ ‘숙련된 직원’ ‘다양한 고객 유치’ ‘지속적 자원봉사자와 후원 확보’ 등에 실패한 것이다. 결국 이들 교회 다수는 폐업 직전에 밀알복지재단에서 다시 맡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굿윌스토어는 그렇게 문 닫을 위기에 놓인 몇몇 지점을 인수해 새롭게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굿윌스토어 한상욱 본부장은 “교회가 자기 교회의 이름을 높이려고 하면 굿윌스토어 운영은 불가능하다”라며 “굿윌스토어 운영의 목적은 장애인의 자활자립을 돕는 것이며, 교회가 굿윌스토어를 새로운 선교지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굿윌스토어에 좋은 물건을 기증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자원봉사자로 참여해보자. 교회에 굿윌스토어 기증함을 설치하는 것도 좋다. 버려질 자원에 생명을 불어넣고 장애인에게 소중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더불어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선은 바로 그들에게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기회를 주는 것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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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높이는 선순환 고리 되세요”

굿윌스토어 한상욱 본부장 “교회의 참여와 관심은 보물”

“굿윌스토어 인근 지역주민들 중에 매일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질 좋고 다양한 상품들 중 자신에게 꼭 필요한 보물을 찾아가시려는 분들이시죠. 저희들에게는 그분들이 보물입니다.”

굿윌스토어 한상욱 본부장(사진)은 굿윌스토어 구리점 점장을 겸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현재는 각 지점마다 지점의 운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매출은 물론 직원에 대한 처우와 노동량에도 차이가 존재한다”며 “앞으로는 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지점들이 비전을 공유하면서 함께 다양한 판매 전략을 세우고, 경험과 역량을 지닌 비장애인 직원들의 지점 순환을 통한 신규 매장 활성화,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매장 확장, 종합 물류창고 확보 등 장기적인 목적들을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굿윌스토어 본부가 가야 할 길은 멀고, 그만큼 교회의 도움은 절실하다. 한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작업 공간과 물류 창고가 확보된 모(母)점포를 기반으로, 소매 영업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子)점포 확장을 통한 수익 구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펀딩을 조성할 계획인데 많은 교회의 참여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매장 수익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할 수 있는 자립점포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장애인들의 일자리도 늘어나고, 장애인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의 가정 또한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나그네의 이웃된 교회가 그 선순환의 고리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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