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성 선교사(총회세계선교회 선교총무)

영국의 전 캔터배리 대주교 ‘캐리 경’(Lord Carey)은 “교회가 젊은이들을 믿음으로 돌아오도록 특단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영국 기독교는 30년 후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련의 영국교회 경종의 배후엔 인도 선교사였던 레슬리 뉴비긴(Nesslie Newbigin)이 있었다. 오늘날 북반부(서구)교회는 정체성 혼란에 빠졌다. 결국 인구 감소가 기독교 정체성 감소를 가져와 서구 기독교가 영향력을 잃어버려 ‘세속화(Secularism)’을 낳았다.

뉴비긴(Nebigin)이 인도에서 32년을 선교하고 조국에 돌아왔을 때 영국교회는 쇠락해 있었다. 기독교는 중심문화가 아니라 주변문화로 밀려나 있었다. 교회 세속화의 결과로 영국인들의 삶과 사고의 중심에서 기독교는 멀어졌고, 불과 몇 십 년 사이에 껍데기만 남게 되었다. 세속화가 종교다원주의로 이어지고 그 결과 기독교 가치도 상대화되었다. 영국 기독교는 더 이상 종교의 핵심도 아니고 사람들의 가치를 주도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서구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 선교의 꽃을 피우고 정점에 올라와 있는 한국교회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GMS 2018 세계선교대회는 선교 현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단순한 ‘교회 개척(Church Planting)’을 넘어 현지 교회들로 하여금 열방을 향해 새롭게 다리 놓는 ‘선교 개척(Mission Planting)’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선교 개척이란 선교지에서 현지 교회들이 중심이 되어 직접 선교 자원을 선발해 파송하는 개념으로, 현지 크리스천이 타문화권에 선교사로 파송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우리들의 선교 목표(Goal)가 타문화권에 복음을 전하고 현지에 교회 개척만을 추구하는 것에 국한했다면, 이제는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여 세워진 현지 크리스천이 다시 선교사가 되어 또 다른 타문화권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핵심으로 GMS는 전방개척선교를 지향하고, 시대의 긴박한 변화에 발맞추어 연구 개발을 통하여 복음의 생명을 건네주는 브릿지 역할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교회 개척을 넘어 선교 개척으로(Church Planting to Mission Planting)’ 나아가는 것은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의 근간을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이며, 마지막 남은 과업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선교 트렌드(Mission Trand)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은 현지교회 개척을 넘어 현지교회가 선교 개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세워가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선교는 사람이 경쟁력이 아닌 건물 위주의 성과주의 선교를 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제한접근지역보다 복음 전파가 자유로운 추수지역에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성과주의 선교는 선교지에서 물량주의로 인해 신실한 그리스도인을 만들지 못하고, 재산권, 중복투자, 개인사역 중심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켜 오히려 선교지와 현지인들을 더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선교 현장에 맞는 새로운 선교전략을 만들어가야 한다. 양적인 선교에서 질적인 선교로의 전환에 따른 많은 장애나 협곡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이번 GMS 2018 세계선교대회를 통하여 만들어가야 한다.

나아가 ‘선교는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라는 기본적인 질문을 통하여 한국교회가 변화하는 선교 현장에 맞는 질적이고 효과적인 선교의 새로운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하나님나라에 대한 생각과 사람의 방식이 선교 지향적인, 교회 개척을 넘어 선교 개척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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