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남 목사 <목회성찰> 출간

장차남 목사, 자긍과 자책의 목회여정 담은 <목회성찰> 펴내
“목회는 성도들 속에서 배우는 것 … ‘기도의 빚’ 잊지 말아야”

“목회의 기본은 희생인데, 나는 발전과 성취를 택했다. 내가 목회를 하던 시대에 한국교회가 크게 부흥한 것에 자긍심이 있다. 그러나 발전과 성취를 추구했던 한계 때문에, 오늘날 교회의 침체를 불러왔다는 자책감을 갖고 있다.”

원로 장차남 목사는 2000년대 이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의 가장 훌륭한 총회장으로 손꼽힌다. 신앙은 물론 인품과 지성까지 존경을 받고 있다. 원로 목사는 그런 세간의 우러러봄을 가벼이 여겼다. 스스로를 성찰하며 목회여정 50년이 꽃길이었다고, 그래서 이름도 빛도 없이 희생을 택한 수많은 목회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원로’ 장차남 목사가 <목회성찰>을 출간했다. 장 목사는 이미 2015년 <나의 목회 회고록-소명과 순명>(쿰란출판사)을 내놓았다. 이 회고록에서 개인의 목회여정뿐만 아니라 제36회 권연호 총회장 등 역사적 인물을 보좌하며 체험했던 한국교회와 총회의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회고록이 역사와 사실에 대한 객관적 기록이라면, <목회성찰>(쿰란출판사)은 목회와 교회와 삶에 대한 주관적 반성이다. 공교롭게 2017년 장차남 목사는 목사안수를 받은 지 꼭 50주년을 맞았다.

무려 1000쪽에 달한 회고록처럼, 성찰의 기록도 700쪽이 넘는다. 모 노회에서 세미나를 진행하며 ‘다시 목회를 한다면…’이란 주제로 강의를 부탁했다. 강의를 들은 목회자의 요청으로 글을 썼고, <월간목회>에 1년 동안 연재했다. <목회성찰>은 그 연재 원고를 다듬고, 연관된 글과 설교와 강연 원고를 더한 것이다.

“목사안수를 받던 그 때로 돌아가시면 어떤 목회를 하고 싶으세요?”

“신학교 갈 때 시골에서 100명 정도의 성도들과 함께 목회를 꿈꿨어요. 신학교 졸업하고 8개월 정도 농촌으로 가서 천막 치고 개척한 적도 있어요. 다시 목회를 한다면, 개척할 겁니다.”
장차남 목사는 신학교 시절부터 우등을 놓치지 않았다. 지역의 목사와 장로들은 장 목사를 서울에 뺏기지 않으려 온천제일교회로 임지를 정해줬다. 좋은 교회에서 장 목사는 “균형 잡힌 목회를 목표로, 발전과 성취를 이루며 사역”했다.

장차남 목사는 다시 목회를 한다면, 안정 속의 목회가 아닌 오직 하나님께 매달려야 하는 치열한 목회를 원했다. 고르게 균형 잡힌 목회가 아닌 시대를 내다보며 독창적 목회를 원했다. 꽃길이 아닌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목회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 목사의 성찰은 지나치게 냉정하다. 큰 딸이 자신을 “목사로서 100점, 아버지로서 20점”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아버지로서 가정과 자녀에게 관심을 쏟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설교 준비와 목양에 골몰할 때 자녀들을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말했다. 장차남 목사는 평안하게 안정적으로 목회했다고 말하지만, 이 땅에 그런 목회가 어디 있는가.
장차남 목사는 <목회성찰>을 총신신대원을 졸업하는 3학년 학생들에게 1권씩 전하려 했다. 혼란에 빠진 총신을 보면서, 출판사 서고에 500권을 묻어두었다.  

“왜 총신신대원 졸업생에게 주고 싶으세요?”

“내 나름대로의 후학양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목회자로서 평생을 살았던 과거의 목회와 그 성찰을 읽고 참고하길 바라는 마음이지요. 다른 시대에 목회를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요. <목회성찰>을 통해 깨우치는 것이 있으면 더할 수 없이 고마울 겁니다.”

원로 장차남 목사는 후배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목회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가? 목회자로서 자기관리에 철저한가? 성도들을 살뜰하게 살피고 있는가? 가정생활에 모범이 되고 있는가?  

그리고 조언했다. “성도들이 목사의 스승입니다. 목회는 성도들 속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목사는 성도에게 항상 빚을 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성도들이 항상 목사를 위해 기도한다는 그 기도의 빚을 잊지 마십시오. 설교는 목사의 인격이란 그릇에 담깁니다. 끊임없이 인격과 지성을 연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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