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총신 중독재활상담학과 조현섭 교수

교회, 가정회복 위한 상담과 교육 앞장서야

모든 사람에게는 ‘집’이 필요하다. 언제든 활짝 열려 있고, 자신의 존재만으로 사랑 받고 존중 받고 배려 받고, 맘 편하게 몸을 뉘일 수 있고 쉴 수 있는 곳. 그런 따뜻한 집이 있다면 집 밖의 고된 삶도 견딜 만해진다. 강서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는 청소년들에게 바로 그 ‘따스한 품’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이곳의 센터장이자, 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인 조현섭 교수(사진)를 만났다.

“강서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강서아이윌센터)의 또 다른 이름은 ‘놀자, 놀자 센터’입니다. 가정집을 개조한 센터는 찾아오는 누구라도 자신의 집처럼 느낄 수 있을 만큼 아늑하고 쾌적한 공간입니다. 아이들이 사랑과 칭찬, 격려 속에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이곳에서 제가 맡은 역할입니다.”

강서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는 총신대학교가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상담 전문기관이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게임,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예방교육, 심리검사 및 놀이치료 등을 비롯해 다양한 대안활동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은 삶에서 ‘재미’를 빼앗긴 아이들에게 맘껏 놀고 꿈꾸고 쉬는 즐거움을 되찾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센터 정원에는 바비큐를 해 먹을 수 있는 그릴도 여러 개 놓여 있고, 지하에는 노래방과 밴드실도 있다. 마당에서는 제기차기와 투호 던지기 등 전통놀이를 하거나 무대를 설치해 공연을 할 수 있다. 먹고 돌아서면 금세 배고파지는 아이들을 위해 주방은 언제나 개방돼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라면은 물론, 아이들이 직접 장을 본 각종 요리재료들이 가득한 부엌은 보고만 있어도 허기가 채워진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집이나 학교에서 문제아나 말썽꾼이라고 비난받던 시선에서 벗어나 ‘행복해져야 할 존재’로 귀하게 대접받는다. 센터에 등록된 아이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숙제를 하고, 준비물을 챙기고, 외모를 단정하게 가꾸는 등 기본적이면서도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사소한 변화는 큰 칭찬과 격려로 보답 받는다. 그렇게 행복해진 아이들은 홀로 방구석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하는 대신,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고 놀고 이야기하고 꿈을 꾸며 길을 찾아간다.

조 교수는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 중독 등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인터넷이나 게임,  스마트폰을 그만 사용하라고 금지를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합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서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현재의 순간이 행복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은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센터는 ‘부모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아무리 아이가 변해도 부모가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센터에 자녀를 맡기고자 하는 부모는 부부 모두 1개월 과정의 부모교육과 4회 이상의 부모상담, 자녀와의 대화시간, 결혼만족도 검사 등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부부 간의 불화 혹은 자녀양육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자녀 양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회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 동네 아이들이 마음껏 하나님 품 안에서 놀고 꿈꾸고 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조현섭 교수는 한국교회에 요청했다.

“가정 회복이야말로 청소년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가정 회복은 부모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좋은 부모가 되도록 적절한 교육받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중독이 하나님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하는 죄라는 점에서 교회는 적극적으로 중독을 예방하고 해결하고, 나아가 가정 회복을 위한 상담과 교육에 앞장서야 합니다. 교회가 그 속한 지역공동체를 위한 ‘집’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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