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국정농단, 진실 촉구한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신학생·교계단체 시국선언
비상 기도회 개최도 … 보수연합단체 “개헌 지지”

국정간섭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최순실 씨와 관련, 온 나라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에 신학생들과 교계단체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국선언, 서명운동, 기도회 개최 등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궐기에 돌입했다.

젊은 청년들이 먼저 나섰다. 총신대학교, 감리교신학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총학생회는 10월 27일 공동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국가의 중요한 인사, 외교, 안보, 남북관계, 심지어 국방문제 등이 한 개인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헌정 역사상 최악의 국가문란이자 국정농단”이라며 “책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특검수사와 처벌 실시,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신대학교와 한신대학교도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한국대학생선교회(이하 한국CCC)는 11월 5일부터 12월 26일까지 ‘52일 비상기도대행진’을 진행하며 매일 오후 1시에 무너진 나라를 놓고 뜨겁게 기도하기로 했다.

한국CCC 대표 박성민 목사는 “기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의 현실을 보며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힘 있게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자고 권면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대통령의 사퇴와 최순실 씨 및 관련자들에 대한 즉각 수사, 새누리당의 사죄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2812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서명했다.(10월 29일 현재) 성명서에는 “이 사태의 수습은 얼마나 빨리 박근혜 정부에 위임된 권력을 국민이 되찾아오는가에 달렸다. 국회의장을 정점으로, 사법부는 청와대의 영향력을 거부하고 본연의 독립성을 기반으로 조사와 재판에 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 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등이 모인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도 박근혜 대통령과 내각의 사퇴, 특검을 통한 최순실 게이트 진실 규명 등을 촉구했다.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교회언론회 등 보수연합기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며 개헌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해 민심과 다른 길을 걸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최순실에 대한 의혹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국정공백”이라며 “약 30년 만에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될 수 있었던 개헌이 최순실이라는 이름에 발목 잡히는 모습은 정쟁의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개헌 논의가 국회 주도 하에 적극 추진되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한국교회연합도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한 개헌 문제가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논평을 냈다.

한국교회언론회 역시 한국교회연합에 이어 최태민 씨를 목사로 부르는 언론에 시정 촉구 성명을 내는 등 과거 최태민 씨와 함께 구국선교단에 참여했던 한국교회의 과거를 숨기고 현 정부를 감싸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