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의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한국교회 선교 성공과 실패 경험 필요 … 겸손한 태도로 노하우 나눠야
중국교회 선교역량 이미 충분, 가르치려 하지말고 현지 필요 채워가라

 

▲ 이요한 목사는 현재 중국 내 신학교 가운데 신학석사 과정이 있는 곳도 있으나, 교수진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중국신학교 교수진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교회가 외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역들 중 하나가 신학교육이다. 2004년 개교한 동아시아신학원은 중국교회의 필요에 부응하고, 특별히 중국신학교 교수 요원 양성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세워졌다. 학생들은 대부분 중국 본토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온 청년들이다. 동아시아신학원장 이요한 목사와 선교중국을 위해 한국선교계가 감당해야 할 사역들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요한 목사는 현재 중국선교단체들의 연합체인 한국중국선교협의회(중선협) 회장이기도 하다.

▲신학교 교수 요원 양성이라는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게 됐나?

=교수 요원 양성 필요성을 느낀 것은 2000년 무렵이었다. 당시 많은 한국 선교사들이 지도자 훈련, 목회자 훈련, 신학 교육 등을 하고 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교육 대상자들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졸업생 수준이었고, 그러다보니 우리 선교사들의 교육이 상당히 도움이 됐다. 그런데 중국의 발전 속도로 볼 때 대학 진학률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고, 머지않아 신학교육도 신학석사(M.div.)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겠다 예상이 됐다. 그렇게 되면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선교사가 필요한데, 당시 한국 선교사들로서는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거기다 한국 선교사들은 언어적 한계도 있었다. 결국 현지인 교수 요원이 필요하다 생각이 됐고, 3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04년 동아시아신학원을 개교했다. 현재 아시아신학연맹(ATA)로부터 신학석사와 문학석사(M.A.) 과정을 인준 받았다.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접근 방향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선교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한국교회들과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서만 사역을 한다. 그러다보니 현지와 엇박자가 난다. 선교는 철저히 중국교회의 필요를 채워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한국 선교사가 중국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외국 선교사에 의해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중국교회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안수를 하거나 교단을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 학교는 졸업생들에게 목사 안수를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안수를 준다는 것은 교단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안수는 졸업생들이 자기가 몸담을 중국 교단에 일원이 된 다음에 받도록 하고 있다.

▲중국교회의 세계 선교 현황은 어떤가?

=중국은 현재 5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숫자적으로는 1980년대 초 한국교회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시 한국교회 생태계와 지금 중국교회는 차이가 있다. 그중 하나가 학원선교다. 지금 중국교회가 가장 약한 부분 중 하나가 학원선교에 부흥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교회가 건강해지고, 세계선교를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새벽이슬 같은 젊은이들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만 가능해지면 중국교회가 세계선교를 감당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세계선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선교사들이 기존에 해오던 전통적인 선교는 이미 중국교회들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학원선교를 비롯해 청소년사역, 가정사역 등 맞춤식 선교, 전략적 선교에 주력해야 한다.

▲선교중국을 위해 한국선교계의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는 제언이 많다.

=한국선교계의 성공과 실패담 둘 다 중요하다. 한국교회는 중국교회에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한국 선교가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것은 비서구교회, 특별히 아시아 상황에서의 선교운동이라는 점이다. 한국과 중국은 굉장히 흡사하다. 압축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사회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교회 선교 경험은 중국교회에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한국교회는 가르치려는 입장에 들면 안 된다. 상대방의 신뢰를 얻으려면 내가 잘 한 것을 말하기보다, 이런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먼저 말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이 마음을 연다. 중국교회는 이미 한국교회의 장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교회의 선교 경험을 요청하고 있다. 겸손한 태도로 선교 노하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한국선교계의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사역은 어떤 것이 있나?

=현재 추방된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 바깥에서 하고 있는 선교훈련원 사역이 좋은 예라고 본다. 중국은 선교훈련에 대한 개념은 있지만 실행 면에서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선교훈련 기간은 물론 3년 정착 과정에도 선교사를 후원해야 한다는 등의 개념도 부족하다. 선교훈련원은 한국교회의 선교적 경험을 전수하는 효과적인 사역이다.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것은 선교훈련원은 위탁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 교회가 자기 성도를 선교사로 파송할 계획이니 훈련시켜달라는 방식이 돼야 한다. 그래야 실제 선교 현장과 연결이 된다. 단순히 선교 헌신자를 찾아 교육을 시키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회와 연결이 안 돼 있으면 훈련 후 방치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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