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남부지역에 구제부(부장:전은풍 장로)가 팔을 걷어부치고 모금운동에 나섰다. 구제부는 10월 17일부터 양일간에 걸쳐 태풍과 지진으로 피해가 극심한 울산 경주 부산 등지를 둘러보고 고통받는 이웃을 돕기 위해 총회 산하 전국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10월 11일 전국 교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재난으로 인해 절망과 두려움에 처한 분들께 위로의 따뜻한 손길을 보내자고 호소했다. 김 총회장은 사랑이 담긴 구호물품과 지혜로운 구호활동은 절망 중에 있는 자들에게 큰 위로와 소망이 될 것이라며, 구제부가 전개하고 있는 모금운동에 전국 교회가 협력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총회는 지금도 구호금을 모금할 때마다 심한 가슴앓이를 한다. 2010년 아이티공화국에 지진이 일어나 22만명이 사망하고 30만명 이상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재민만도 300만명에 육박하여 ‘지상 최대의 아픔’이란 수식어가 붙을 지경이었다. 총회는 발 빠르게 긴급재난구호대책위원회를 조직하여 사상 유례없는 29억원을 모금했다. 그러나 이를 목적헌금에 걸맞게 사용치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수년간 조사처리를 반복하다가 지난 회기 겨우 매듭을 지었다.

이 과정에서 총회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고, 총회 이름으로 모금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다들 생각했다. 그만큼 총회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 제100회 구제부는 특별구제사업으로 1억 9163만원을 집행했다. 이월된 구제사업비 전액을 네팔 지진피해 지역에 지원했다.

총회차원에서 긴급구호금을 모금해도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체로 특별모금을 하면 2억원 내외에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총회 산하 많은 건실한 교회가 재난 등을 위해 모금한 헌금은 총회가 아닌 일반 구호단체나 일반 언론사에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마도 총회를 믿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총회가 전국 교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재정을 투명하고 깨끗하게 집행하는 수 밖에 없다. 하도 식상한 얘기지만 지금도 ‘총회 돈은 눈 먼 돈이다’라는 속설이 통용된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아이티의 긴급재난구호금을 통해 총회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하늘만 쳐다볼 수는 없다. 이제라도 총회는 전국 교회에 ‘깨끗한 총회’가 될 것을 천명하고, 특히 기부금이나 세례교인헌금 등 돈과 관련된 부분은 더 투명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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