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근 목사

사찰터 매입, 오랜 기도 끝에 새 교회당 건축
“불교세 강한 지역서 건강한 소통 공간 될 것”

갈렙은 85세에 헤브론 정복에 나섰다. 헤브론은 크고 견고한 성읍이었지만 갈렙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젊은 날 이룬 업적을 회상하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젊은 날과 같은 믿음을 소유했고 전진했다. 결국 갈렙은 헤브론을 기업으로 얻었다.

양원교회 최영근 목사는 1981년 인천 관교동에 교회를 개척해 두 번이나 교회당을 세웠다. 양원교회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장년 교인 600∼700여 명의 중형교회로 성장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좋았지만 자연스레 교회당 건축 필요성도 커졌다. 무엇보다 공간이 부족했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좁은 방에서 복작대는 것을 볼 때마다 최 목사는 가슴이 아팠다. 기도하는 가운데 최 목사와 교인들은 지경을 넓히기로 했다. 수십억에 달할 건축비용이 부담도 되고, 교회당을 건축하다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적지 않아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나아갔다. 교인들도 같은 마음으로 기도에 매달렸다.

그즈음 교회에서 500미터 거리에 오래된 사찰터가 부지로 나왔다. 묘각사라는 100년 넘은 절이 있던 자리로 왕복 6차선 큰길가에 위치한 땅이었다.

최 목사는 “관교동이 불교세가 강한데, 묘각사 터에 교회가 들어서면 영적인 흐름이 바뀔 것 같았다”며 “그 땅을 매입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나아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예상대로 부지 매입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얽히고설킨 소유권 분쟁과 교회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노력한 끝에 양원교회는 결국 2011년 2월 그 땅을 구입했다.

양원교회는 건축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해 4월 건축을 시작했고, 마침내 올해 9월 건축을 완공했다. 올해 최영근 목사의 나이는 66세. 남들 같으면 평안하게 목회 후반기를 보낼 나이에 최 목사는 갈렙처럼 꿈을 꿨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묘각사 옆에는 성황당도 있었어요. 그런 땅을 사게 된 것부터,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때에 교회당을 안정적으로 건축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어요.”

건축 과정에 어려움도 많았다. 지역 주민들은 건축 과정 내내 민원을 제기했다. 건축 현장에서도 어려움이 생겼다. 지하에 거대한 암반이 나와 돌만 8톤 트럭으로 1500대 분량을 파내야했다. 그 때문에 건축은 당초 계획에서 3개월이 더 걸렸다.

어려움을 이겨낸 힘은 기도였다. 양원교회는 365일 철야기도를 하고 새벽기도회도 2차례에 나눠 하는 등 기도에 열심인 교회였는데, 교회당 건축을 하면서는 더욱 기도에 힘썼다. 교인들은 1년 반 동안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했다. 최 목사는 “모든 것이 영적싸움이라는 생각으로 기도에 매달렸다”며 “건축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하나님께서 저와 우리 교인들을 써주시고 기도에 응답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교인들은 건축 재정 마련에도 헌신했다. 교인들은 부유하지 않았지만 십시일반 헌금에 동참했다. 생활비를 쪼개가며 헌금을 작정하는 교인도 나왔고, 자녀들이 주는 용돈을 아껴 헌금에 참여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건축헌금을 위해 새로 적금을 드는 장로와 권사들도 여럿이었다. 한 남자 집사는 충남 홍성에 있는 기독교 전용 납골당 500기를 건축헌금으로 기증했다. 으레 교회당을 건축하면 부담을 느껴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있는데, 양원교회 교인들은 같은 마음으로 거의 한 명도 빠짐없이 건축헌금에 동참하고 건축을 기원했다.

새로 건축된 양원교회당은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아름답게 세워졌다. 길가에 접한 1층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커피숍으로 꾸려졌다. 커피숍은 외부에 널따란 테라스 공간도 있어 인테리어면에서 일반 커피숍에 뒤지지 않는다.

교회당 안 소예배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결혼식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접이식 의자부터 강단 배치, 공간 인테리어가 예식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최 목사는 “교회당 뒤편이 산이기 때문에 교회당 곳곳에 산에 어울리는 전원적인 분위기도 나게 설계를 했다”며 “기본적으로 교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쉽게 찾아와서 편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양원교회는 10월 22일 오후 2시 입당감사예배를 연다. 입당감사예배에서 최 목사는 모든 건축 과정을 인도하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함께 한국교회에 작은 도전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교회당 건축이 힘들고 이것저것 따지면 엄두를 못 내지만, 하나님께서 힘주시면 못할 일도 아니에요. 몸 사리지 않고,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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