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은성 교수(총신대·역사신학)

생명보존, 합법적 노력 기울여야

 

하나님의 백성 또는 선택된 자는 하나님의 율법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율법주의적 자세가 아닌 겸손한 심정으로 엄격한 준수는 정말 필요하다. 비록 중생되었을지라도 우리의 남아 있는 부패성으로 인해 언제든 율법주의 또는 율법 폐기론으로 치우치곤 한다. 이따금 우리는 율법 또는 10계명의 핵심, 즉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나름대로 해석하여 적용시키고,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함부로 해석하여 적용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날카로운 칼을 아이의 손에 쥐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나님의 율법은 그분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지 않고 해석하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에 늘 경외하는 심정으로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이웃 사랑의 핵심인 5~10계명에 대해 하나님은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는 것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롬 13:9; 렘 7:9 비교)고 말씀하신다. 그렇다! 이웃 사랑이란 명령에 6~10계명이 모두 들어 있다. 또 우리가 다룰 오늘의 두 계명인 간음과 살인에 대해 하나님은 하나로 묶으심을 볼 수 있다. “간음하지 말라 하신 이가 또한 살인하지 말라 하셨은즉 네가 비록 간음하지 아니하여도 살인하면 율법을 범한 자가 되느니라”(약 2:11). 그리고 이 두 계명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셨다(시 50:18 참고). 그리고 하나님은 이웃을 미워하는 자는 살인하는 자라고 엄히 경고 하실 뿐만 아니라(요일 2:11) 음욕을 품으면 이미 간음하였다고 정죄하신다(마 5:28).

일차적으로 하나님은 이 계명을 엄하게 다루고 있음을 볼 수 있고 문자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여도 다른 의미로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히 13:4 참고). 동시에 하나님은 영적 의미를 붙이는데 세상과 벗되어 사는 것이 곧 영적 간음한 것으로 하나님과 원수가 된다고 의미를 부여하셨다(약 4:4). 이를 보건대 성경은 세속적으로 타락하는 상태를 영적 간음이라고 명명하고, 미움이 곧 살인으로 변하여짐을 경고하고 있다. 간음과 살인은 이웃의 인격을 완전 무시하거나 하나의 노략물로 여기는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개혁신앙에선 이 두 계명을 어떻게 해설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6계명의 요구와 우리의 임무는 무엇일까? “생각, 말 또는 몸짓으로 내 자신이든지 다른 자에 의해서든 언행일치에서 내 이웃을 욕하고, 증오하고, 비난하고 또는 죽이지 않는 것이다”(<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105문).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살인의 근원만 아니라 그것에 관련된 모든 형태이다. 어떤 형태의 복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한 심판자이고 복수자이시기에 “적들에게도 선을 행하라고 요구하신다”(<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107문).

그러면 한 가지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전쟁터에서 서로 죽이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자신이 살인죄를 범치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이 죽도록 내버려 둔다면 살인을 간접적으로 돕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전쟁터에서의 살인에 대해 극단적인 자세를 취하는 어느 이단 단체는 집총을 거부하거나 국방의 의무를 따르지 않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개혁신앙인의 자세는 그 전쟁이 합법적이거나 타인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전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기독교강요> 4권 20장 11~12항). 다른 사람의 생명을 보존하는 것에 대해 “세심하게 검토하고 합법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억압받는 자들을 위로하고 돕고 무죄한 자들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이다”(<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135문). 전쟁에서의 무분별한 살인을 합법화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악한 일을 그만두게 하는 것과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것은 살인하지 말라는 문자적 의미에서 제외된다고 본다.

7계명의 요구와 우리의 임무는 무엇일까? 자신의 육욕을 채우기 위한 이기적 행동은 이웃에게나 상대방에게 크나 큰 심적 상처를 입힌다. 이것은 살인 행위와 다르지 않다. 성적 스캔들을 접한 대중에게 지울 수 없는 심적 큰 피해를 주는 것이기에 7계명은 “심정으로, 언어로 및 행동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 이웃의 순결성을 보존할 것을 요구한다”(<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서> 71문). 육체만이 아니라 더욱이 “몸, 마음, 애정, 언어, 행실에 있어 순결함인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그것을 보존하는 것이다. 눈으로 보는 감각적인 것에 주의하라는 것이다. 절제, 순결한 모임을 유지하는 것, 용모가 단정하라는 것이다”(<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138문).

중생된 자들은 이웃에게 음욕을 품는 자태를 유의해야 한다. 자신의 취미며 자유라고 하며 타인에게 불순한 생각을 갖도록 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영이 성령이 거하는 전임을 간과하는데서 비롯되고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언어행동을 통해 유혹의 손길을 던진다면 이미 심정을 살피는 전지하신 하나님 앞에 범죄한 것이기에 간음죄를 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육감적인 것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결혼이 매우 중요하고, 부부간의 사랑과 동거도 중요하다. 더욱이 자신의 직업과 의무에 충실하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결한 모든 경우를 피하고 부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요셉처럼 힘껏 저항해야 한다(<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138문).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