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용 목사(나눔과섬김의교회)

이민 사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이민 사회는 소문이 빠르다. 무슨 일이 생기면 언론의 기민함도 있지만 그 만큼 바닥이 좁고 관심사도 적다보니 금방 소문으로 퍼진다. 둘째는 사람들의 마음에 허전함이 있다. 미국에 오래 살고 삶의 기반을 잡은 사람들이나 이민 2, 3세들은 다르겠지만 한국에서 좀 살다 온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모국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안고 산다. 셋째는 한국문화와 타문화가 공존하기 때문에 문화의 충돌 속에 산다. 그래서 이민교회는 정보를 나누는 광장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향수를 달래며 위로를 나누는 격려의 장이 되기도 하며,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 완화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민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하나님을 의지하려는 신앙적 측면도 있지만 삶의 방편으로 교회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이민 사회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었다.

초창기 이민교회는 이민자들의 마음에 위로와 용기를 주고 삶을 이어주는 생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근래 이민교회는 예전만 못하다. 교회의 순수함도 예전에 비해 많이 퇴색되었고 이민자들이 교회에 의존할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침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민교회 성향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믿음의 깊이가 깊지 않다. 교회는 열심히 나오지만 생활 속에 신앙이 녹아 있지 않고 영적인 비전도 약하다 보니 전도 효과가 없다. 이민교회 고민이 여기에 있다.

또한 이민 역사가 흐른 지금 예배형식이나 목회자의 메시지도 침체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엄숙하고 경건한 예배를 원하는 성도가 있는 반면 서구적인 열정적 예배를 원하는 성도도 있다. 특히 이민교회의 경우 전통적인 예배에 익숙하지 않은 2, 3세대들의 사고와 취향에 어떻게 맞출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적 사고와 풍토에 길들여진 세대들을 위한 예배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과연 신세대들을 끌어안기 위해 전통과 관례를 무시해도 되는지 본질적 문제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선교적 관점에서도 헌신하겠다는 사람들이 부쩍 적어졌다고 한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민 1세대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하다보니 2, 3세대의 신앙 관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세월을 앞서가지 못하고 세상의 변화에 교회가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영성을 소중히 여기며 젊은 세대들을 끌어안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가시적인 성장보다 먼저 영적 부흥을 추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성장 세미나 보다 영성 세미나가 더 많이 개최되는 이민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민 사회는 교회가 먼저 살아나야 한다. 아직도 이민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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